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은 이야기가 된다 - 시간이 만드는 기적, 그곳의 당신이라는 이야기
강세형 지음 / 김영사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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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좋은 책이었지만, 지금 이 시점에 읽는 게 아니었지 싶다. 가뜩이나 가득 차 한번 둘러보는 것만 해도 시간이 꽤 걸리는 장바구니에 또다시 많은 책이 추가돼버렸다. 장바구니는 그렇다 치고 당장 내 방 책상에도 대기하고 있는 책이 어림잡아 스무 권이 넘는데... 시간은 한정적이고 집중력이 그다지 좋지 않아 더 많은 책을 읽지 못한다는 게 아쉬울 뿐이다.

 

제목만 봐서는 어떤 이야기를 담고 있는 책인지 알기 어렵다. 강세형 작가의 시간은 이야기가 된다이야기를 이야기하는 책이다. 저자가 보았던 그리고 들었던 이야기들에 대한 이야기다. 매체는 정해져 있지 않다. 영화, , 만화, 드라마 등등 수단이 어찌 되었든 이야기를 담고 있으면 된다.

 

창작물에는 창작자의 세계가 들어있다고 한다. 저자가 경험했던 타인의 세계를 저자 본인의 세계 속에서 본인의 이야기로 풀어나간다. 이야기의 힘을 믿는다는 저자는 타인의 이야기를 통해 움직였던 본인의 마음을 진솔하게 책 속에 녹여냈다. 이런 이야기를 접하는 것은 언제나 즐거운 일이다. 저자와 마주 앉아 솔직한 이야기를 나누는듯한 기분이 책을 읽는 내내 들었다. 영화를 보거나 책을 읽고 난 후, 가까운 사람과 후기를 공유하고 다른 이야기를 소개해주는 것에서 느낄 수 있는 소소한 행복들이 이 책에 담겨 있었다.

 

영화 인사이드 아웃’, ‘너의 이름은’, 하루키의 소설 등과 같이 유명한 작품도 있고 처음 들어보거나 제목만 얼핏 접해본 낯선 작품들도 많이 소개되어있다. 양질의 작품 소개뿐만 아니라 개인적으로 이 책의 장점이라고 생각이 드는 것은 분류화다. 단순히 작품 하나하나를 나열하는 게 아니라 큰 주제를 두고 그 아래에 여러 작품을 배치한다. 예를 들어 3장의 주제 중 하나인 <매일 똑같은날을 사는 이야기>에서는 첫키스만 50번째’, ‘엣지 오브 투모로우6편의 영화와 소설 페러그린과 이상한 아이들의 집’, 드라마 웨스트 월드그리고 자우림의 노래 일탈까지 한 데 묶여 하나의 이야기를 형성한다.

 

하나의 책이나 영화를 가지고 후기를 쓰는 것도 힘든 일인데 여러 이야기를 자유자재로 다루는 저자의 역량이 느껴졌다. 좋은 후기, 리뷰란 이런 것이 아닐까. 보고 싶은 작품들을 추가한 것과 더불어 여러모로 배울 게 많은 책이었다.

 

나 또한, 이야기의 힘을 믿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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