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천히 빛나고 있는 사랑하는 나의 딸에게
손미숙 지음 / 답게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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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단] 딸들을 빨리 시집보내고 싶은 엄마의 고민, "천천히 빛나고 있는 사랑하는 나의 딸에게"

* 본 서평은 리뷰어스 클럽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료로 증정받아 작성하였습니다



이전에 밝혔지만, 나는 지금 '사랑하는 내 아이에게 꼭 가르치고 싶은 것' 이라는 주제로 공저를 쓰는 중이다. 그 와중에 이 책을 만나게 되었는데, 제목과 목차를 보니 내가 쓰고 있는 분야와 맞닿아있는 듯 했다


​그러나...



> 두 딸이 결혼을 꼭 했으면 하는 엄마의 바람




저자 소개에 '딸의 혼수품 1호' 로 이 책을 선물하고 싶다는 내용이 있어, 나는 30대 전후의 두 딸 중에 한 명이라도 결혼 예정이라거나 혹은 연애 중인 줄 알았다. 그러나, 저자가 쓴 책 어디를 찾아봐도 딸들이 연애 중이다, 라거나 알콩달콩하다, 라는 내용은 보이지 않는다


대신 보이는 것은 딸들이 '알아서 할게'라고 툴툴댄다는 말. 남자를 고르는 눈이 까다로운 것 같다는 말. 시기를 놓치면 안 된다는 저자의 걱정을 종합해보면 이런 의문이 남는다


​'그래서, 딸들이 정말 결혼을 하고 싶기는 한건가?'


엄마가 딸들을 시집보내고싶은 마음이 너무 커서, 책까지 써서 결혼을 종용하는 것으로 보인다면 내가 너무한 것일까


> 최악, 이라고 판단되는 저자의 결혼생활



저자는 그렇다면 결혼생활이 좋아서, 남편이 너무 사랑스러워서 참을 수 없기에 딸들에게 결혼을 권유했던 걸까? 라는 의문이 생길 수 있다


​안타깝게도 아니다


​내 입장에서는 '최악'에 가까운 남편이 옆에 있었다. 경제적으로 부유한 것도 아니오, 책임감이 있는 것도 아니며, 그렇다고 다정하다거나 기댈 수 있는 사람이었던 것도 아니었다. 심지어 어린 두 딸과 아내만 남겨두고 훌쩍 떠났단다. 15년이나


​오죽하면 어떤 남자를 데려올거냐는 질문에 "아빠보다는 나을 거니까"라는 대답을 했을까


​저자는 그런 남편에게 복수하겠다는 일념, 남편 없이도 보란듯이 잘 살아보겠다는 일념으로 두 딸과 아득바득 살아왔다


​책에는 남편의 좋은면이 별로 나오지 않는다. 그러나 남편의 안 좋은 면은 한 가득 나온다. 나는 왜 저자가 딸들이 결혼을 하길 바라는지 잘 모르겠다


​나는 엄마다. 하지만 동시에 누군가의 딸이다. 내게는 이 책이 한 권으로 엮인 엄마의 잔소리로 읽혔다. 딸의 마음을 어림짐작하고, 그에 대한 자신의 이야기와 경험을 적은 책. 책에 딸의 이야기는 나오지 않는다. 철저하게 엄마의 입장에서 쓰인 책이다


엄마는 네가 이랬으면 좋겠구나

엄마는 네가 저러지 않았으면 좋겠구나

엄마가 커보니까 이게 좋더구나

엄마가 커보니까 저건 별로더구나


​물론, 엄마의 경험으로 좋았던 것들이 소개되어 있다. 저자도 기본적으로 다독한 사람이라, 좋은 이야기들도 많다. 그리고 '엄마의 삶'을 풀어낸 책이기에, 자녀의 입장에서 엄마를 추억하기 좋은 책이기는 하다


그러나 개인의 이야기는 결국 개인의 이야기였고, 엄마의 가르침은 가르침이라기보단 잔소리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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