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보다 고양이 - 당신의 고양이가 하고 싶은 말 연애보다
앨리슨 데이비스 지음, 나마스리 니어밈 그림, 김미나 옮김 / 특별한서재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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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는 강아지와 다르게 '집사'라는 명칭을 통해 사람이 고양이에게 사랑을 요구하는 형태가 상당히 익숙하다. 이렇게 고양이에 대한 신비한 이미지는 알아차리기 어렵기 때문에 더 큰 오해를 불러일으키곤 한다. 알면 알수록 모르는 것투성이인 고양이에 대해서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책<연애보다 고양이: 당신의 고양이가 하고 싶은 말>을 소개한다. 고양이를 유심히 관찰해야만 알 수 있는 59가지의 비밀에 대해서 더욱 자세하게 알려준다.


까칠하면서도 마음 내킬 때 다가와 사랑을 건네는 고양이의 마음은 정말 알면 알수록 모르겠다. 고양이의 마음과 행동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들의 기준에 맞춰 그들의 시선으로 바라보아야 한다. 그러다 보면 진심과 사랑을 온전히 느낄 수 있는 순간을 마주할 수 있다. 특히 머리를 툭툭 치는 행위가 "나는 당신의 것이고 당신은 나의 것이에요"라는 사실을 알고 나서 왠지 모르게 뭉클해졌다. 고양이가 아닌 강아지를 키우는 사람으로서 이런 감정들을 느끼고 싶어져서일지도 모르겠다.

고양이는 비슷한 까탈스러움을 가진 것처럼 보이지만 각기 다른 개성으로 잔신의 감정을 표현한다. 독립적이고 개별적인 특성을 가진 고양이의 솔직한 감정 표현은 상당히 매력적이다. 인간에게 자신을 맞추지 않는 그 모습은 이 세상이 결코 인간이 중심이 된 세상이 아니라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되는 순간이었다. 이런 고양이에게  조금 더 배려해 주고 하루를 사는 동안 3일을 사는 고양이를 매일 3일씩 더 사랑을 표현하는 건 어떨까. 감정을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고양이에겐 이정도는 충분한 상호작용처럼 느껴진다.

나와 다른 존재에 대해서 알기 위해서는 큰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그런 노력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아무것도 알 수 없고 그저 이해 불가한 것으로 치부되기도 한다. 불길한 존재라고 불렸던 이유도 그중에 포함되는 것 같다. 하지만 이런 편견이 무색하게 책에서는 귀여운 그림과 재미있게 표현한 글이 낯선 정보를 더욱 친근하게 다가가 올 수 있게 만든다. 아직도 알 수 없는 그 신비로운 존재에 조금씩 더 가까워지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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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러만찬회
신진오.전건우 지음 / 텍스티(TXTY)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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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호러만찬회>는 이름에 걸맞게 여름과 어울리는 여러 공포를 소재로 한 여덟 개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웹툰 & 영상 동시 콜라보 프로젝트 <테이스츠 오브 호러>에서 출발한 이 이야기는 다시 각색 소설이 바로 <호러 만찬회>이다. 웹툰과 영상을 보기 전에 한줄기로 연결되어 있는 소설을 먼저 감상하고 나면 조금 더 다양한 공포를 마주할 수 있게 된다. 다른 관점에서 볼 수 있는 다양한 세계관 속으로 빠져들게 만든다. 더운 날씨와 걸맞은 호러 만찬회는 다양한 맛으로 우리를 찾아왔다.

일상에 마주할 수 있는 두려움이 공포가 되는 순간은 더욱더 현실적이어서 무섭게 느껴졌다. 소설의 전체적인 구성이 모든 이야기를 연결해 흥미롭게 표현한다. 또한 소설의 문체 자체가 상당히 몰입감이 있어서 책이 표현하는 이미지를 떠올릴 수 있게 만든다. 그뿐만 아니라 그 이미지를 구체화한 웹툰으로 이어지는 QR코드 배치가 상당히 좋았다. 각기 다른 이야기를 담고 있어도 연결된 공포로 이어지는 이유 중 하나였다. 폭넓은 공포를 오랜만에 마주한 것 같아서 상당히 인상적인 부분이었다. 2023년 하반기에 나올 영화도 기대가 된다.

사실 어떤 존재에 대한 두려움보다는 사람에게서 가지는 어떤 감정들로 인해 '공포'는 더욱 커져만 간다. 책에 나오는 여러 가지 요소들은 낯설게 느껴지지만, 공감할 수밖에 없는 현대 사회의 어두운 면을 비춘다. 어떤 욕망을 구체화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바라보며 우리는 이들을 어떻게 보아야 할까. 어쩌면 우리 주변에서도 일어나고 있는 일들을 애써 모른척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의 다양한 면모는 이렇게 다르고 그 속에서 또 다른 선택을 하며 그 결과를 감당해 나간다.

550페이지가 상당히 부담스럽게 느껴졌지만, 세부적으로 봤을 때는 절대 부담되지 않는 이야기들로 구성되어 있었다. 오히려 더 보고 싶었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 사실이다. 웹툰을 소설을 읽고 나서 봐서인지 이야기마다 떠오르는 이미지가 생생하게 남아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인상 깊었던 작품은 <네발 달린 짐승>이었고 현대 사회를 아프게 꼬집고 그래서 더 잔혹하게 느껴졌다. 그리고 책을 보면서 텍스트가 준비한 북이음(BGM)과 함께 감상하면 더욱 스릴 넘치게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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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밀리 트리
오가와 이토 지음, 권영주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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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패밀리 트리>는 오가와 이토 작가의 신작이다. 정말 직관적인 이름의 제목이었고 성장소설이라기엔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던 책의 내용이었다. "이 소설은 저에게 있어 둘도 없이 소중한 작품입니다"라는 작가의 말처럼 단단하고 묵직하게 세계관을 구축하고 있다. 넓게 뻗어나가는 이야기처럼 패밀리 트리도 오래된 뿌리를 마주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 나의 이야기이지만 모두의 이야기가 된 그 여름 어느 가족의 이야기이다.


한사람을 중심으로 조금씩 뻗어나가 어떤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었다. 혼자서는 이루어낼 수 없는 소중함을 점차 깨달아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자신의 행동으로 인한 것들이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가장 인상깊었다. 그러면서도 타인에게 상처를 주고 후회하고 실패하고 또 다시 극복하는 과정을 거쳐 진정한 어른의 모습이 되어간다. 스쳐 지나갔던 상처를 마주함으로서 자신 뿐만 아니라 자신을 둘러싼 모든 사람이 극복할 수 있게 된다. 이 책은 그런 따뜻한 사랑을 담아냈다.


한적한 마을 호타카에 살고 있는 류는 부모님과 함께 기쿠 할머니의 여관에서 살고 있다. 무료한 시골 생활에서 유일한 활력이 되는 건 여름마다 찾아오는 사촌 릴리였다. 그래서 류는 여름을 항상 기다려왔고 그녀를 남몰래 마음에 품었다. 하지만 그 마음을 숨기며 자신의 누나 쏘타코와 여름방학을 알차게 보낸다. 매해 많은 추억을 공유하는 세사람은 강아지와 처음 만나게 되고 할머니에게 허락을 맡아 그와 함께할 수 있게 된다. 그렇게 강아지 '바다'는 자신의 모든 것이 되어 어떤 관계에 많은 연결고리가 되었다. 또한 여름만을 기다렸던 류에게 모든 계절의 반짝거림을 알려준 바다는 항상 함께했다. 함께했던 시간은 몇겹의 추억이 되어 하나의 기억이 되어간다.


여름의 그 때를 떠올리면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할 수 있다는 기억들로 가득했지만 이제는 다르다. 하루로만 특정할 수 없는 날들은 차곡차곡 쌓여가 마음 속을 채워간다. 자신의 세상을 덮었던 것이 사라지기 전까지는. 나만 사라지면 괜찮을줄 알았지만 그렇지 않다는 사실이 더욱 상실감을 느끼게 만들었고 경험하고나서야 알게 되는 아픔은 더욱 아프게 느껴졌다. 늘 좋아하는 것으로 무언가를 시작했던 류는 그 사실을 확인하지 못하는 순간 무너지는 모습을 보인다. 그 절망 속에서 릴리를 사랑하는 마음을 깨닫고 조금씩 성장해나간다. 소중하지 않은 사람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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큔, 아름다운 곡선 자이언트 스텝 1
김규림 지음 / 자이언트북스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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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사소한 것에서 개발된 새로운 기술은 사람들을 도와주는 활동에서부터 시작하여 급격하게 발전하기 시작했다. 사람과 사람 간의 단절을 메워줄 하나의 수단이기도 했지만, 누군가의 상실을 채워주기도 했다. 그렇게 발전을 거듭해 인간형 안드로이드 로봇은 어느새 인간에게는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되고 있었다. 물론 이에 대해 거부감을 가지고 반대하는 사람들도 존재했지만 아직은 큰 힘을 발휘하지는 못한다. 하지만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없는 게 아니었다는 것을 그때는 몰랐다.

어린 시절의 기억은 내면에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흔적을 만들어서 상처를 입는 게 두려웠던 제이는 관계의 단절에 개의치 않는다. 기대하지 않아서 실망하지 않고 관계를 맺지 않아서 끊어질 일도 없다는 생각에 갇혀 있는 것이다. 그런 기억으로 현재를 살아온 제이는 상처와 원망으로 뒤덮인 이 회사에 대한 관심이 전혀 없었다. 성공 여부와 상관없이 아버지에 관한 모든 일에 관여하고 싶지 않았다. 자신을 올곧게 따라오는 유려한 선이 나타나기 전까지는.

철저한 인간중심의 사고는 변하는 마음과 사랑의 방향 결과로 인한 잔혹함으로 짙게 흔적을 남긴다. 그것을 고려 하지 않았어도 생기는 문제들은 시작하기도 전에 두려움에 갇히게 만들기도 한다. 하지만 현재를 시작하기도 전에 미리 쌓아두는 미래에 대한 불안감은 쓸모없는 것에 불과하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렇게 두 개의 선으로부터 시작해 사랑으로 만들어진 곡선은 함께 하는 모든 기억으로 존재한다. 일방의 감정이 아닌 맞닿은 마음은 어떠한 위기가 와도 서로의 곡선으로 남아 이때까지는 보지 못했던 섬광이 일으켜 눈부시게 아름다움을 펼쳐낸다.

두려움은 그것을 떨치기 위해 다양한 형태로 자신의 방어기제를 펼친다. 가장 간편한 방식으로 드러나는 폭력성은 몇 가지 조건만 갖추면 폭발적으로 나타나 자신뿐만 아니라 주변의 모습도 똑같은 모습을 하게 만든다. 불안은 전염성이라고 했던가. 마치 모두가 그 모습을 감춰왔던 것처럼 급격하게 번져가는 불안과 혐오는 기폭제가 되어 당연한 차별로 이어진다. 자신이 그토록 혐오하던 것이 자신에게서 보인다는 사실을 잊은 것처럼 목적도, 수단도 잃은 채 그 자리를 맴돈다.

많이 다뤄진 소재이지만 여전히 흥미로움을 많이 남기는 안드로이드 로봇에 관한 내용이라서 많은 기대를 하고 책을 감상했다. 단숨에 읽어내려갈 수 있었고 상당히 재미있었다. 보통은 인간을 능가하는 로봇들과 인간들의 전투로 시작하지만, 이 책은 좀 다르다. 완전한 선도, 완전한 악도 없는 설정이 인상 깊었고 누구의 잘못도 아닌 수많은 상실을 다루어 낸다. 하지만 제이와 균을 중점적으로 다루어 내는 방식을 택하다 보니 많은 것들을 다뤄내지 못하는 아쉬움은 존재한다. 사랑의 관점에서 본다면 완전하지만, 인류의 관점에서 본다면 어떤 결말을 마주했는지 정확하게 알 수 없다. 극단적인 사람들이 세상을 지배해 또 다른 문제를 야기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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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스 - 무성애로 다시 읽는 관계와 욕망, 로맨스
앤절라 첸 지음, 박희원 옮김 / 현암사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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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하지 않은 사랑의 형태를 마주하기 전까지는 일원화된 개념으로 인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적절한 언어로 표현된 '무성애'는 경험 해보지 못한 세계를 표현하는 데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었다. 마치 발명된 것처럼 보이지만 이미 존재하고 있었던 개념이 무성애의 성향을 가진 사람들에 의해 조금씩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었다는 것은 분명했다. 어떤 한 단어로 규정지을 수 없는 '무성애'(ASEXUALITY)는 이분화되지 않은 스펙트럼처럼 다양한 방식으로 나누어져 있다고 한다. 이처럼 다양하지만, 전부는 아닌 무성애에 대한 이야기를 펼치기 시작한다.

우선 무성애에 관해 이야기를 하기 전에, 성적 끌림과 성적충동에 대한 개념이 확실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성적 끌림은 '정신적으로' 다른 누구에게 느끼는 것이며 성적충동(리비도)은 '신체적' 반응으로 성적 해소를 원하는 욕망이다. 따라서 성적 끌림은 성적충동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성적 끌림과 성적충동이 자연스럽게 여겨지는 유성애의 세계와는 달리 '성적 끌림'이 존재하지 않는 무성애의 세계는 이러한 섹슈얼리티에 대한 정의를 내려야만 했다. 아닌 것을 증명하기 위해 정의를 내려야 하는 모순에 빠지며 겪게 되는 혼란스러움은 배타적이라는 시선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정해지지 않는 것을 정의하는 일은 그만큼 무성애의 세계가 포괄적이라는 뜻이기도 했다. 가치중립을 지키고 있는 무성애는 고정되지 않아서 그 미묘함을 설명할 수 있으며 일반적인 범주에 들어가지 않는 사람들을 받아들일 수 있었다. 고정관념은 이상적 남성성을 추구하며 남성성에 대한 억압으로 이어져 강제적 섹슈얼리티를 강하게 요구받는 상황이 벌어진다. 그것에 합류하지 않으면 도태되는 것처럼 관계하지 않는 인구에 대한 두려움이 이렇게 표현된다는 것이었다. 그 뿐만 아니라 편견과 관련된 성적 끌림에 대한 내용은 유색인종과 백인, 여성과 남성, 비장애인과 장애인으로 나뉘어 정의된다. 당연할수도 없는 성과 관계는 정치적이며 더 넓은 의미를 담고 있다.

한 가지만 생각하면 다원화된 이 사회를 해석하는 데에 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특히 나에 대한 규정을 '나'에게 맡기지 않고 사회에 속한 대로 해석하면 어떤 결과를 낳는지를 생각해야 한다. 누군가에게 인정받기 위해 기준을 조정하게 된다면 '해방'이 아닌 '통제'의 길로 걸어 들어가는 것과 다름없다. '-다움'이라는 문장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생각을 가지고 당연한 세상을 꿈꾸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사람은 생각보다 매체에서 많은 영향을 받는다고 한다. (저자가 추천한 작품은 216p에 기술되어 있다) 이 복합적인 세계를 표현하기 위해서 많이 이야기하고 서로를 이해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것들은 하나의 단어로 규정지을 수 없는 것들로 가득하다. 이름이 있다고 해도 그 전부를 설명하기 힘들고 온전한 것으로 존재하기도 힘들다. 그만큼 어떤 단어는 그 전부를 표현하지 못하곤 한다. 어쩌면 당연하지만 각기 다른 경험에서부터 오는 생각이 단어에 반영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 꽤 자주 나오는 단어 중 하나인 '기본값'이라는 용어는 사회가 규정한 '비정상'이라는 개념으로 쓰인다. 그러면서 폭력적인 규범에 들어가게 되는 상황이 벌어지고 예기치 못한 생각의 범주로 독자들을 빨려들게 한다. 만약 '무성애'가 '기본값'이 된다면 무엇이 달라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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