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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왕자 영어 필기체 필사 - 영어 필기체로 만나는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지음, 다온북스 편집부 엮음, 윤영 옮김 / 다온북스 / 2025년 9월
평점 :
[리뷰어스 클럽 카페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료로 증정받아 직접읽고 솔직하게 작성했어요.]

무수히 올라오는 신간들 중에, 종종 필기체 필사를 하는 책들이 있더라고요. 궁금하던 차에, 어릴적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어린왕자 영어 필기체 필사" 책이 있어 펼쳐봤습니다.
> 어린왕자


책은 실용적으로 필기체를 연습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있습니다.
먼저 알파벳 하나하나를 알려주고, 알파벳들을 쭉 이어쓰는 연습을 해요. 그리고 각 알파벳마다 단어를 몇 개씩 연습해보는 장이 있습니다.

알파벳들을 충분히 연습한 후에야 본격 어린왕자 이야기가 시작되어요.
어린왕자에 할당된 페이지가 적기에, 어떻게 문장들을 모두 담을 수 있었는지 궁금했는데, 알고보니 내용을 적당히 편집했더라고요. 문장들이 듬성듬성하여 어린왕자 이야기를 다시 읽기에는 무리가 많았습니다.
그러나 굉장히 실용적으로 알파벳에서 시작하여, 단어, 문장으로 이어지도록 편집된 필기체 필사책이에요.
> 어린 시절을 떠올리며 문장을 더듬는 시간
하루에 두세 문장을 필사할 수 있도록 편집되어서 진행에 부담이 없습니다. 다만 저는 출산 후 아직 손가락 관절이 다 회복되지는 않아 한 문장 정도만 따라 쓰고 있어요. 어느 정도 알파벳 쓰는 데에는 익숙한지라, 앞쪽은 과감히 패스하고 바로 문장쓰기에 돌입했습니다.
드문드문 끊긴 문장이지만, 어릴 적 읽은 어린왕자를 불러오기에는 부족함이 없었어요. 오히려 끊긴 문장 사이에 있던 이야기를 더듬으며 과거를 되살려보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하루 한 문장, 아주 느린 속도로 천천히 필사하는 시간은, 오래전 기억을 더듬어 건져내는 과정 같아요. 이 사이에 그런 이야기가 있었지, 하고 행간을 다시 추측해봅니다.
어린왕자는, 어린시절에는 다만 어린 아이의 이야기라고 생각했었어요. 희미하게 보아뱀 이야기, 양 이야기, 장미나 바오밤나무의 이야기 등이 나열된 이야기라고 여겼죠. 사실 어렸던 저는 그 때 어린왕자를 읽으면서도, 왜 다들 어린왕자에 매료되었는지 제대로 알지 못했답니다.
서른이 넘어 어린왕자의 문장을 더듬어보니, 이 이야기가 담은 내용이 다시금 눈에 들어와요. 눈에 보이지 않는 소중한 것들에 대한 이야기가 어떤 의미인지가 이제야 선명히 손에 잡힙니다.
필기체로 더듬더듬 천천히 써가면서, 그 때 잊은 행간들을 다시 채워보려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