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벼운 점심
장은진 지음 / 한겨레출판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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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은진 작가의 <가벼운 점심>은 여러 계절이 내려앉아 다양한 사랑을 보여주는 장편 소설이다. 세월의 무게를 짐작게 만드는 쌓인 먼지로 인해 재채기가 연달아 나오지만, 절대 찝찝하지 않았다. 그게 무엇인지 자세히 들여다보기 위해 먼지를 톡톡 털어내면 이 책 속의 계절에 담긴 사랑들을 마주할 수 있다.


이 무미건조한 따뜻함이 좋다. 어디에서 왔는지는 정확하게 알 수는 없지만 명확하게 흔적을 남기는 마음은 그 자리에 남아있기 때문이다. 적막 속에 남은 따뜻함은 존재를 드러내기 마련이다. 어떤 문장은 마음 한 켠에 남아있는 기억을 떠올리게 만들기도 한다. 진정으로 바라는 것이 있다면 이 감정이 단발성으로 남지 않길 바랄 뿐이다. 불안을 머금고도 계속해서 잔잔함을 유지하는 이유일지도 모른다.


때론 사랑의 힘이 바꾸어 놓는 주변의 환경은 믿을 수 없는 광경을 펼쳐내기도 한다. 용납할 수 없는 일을 이해한다는 건 어떤 사랑의 방향인 걸까. 지금의 환경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 같았던 사람의 모습에서 변화한 어떤 모습을 포착한다. 별다른 표현이 상세하게 표현되어 있지 않아도 막연하지 않을 마음을 글로써 전달한다. 우리가 진정으로 마주해야 할 감정을 곰곰히 생각해 보면 기존의 것과는 분명히 다르다는 것을 인지할 수 있다. 의연하게 대체할 수 있는 그 마음만이 남아 있었다. 어떤 행위의 정체성이라면 반드시 행해야 할 감정의 흔적임은 틀림없었다.



책 속의 단편 중에 유독 쓸쓸하게 느껴졌던 <피아노, 피아노>는 마음에 와닿는다. 삶의 무의미함이 밀려오는 책이라고 해야 할까. "외롭고 쓸쓸한 찰나의 계절 속 만개한 사랑과 호젓한 고독의 드넓은 파노라마"라는 문장이 참으로 잘 어울렸다. 여름과 가을 사이의 계절을 표현하면서도 유독 씁쓸하게 느껴진다. 계절은 어떤 특정함에 의해 구분되지 않는 시간에 불과하다. 다만, 지금 내가 서있는 이 땅과 계절로 인한 날씨가 무엇을 위해 살아가고 무엇을 꿈꾸는지에 대해 명확한 대답을 내릴 수 없는 시간대에 놓여 있을 뿐이었다. 부품처럼 여겨지는 이 몸을 이끌고도 계속 살아가는 것에 분노를 느낄 새도 없이 삶은 계속해서 흘러간다. 무언가를 인식하기엔 지금 내 위치가 불안하다고 여겨졌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끊임없이 불안해한다.


여섯 편의 단편을 길게 늘여 하나의 장편으로 보고 싶어졌다. 이 책은 마지막을 바라보는 그 찰나에 보는 것들을 마주하는 순간을 포착한다. 글의 형태로 마주하는 기억이란 이 순간들을 표현하는 게 아닐까. 끝나지 않을 것 같던 문장도, 시간도, 사람도 마침표를 찍어간다는 건 참으로 서글픈 일이다. 바라왔던 일도 막상 그 자리에 가까워지면 당혹스러움을 느끼기도 한다는 것이다. <가벼운 점심>이라는 이름과는 다르게 묵직한 저녁 식사를 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p17 떨어지는 꽃잎이나 낙엽을 받으면 그 계절에 사랑이 나온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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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자 씨, 지금 무슨 생각하세요? - 노년의 심리를 이해하는 112개 키워드
사토 신이치 지음, 우윤식 옮김 / 한겨레출판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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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토 신이치 작가의 <고령자 씨, 지금 무슨 생각 하세요?>는 노년 인구가 증가하는 현대사회에서 노년에 대한 이해를 더 하는 책이다. 무한한 미래가 펼쳐진다고 생각했던 청년기를 지나 미지의 세계와도 같은 노년기로 들어서게 된다. 알려지지 않은 노년기는 우리의 현재이자 미래가 될 것이다. 노화를 경험하게 되면 행복도, 괴로움도, 젊은 시절과는 다른 모습으로 나타나게 된다고 한다. 주변의 고령자 씨와 그리고 나의 미래에 대한 이해를 위한 책을 살펴보도록 하자.




일정한 나이에 다다르면 얻게 되는 노인이라는 명칭은 당연하게 보이지만 어떠한 선입견을 가져다 주기도 한다. 그래서 이 책은 매우 평범하게 살아가는 우리의 이웃인 노인의 이름을 친밀감을 담아 ‘고령자 씨‘라고 부르기로 했다. 무한한 미래가 펼쳐진다고 생각했던 청년기를 지나 미지의 세계와도 같은 노년기는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노화를 경험하게 되면 행복도, 괴로움도 젊은 시절과는 다른 모습으로 나타난다. 이 갑작스러운 변화는 좁아지는 시야와 함께 혼란스러움을 가중하여 ‘분노’로 표출되기도 한다는 것이다. 그럴 때는 고령자 씨의 감정을 이해해 보며 ‘이해’해 보려 노력해야 한다. 몸의 노화, 사회적 관계의 상실이 이루어지는 고령자 씨에게는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르는 것이다.




현대 사회의 노인은 기준도 다양하고 여러 가지 분류에 따라 나뉘는 모습을 하고 있다. 노인의 정의를 결정짓는 것은 생물학뿐만 아니라 사회제도를 통해서 결정되기도 한다. 무엇보다 형식적이지 않은 이해를 통해 그들을 진정으로 존중하고 ‘배려’ ‘포용력‘ ’깊은 통찰력’을 배워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특히 노년기로 갈수록 부정적인 정보보다 긍정적인 정보를 수용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나이만큼 성숙해진 마음이 불러오는 긍정적인 영향이 누구에게나 이루어지지 않으나 누구라도 할 수 있는 일인 것이다.




이 책은 고령자 씨에 대한 이해의 과정이지 어떤 해결 방안을 제시하는 책이 아니다. 나의 시기에서 겪었던 일이 아니었기 때문에 이해하기가 쉽지는 않았다. 하지만 고령자 씨의 생각을 알 수 있다면 우리가 살아가는 이 세상에 수많은 고령자씨를’이해‘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며 감상했다.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알 수 있었던 것들은 낯설지만 익숙한 누군가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편견에 가려져 보이지 않았던 것이었다. 편견보다 이해의 시선으로 바라보아야 ‘혐오’가 아닌 ‘공존’을 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서로가 노력하여 서로 돕고 도울 수 있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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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개산 패밀리 3 특서 어린이문학 8
박현숙 지음, 길개 그림 / 특서주니어(특별한서재)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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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 <천개산 패밀리> 시리즈가 3번째 이야기로 다시 돌아왔다. 그때 당시 상당히 흥미롭게 봤던 기억이 있는데, 다시 볼 수 있어 매우 반가웠다. 1편이 공존에 대한 내용을 다뤘다면 2편은 이해와 배려에 대한 내용을 다루고 있다. 상상력과 따뜻함을 넓혀나갈 천개산 패밀리의 이번 이야기는 어떻게 장식될까.


인간에게 버려진 개들이 모여 천개산 66번지에 모여 가족을 이뤘다. 그들은 갈등과 위기를 넘겨 더욱 끈끈해졌고 강해졌다. 하지만 여전히 벌어지고 있는 사소한 갈등은 이름만큼이나 사고뭉치 같은 ‘뭉치’를 중심으로 벌어지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진 뭉치를 찾아 나서는 천개산 패밀리는 우연히 뭉치의 가슴 아픈 사연을 알게 된다.

때론 어떤 이에 대한 생각이 나의 편견으로 인해 좌우되기도 한다. 숨겨진 사연에서 뭉치의 행동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또, 오해하고 다투더라도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하면 진정한 가족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사랑으로 돕는다면 충분히 달라질 수 있다는 생각으로 다시 서로를 감싸안는다. 다시 돌아온 평화가 길지는 않더라도 서로를 배려하고 사랑 하면서 하나의 가족으로서 살아가게 될 것이다.

4편도 나온다는 작가의 말에서 몇 가지 예상을 해보았다. 3편에서 마무리되지 않은 이야기 중의 하나가 ‘침을 흘리는 개’가 대장 선거에 나간다는 것이었는데, 4편에서 왠지 대장 선거에 출마하고 당선되며 엄청난 사건이 벌어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장이 되면서 독재 체제가 들어서게 될 것이다. 그렇게 산에 사는 개들이 고통을 겪게 되고 그로 인해 변화를 이끄는 무리에 의해 물러나게 되는 결말을 조심스레 예상해 본다. 두 번째는 용감이가가 전설의 검은 개에 대한 꿈을 4편 혹은 5편에서 이루려고 할 것 같다. 전설의 검은 개와의 인연이 계속해서 이어지는 것을 보면 또다시 등장하지 않을까. 이름만큼이나 용감한 용감이의 활약이 기대된다. 이렇게 여러 가지 사건이 얽히며 천개산 66번지의 평화는 또 깨지겠지만 늘 그래왔던 것처럼 자신들만의 방법으로 다시 평화를 찾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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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모범생 2 - 심장 갉아 먹는 아이 특서 청소년문학 36
손현주 지음 / 특별한서재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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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모범생>이 <가짜모범생 2: 부제 심장 갉아먹는 아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돌아왔다. 문제의식과 고발을 넘어서 문제 해결로 이어졌던 만큼 이번에는 어떤 이야기를 담고 있을지 궁금해졌다. 타인을 위한 ‘나’가 아닌 ‘나’를 위한 ‘나’에 대한 청소년 힐링 판타지가 펼쳐진다.

이번에도 가짜 모범생은 내가 아닌 타인에 의해 만들어진 이미지로 투영된다. 하지만 <가짜모범생 2>는 한 사람에게 집중하지 않고 여러 사람의 모습을 통해 드러내어 사회의 심각성을 더욱 명확하게 드러내고 있었다. 이 사회의 많은 아이들이 얼마나 심각한 교육 학대에 놓여 있는지를 보여준다. 그리고 어떤 요소로 잘라 말하기보다는 제3의 공간을 만들어내어 해결 방안을 제시한다. 전 시리즈와는 다르게 sf 적 요소가 들어가 있어서 굉장히 색다르게 여겨졌다. 어떤 힘으로 지켜줄 수 없는 아이를 초능력의 세계로 빨아당겨 구원으로 이끌어주고 싶은 마음이 그대로 드러나는 것 같다. 경쟁에 지친 아이들을 피움 학교라는 곳으로 대피시켜 진정한 자신과 마주할 수 있게, 용기를 얻고 가길 바라는 마음에서 만들었다고 한다.

자신에게 헌신하는 아빠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의대 입시를 준비하던 ‘효주’는 정체불명의 세계로 빨려든다. 피움학교에 들어서게 된 효주는 모래시계를 통해 마음의 에너지가 채워져야만 나갈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리고 자신을 감시하는 부모님 때문에 자기 방 방문조차 마음대로 닫지 못하는 시윤, 성적이 안 좋다는 이유로 엄마에게 ‘괴물’이라는 소리를 듣는 은찬, 명문대를 가야 한다는 압박에 삼수하는 삼수 오빠와 함께 각자의 고민으로부터 진짜 ‘나’를 찾아가는 여정을 시작한다.

어떤 존재에 대한 의구심은 자연스럽게 흘러나와 존재에 대해 의심하게 만들었다. 누가 진심으로 자신을 위하는지는 전혀 상관없는 일처럼 여겨졌다. 그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할 만큼 자연스러웠으며 긴 세월 동안 그렇게 살아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떤 사소한 물음은 근본적인 문제에 대해 되돌아보게 했다. 나의 행복은 어디에서 오는가. 그 일이 나에게 행복할 수 있는 일인가를 생각해 보면 지금 나의 꿈과 내가 나아가고 있는 이 길이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 사실을 다른 아이들과 같은 상황에 부닥쳐있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공유하면서 더욱 자세하게 알 수 있었다. 자신이 진정으로 마주해야 할 문제를 이제는 진정으로 깨닫게 된 것이다. 모든 이야기는 나 자신을 인정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것부터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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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 공간에서 너를 그린다 - 세월호참사 10년, 약속의 자리를 지킨 피해자와 연대자 이야기
세월호참사 10주기 위원회 기획, 박내현 외 지음 / 한겨레출판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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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 공간에서 너를 그린다>는 세월호 참사로부터 10년이 흐른 현재, 그 잊히지 않은 기억의 공간들을 중심으로 풀어나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세월호 생존자, 유가족, 활동가들의 직접적인 이야기를 통해 우리는 그날의 아픔과 상처, 그리고 그 이후의 삶 변화를 엿볼 수 있다. 이들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그 순간의 고통과 감정을 되새기게 하면서도, 동시에 미래를 향한 희망과 다짐으로 우리를 이끌어준다.


세월호 참사는 우리 사회에 큰 변화를 불러왔다. 하지만 여전히 함께 해결해야 할 문제들은 존재한다. 책임자들의 무죄판결은 많은 이들에게 분노와 실망을 안겨줬으며 이는 우리 사회의 정의에 대한 의문을 증폭시켰다. 이러한 현실은 우리가 아직도 직면해야 할 과제임을 보여주고 있다. 세월호 참사로부터 배운 교훈을 통해 우리는 더 안전하고 지속 가능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다음 단계를 고민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상처를 치유하고 미래를 향한 새로운 도약을 중점적으로 이야기하고 있으며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 준비의 메시지로도 비친다. 이를 통해 우리는 과거의 상처를 치유하고, 미래를 향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할 수 있다는 점을 통해 희망을 마주할 수 있게 된다.


10년이라는 세월만큼이나 현재, 많은 이들은 그날의 아픔을 잊어가고 있다. 그러나 이 책은 우리에게 그 기억을 다시금 상기시키며, 그날의 약속을 되새겨준다. 노란 리본의 약속을 지킨 이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우리는 다시 한번 그들의 투쟁과 희생을 기억하게 된다. 이 책은 단순히 세월호 참사의 역사를 되짚는 것을 넘어서, 우리가 직면해야 할 현실과 과제를 진지하게 다루고 있다. 또한, 그날의 아픔을 잊지 않으면서도 희망과 결의를 되새기게 해준다는 점이 인상깊다. 우리에게 큰 울림을 주며, 미래를 향한 새로운 도약을 위해 준비를 하게 만드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함께 이 책을 통해 세월호 참사로부터 배워야 할 교훈을 되새겨 보며, 더 나은 미래를 위한 힘을 모아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더 나아가 진정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에 대해 논의하고 객관적인 시각에서 이 문제를 바라볼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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