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미래, 싱가포르 모델 - 중국은 싱가포르에서 무엇을 배우고 어떻게 미래를 만드는가
임계순 지음 / 김영사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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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한 달이 조금 지났다. 지난 612, 동남아시아의 작은 도시국가 싱가포르에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었다. 최초로 북미 간의 정상회담이 싱가포르의 휴양지 센토사섬의 카펠라 호텔에서 개최되었기 때문이다. 판문점이나 평양 등 다른 장소들도 거론되었지만, 싱가포르 측의 적극적인 개최 의지와 함께 특유의 안정성 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것이 역사적인 회담의 개최지로 선정된 이유가 아닐까 싶다.

 

이처럼 싱가포르는 아시아에서 상당히 독특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유럽에서의 스위스와 그 상황이 비슷하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 ‘아시아의 스위스로 불리는 싱가포르는 그동안은 여러 대륙을 연결하는 금융과 경제 허브로서 역할을 해왔지만, 이번 회담 개최로 정치적 중립지대, 즉 중립 외교 허브로의 역할 또한 수행하고자 하는 의지가 엿보였다.

 

이 책은 1970년대 후반 개방에 나선 중국이 싱가포르를 모델로 삼은 배경과 사례 등을 여러 측면에서 분석한다. 5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각 싱가포르와 중국의 도시화 모델을 제시한 뒤, 중국이 벤치마킹하고자 하는 싱가포르의 국가 운영(정당, 공무원), 정체성(국방, 외교), 정책(산업정책, 사회복지, 인재양성)을 샅샅이 파헤친다.

 

중국이 다른 나라가 아닌 싱가포르를 그들의 발전모델로 선택한 이유는 고도의 경제성장뿐만 아니라 문화, 정치적인 유사점도 큰 비중을 차지한다. 우선 싱가포르 구성원의 70% 이상이 중국 출신이라 문화적으로 많은 부분을 공유한다는 점이다. 또한, 싱가포르는 중국 공산당처럼 인민행동당이 장기집권함에 따라 정치적 안정성을 달성하였고 이를 바탕으로 민주주의보다 경제발전을 우선순위에 둘 수 있었다. 이러한 배경은 동시에 다른 나라가 쉽게 싱가포르의 모델을 흉내 낼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유사점과 특수성을 바탕으로 중국의 여러 도시는 싱가포르화되어가고 있다. 덩샤오핑의 중국에 싱가포르 같은 도시 1000개를 세우는 것이 나의 꿈이라는 발언은 시진핑 시대에 이르러 쑤저우 공업단지, 톈진 생태 도시 등에서 그 실체가 나타나는 중이다. 싱가포르-중국 합작의 이 도시들은 향후 중국의 나아갈 방향을 함축시켜놓은 중국 내 싱가포르의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2014년 겨울, 싱가포르에 갔던 기억이 난다. 한국보다도 습하고 더웠던 날씨는 맘에 들지 않았었지만, 어디를 가도 깨끗하고 정돈된 분위기와 편리한 여러 시스템은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다. 길지 않은 시간이었음에도 싱가포르의 경쟁력을 느끼기에는 충분한 시간이었다. 중국의 싱가포르화가 대한민국에는 어떤 영향을 줄까. 생각하고 유심히 지켜봐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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