브람스를 좋아하세요...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79
프랑수아즈 사강 지음, 김남주 옮김 / 민음사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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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선택하는 방법은 저마다 나름대로 다양할 것이다.

요즘 클래식 음악에 매료되어있는 나를 사로잡은 이 책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비교적 얇은 두께에 내가 좋아하는 프랑스 소설..

남여의 사랑을 통한 심리묘사까지..

브람스를 좋아하냐는 의문문이지만  물음표가 아닌 말 줄임표를 사용한 제목과 섬세한 심리묘사의 대가인 프랑수아즈 사강의 책을 통해

오랜만에   사랑과 인간내면에 대한 감성을  일으켜 보고 싶어진다.

처음 접해보는 프랑수아즈 사강의 책이기에 작가에 대해 간단히 찾아봤다.

그녀가 24살에 이 작품을 냈다는 것이 지금 생각해보니 완숙한 감정묘사와 섬세한 표현이 대단하다 느껴진다.

 

<『브람스를 좋아하세요..』에서 사강은 기쁨과 슬품,행복과 불행이 언제나 교묘하게 뒤섞여 있는 우리의 일상을 배경으로, 난해하고 모호한 사랑이라는 감정을 진솔하게 그려냈다.>

 

"그녀가 이렇게 거울 앞에 앉은 것은 시간을 죽이기 위해서였으나 정작 깨달은 것은 사랑스러웠던 자신의 모습을 공격해 시나브로 죽여 온 것이 다름아닌 시간이라는 사실이었다"--9P

 

폴은 자신의 거울 앞에서 시간앞에  무색하게 변해버린 자신에 대한 회의에 빠져있는 모습으로 등장한다.

그녀의 나이를 잠시 추측해본다.헌데 거울 앞에만 앉아있다고 흐르는 시간을 잡을 수 있겠는가..?

나와의 첫만남부터 시간앞에  나약해지는 그녀를 보니 훗날 시간앞에서 어찌하지 못하는 나를 보는 듯 했다.

 

<자신은 그를 사랑하고 있노라고 또다시 체념어린 태도로 스스로에게 되뇌었다 ....."멋지게 차려입었네, 보고싶었어..혼자있어?">

--11~12p

오랜연인 로제를 기다리고 있던 그녀는 그가 오기전 그에 대한 마음을 곱씹어본다.

하지만 혼자있나는 로제의 질문에 그녀는 혼란스럽기도 하다.

폴과 로제의 심리묘사가 굉장히 오묘하게 흘러간다..마치..조금은 루즈한 재즈를 듣는 듯한 기분이 드는 것 처럼..

폴은 그의 말들과 사소한 행동에 조금은 당황스럽고 난해하다...사강의 표현법이나 문체가  아직은 내게 어렵게 느껴지나보다.

내가 여자이기때문인가..폴의 감정변화에 내가 더욱 집중하게 되는 듯 하다..

이별의 시간이 다가왔다고 느끼는 폴과는 달리 로제의 마음은 의외였다. 로제는 폴을 향한 마음에 전혀 변화가 없다.

일을 위해 방문한 곳에서 폴은 시몽을 처음 만난다. 폴은 시몽에게 별다른 끌림은 없었다.하지만 시몽은 처음부터 그녀에게

강한 끌림을 느낀다.그들의 미묘한 감정변화의 차이가 더더욱 재밌어진다.

조금은 적극적인 표현을 하는 시몽을 폴은 거북하다 싶을 정도로 그에대한 거부감이 있다.

그녀와 그의 나이차이가 그녀의 불편한 감정을 느끼는데 이해를 도울 듯 하다.시몽은 폴에게 조금 적극적으로 다가가지만 폴은 몇번의 거절을 한다.

 

"쇼윈도 안에서 무릎을 꿇고 있는 폴을 바라보면서 시몽은 애초에 그녀를 만나지 않았다면, 그렇게 유리창 너머로 그녀를 바라보는 일이 없었다면

좋았을 것이라고 생각했다."--37p

 

25살의 남성과 49살의 여인이 나이를 떠나서 사랑을 하기에는 무리가 있음을 그녀는 알고 있었다.

사랑을 할 수 밖에 없는데 사랑을 할 수 없도록 한다는 그의 말들에 조금씩 그녀의 마음도 흔들리며 그들은 가까워진다.

조금씩 폴의 마음에서 로제는 잊혀져 가는 것일까?

"브람스를 좋아하세요?"시몽이 폴에게 던진 이 질문은 그녀에게 의도적으로 피하려하고 망각하려했던 모든 것을 일깨워주는 질문이었다.

폴과 시몽의 관계는 점차 깊어진다.즉흥적이면서도 적극적인 시몽에게 폴은 조금씩 빠져들지만 자신의 오랜 연인 로제를 향한 마음을

쉽게 지울 수가없다.

부르조아인 폴은 시몽과의 격차와 그와의 나이차등.. 시몽과는 달리 그녀는 그에게 몰입하지 못한다.

폴의 감정의 변화와 시몽의 가슴앓이가 이 책을 마친 뒤에도 자꾸 이 책을 열어보게 한다.

24살의 프랑수아즈 사강이 이렇게 완숙한 감정 표현과 심리를 묘사했다는 점이 놀랍다.

그들의 감정변화를 몇번이고 읽게 되고 다시 읽어보니 내가 미쳐 파악하지 못했던 부분들도 보게 된다.

갑자기 사랑엔 국경도 없다는 말이 떠오른다. 시몽,폴,로제가 신분,나이의 차이를 넘어설 것 인지.. 

오랜 연인이있는 폴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프랑수아즈사강이 그려낸 사랑이야기를 경험해보시라고 권하고 싶다.

오랜만에 사랑에 대한 기억들과..사랑에 대한 나의 생각들을 다시 한번 떠올려보게 된 계기가 되어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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