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을 까는 여자들 - 환멸나는 세상을 뒤집을 ‘이대녀’들의 목소리
신민주.노서영.로라 지음 / 한겨레출판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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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별을 딴 이름 정책 위에 가려진 진정한 정치는 어디에 있는걸까. 한 선거를 기점으로 정치판에서 남녀 갈등을 다루지 않으면 선거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이 쓰이고 있다. 직전의 정치에서 이용했지만 어떤 것도 바뀌지 않은 사회를 보고 등을 돌린 층도 상당 수 있었고 그 갈등에 대한 지지층도 생겨났다. 그런 효과를 본 이번 대선에도 선택한 것이 '남녀 갈등'이다. 분명히 남녀 갈등이라는 소재는 정치에 있어서 효율적으로 이득을 취할 수 있고 누군가를 위하지 않아도 따라와 주는 민감한 단어가 되었기에 어떤 당이 정책을 주도하든 용어를 사용할 뿐 그 이상을 펼칠 생각이 없어 보인다. 누구에게도 맡기기 힘든 한국의 5년, 한동안 이러한 추세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책에서는 청년은 항상 외계인 같은 존재로서 이대남, 이대녀, MZ세대 등에 빗대어 표현되어진다. 무슨 말인지 인터넷에 검색해 보아야 하는 단어들인데, 기성정치인들은 이 단어들로 특별한 노력 없이 손쉽게 특정 커뮤니티를 일으키고 그들의 의견에 의존하여 청년 정책을 짜는 행태를 보이는 모습이 어떤 이의 정치적 무관심이 아니라 정치적 배제를 뜻하고 있다고 말이다.

자극적인 것이 아니면 바뀌지 않은 판로에 지치는 마음이 가득한 가운데 조심스레 접한 책이었다. '판을 까는 여자들'은 편견에 가려져 보이지 않았던 정치판을 그들의 시선에서 풀어낸다. 하지만 편을 나누지 않기 위해 편을 나누는 한켠의 불편함을 고스란히 읽은 사람이 느껴야 했다. 20대 여성들의 의견을 대변할 수 없는 만큼 조심스럽게 다뤄야 할 문제들을 여과없이 내보냈기 때문에 더욱 아쉽게 느껴진다.

*대선만 되면 특정 색을 입기 껄끄러워져 무채색으로 입게 되는 불편함이 불편하다.
*최악과 차악을 피해 의견을 표명하지 않는 것은 민주주의를 포기하는 것과 같다. 피로 얻은 우리의 의견을 우리의 손으로 버려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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