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사람들
프레드릭 배크만 지음, 이은선 옮김 / 다산책방 / 2021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반전에 반전이 있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 


우리 가운데 일부는 난장판을 정리하지 못한 채 그저 하루하루 살아간다. (p.15)





이 책의 주인공은 한 명이 아니다. 최소 10명은 된다. 어쩌면 일상의 잔잔한 불안이든, 큰 두려움이든 우리 같은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일 수 있다. 



어느 날 은행에 강도가 들고, 그런데 현금이 없는 은행이다. 그런 정보조차 모른 채 어수룩한 강도짓을 한 사람은 누구일까? 피한다고 피한 게 오픈하우스가 열리고 있는 한 허름직한 아파트. 그 곳에 있던 잠재고객 일곱명과 한 명의 부동산 중개업자.. 이들은 결국 강도의 인질로 잡히고 마는데... 


인질이 모두 풀리고난 후, 그런데 강도가 사라졌다. 총과 그 옆에 있는 핏자국만 남기고, 강도는 어디에 갔을까? 그리고 취조실에서 인질 한 사람 한 사람과의 면담이 이어지는데, 그들은 왜 하나같이 어수룩하고 바보처럼 보일까. 


그런데, 그 소설을 끝까지 읽고, 누가 진짜 바보인지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그리고 때론 바보인 척 할 필요가 있고, 바보면 어때하는 생각까지도. 인질 한 사람 한 사람의 사연들이 함께 풀어진다. 각자 다 나름대로 아픔도 있고, 스토리가 있다.   


“우리 모두 바보인 척 하면 돼요”라는 인질 한 사람의 말에 눈물이 빵 터졌다. 그들을 바보처럼 보았던 내 자신이 한심스럽게 느껴졌고, 바보가 안 돼려고 발버둥쳤던 내 안의 모습이 떠올랐다. 


반전에 반전이 있는 이 소설은 재밌기도 하고, 소소한 불안과 두려움에 시달리고, 각자 연약함과 상처를 갖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다시금 가족, 연대, 사랑, 믿음, 신뢰와 같은 잊혔던 가치를 다시금 생각해 보게 한다.  


 

진실. 세상에 진실은 없다. 우리가 우주의 경계에 대해 어찌어찌 알아낸 게 있다면 우주에는 경계가 없다는 것뿐이고, 신에 대해 아는 게 있다면 우리는 아무것도 모른다는 것뿐이다. 따라서 목사였던 어머니가 가족들에게 요구한 것은 간단했다. 최선을 다하라는 것. 내일 지구가 멸망하더라도 오늘 사과나무를 심으라는 것(p.473)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스페인 여자의 딸
카리나 사인스 보르고 지음, 구유 옮김 / 은행나무 / 2021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다른 사람이 되어야만 생존할 수 있는 한 사람의 이야기

당신은 어떤 선택을 하겠습니까? 




저자의 #첫데뷔작임에도 출간 전 원고만으로도 #국제도서전에서 주목받았다는 것이 더욱 호기심이 일었다. 


소설이기에 모든 설정은 허구이지만, 이 책의 배경은 1980년대 중반 국제 유가 폭락으로 인한 경제 공황 이후 현재 베네수엘라의 참상을 그려내고 있다. 경제가 완전히 무너진 #베네수엘라는 전 세계 살인율 1위를 기록했을 뿐 아니라, 2019년까지 파탄난 경제와 함께 민주주의도 말살해도 정치 사회적 상황을 피해 500만 명이 베네수엘라를 탈출했다고 한다. 


이런 정치적 언급은 전혀 없지만, 국가가 무너질 때, 그 속에 있는 사람들 또한 어디까지 변할 수 있을지를 상상해 볼 수 있다. 나라마다 상황은 다르지만, 얼마 전, 우리나라 5.18이 떠오르기도 했다. 


이 책은 심각한 경제, 정치적 위기 속에 잔혹한 폭력이 일상이 되어버린 베네수엘라에서, 글을 쓰던 주인공 아델라이다 팔콘은 엄마도 떠나보내고 혼자가 된다. 혁명의 아이들이라는 조직은 법과 경제가 무너진 그곳에서 온 나라를 헤집고 다니며 약탈을 일삼는다. 팔콘 또한 이제 위험에 처해진다. 


그러는 중, 주인공 팔콘은 ‘스페인의 딸’이라 부르던 옆집 여자가 죽어있는 것과 그녀의 여권을 발견하는데, 그녀가 살 수 있는 길은 스펜인의 딸 행사를 하며, 이 나라를 떠나는 길이다.


작가 자신의 경험인지 그가 만들어낸 허구인지 모르겠지만, 모든 것이 무너졌을 때에 사람과 사회의 가장 밑바닥을 그녀만의 문학적 필치로 보여준다. 비유와 은유가 탁월하다. 당연시해왔던 국가의 질서와 보호, 자유가 새삼 기적처럼 느껴진다. 지금의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해 싸웠던 많은 선조들이 떠오른다. 지금도 나라 없이 떠돌고 있을 여러 난민들에게 미안해진다. 자신의 존재감 없이 자신의 땅이 아닌 곳에서 다른 이름으로 살 수밖에 없는 그들의 고통이 어떠할지 조용히 생각해 본다. 




우리는 모두 수상한 사람, 경계하는 사람이 되었고, 연대를 약탈로 둔갑시켰다. (p.24)


산다는 건 사냥에 나섰다가 살아 돌아오는 일이 되어버렸다. (p.24) 


우리는 서로에게 남이 되는 형을 선고받았다. 나라를 떠난 사람들이 겪었을 것과 비슷한 감정, 그러니까 수치심과 부끄러움은 생존자들의 죄책감으로 남았다. 괴로움에서 벗어나려는 행위 또한 배신의 다른 형태였으니까. (p.65) 


우리 엄마처럼, 나 역시 죽은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엄마는 땅 아래에. 나는 땅 위에. (p.262)


아우로라 페랄타가 된다는 것은 나 자신을 애도해야 함을 의미했다. (p.308)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중세 2 : 만화로 배우는 서양사 - 십자군의 원정로를 따라가는 시간여행 한빛비즈 교양툰 11
파니 마들린 지음, 다니엘 카사나브 그림, 김수영 옮김 / 한빛비즈 / 2021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만화로 배우는 서양사 중세1,2. 파니 마들린. 한빛비즈 (2021) 



1권 : 클뤼니 수도원의 개혁부터 제 1차 십자권 운동까지 

2권 : 제 2차 십자군 운동부터 아크레 공반전까지 



만화, 게임, 영화 등의 배경에 중세는 종종 드러난다. 그러나 실제 역사는 어떠했을까? 이 책은 아이부터 어른까지 중세 역사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만화로 그려져 있다. 


첫 번째 책은 중세 시대의 사회 구조인 봉건제 속에서의 질서의 내용을 담고 있다. 그리고 그 질서 속에 살았던 다양한 인간상 즉, 왕자와 공주, 영주와 농민, 수도사와 수도원장, 여성들을 만날 수 있다. 교회의 개혁과 더불어 수도원이 여기저기서 생겨난 시기이기도 하다. 


두 번째 책은 십자군과 <왕좌의 게임>에 열광하는 두 주인공이 12세기와 14세기 성지 순례를 체험하는 여행길에 오르면서, 중세에 빠질 수 없고, 우리가 익히 들어보기도 했던 ‘십자군 원정’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가고 있다. 


왜 십자가 원정을 갈 수밖에 없었는지, 십자가 원정에 가려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인지를 알아보면서 인간의 다양한 욕망도 알게 된다. 성지순례 중심에 있던 예루살렘은 당시 이슬람의 지배하에 있었다. 그러나 예루살렘 주변의 기독교 도시들을 이슬람에 빼앗기자, 이로 인해 성지 탈환이라는 목적으로 십자군 운동이 시작되었다. 


이후 이 운동은 여러 인간들의 이해관계가 얽힌 전쟁으로 변질된다. 십자군 운동으로 교황권ㅇ르 확대하려는 교황, 왕권을 강화하려는 왕, 새로운 영토를 개척하려는 봉건제후와 기사들, 신분의 자유를 얻고자 한 농민들까지 다양한 인간욕망을 통해서 사람과 우리 사회도 역으로 이해할 수 있다. 정치와 종교, 일반 평민, 사회적 약자 등 다양한 욕망들이 치열하게 충돌한 시기가 아닐까 한다. 


역사는 그 팩트와 함께 그것을 통해 현재와 미래를 성찰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나도 예루살렘을 잠깐 방문한 적이 있는데, 지금도 그 작은 땅은 여러 종교들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고, 물리적으로도 땅을 나누어 갖고 있다. 그 작은 땅을 그렇게 이용하고 있는 현실 속에 얽혀 있는 종교, 사회, 정치, 경제적 이유들을 다 파악할 수는 없지만, 그만큼 인간 사회는 복잡한 것이리라. 


종교가 많은 이들의 아젠다를 위해서 이용당하고 변질됨으로 결국 많은 이들이 다치게 된다. 그것은 지금도 마찬가지다. 역사는 단순히 달달 외우기 위한 것이 아니라 늘 비춰보고, 배움을 얻어야 할 중요한 재료임을 기억해야 한다. 



이 책을 아이와 부모가 함께 보아도 좋을 거 같다. 이 책 뒤의 삼분의 일 정도는 중세에 대한 설명들도 담고 있어서, 아이가 모르면, 부모가 답변해 주면서, 함께 중세 시대로 들어가 보는 것을 어떨까 한다. 그러면 우리가 보는 만화, 영화, 게임 등이 훨씬 더 풍성하게 이해될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중세 1 : 만화로 배우는 서양사 - 암흑의 시대 중세를 살던 사람들의 이야기 한빛비즈 교양툰 10
플로리앙 마젤 지음, 뱅상 소렐 그림, 이하임 옮김 / 한빛비즈 / 2021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만화로 배우는 서양사 중세1,2. 파니 마들린. 한빛비즈 (2021) 



1권 : 클뤼니 수도원의 개혁부터 제 1차 십자권 운동까지 

2권 : 제 2차 십자군 운동부터 아크레 공반전까지 



만화, 게임, 영화 등의 배경에 중세는 종종 드러난다. 그러나 실제 역사는 어떠했을까? 이 책은 아이부터 어른까지 중세 역사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만화로 그려져 있다. 


첫 번째 책은 중세 시대의 사회 구조인 봉건제 속에서의 질서의 내용을 담고 있다. 그리고 그 질서 속에 살았던 다양한 인간상 즉, 왕자와 공주, 영주와 농민, 수도사와 수도원장, 여성들을 만날 수 있다. 교회의 개혁과 더불어 수도원이 여기저기서 생겨난 시기이기도 하다. 


두 번째 책은 십자군과 <왕좌의 게임>에 열광하는 두 주인공이 12세기와 14세기 성지 순례를 체험하는 여행길에 오르면서, 중세에 빠질 수 없고, 우리가 익히 들어보기도 했던 ‘십자군 원정’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가고 있다. 


왜 십자가 원정을 갈 수밖에 없었는지, 십자가 원정에 가려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인지를 알아보면서 인간의 다양한 욕망도 알게 된다. 성지순례 중심에 있던 예루살렘은 당시 이슬람의 지배하에 있었다. 그러나 예루살렘 주변의 기독교 도시들을 이슬람에 빼앗기자, 이로 인해 성지 탈환이라는 목적으로 십자군 운동이 시작되었다. 


이후 이 운동은 여러 인간들의 이해관계가 얽힌 전쟁으로 변질된다. 십자군 운동으로 교황권ㅇ르 확대하려는 교황, 왕권을 강화하려는 왕, 새로운 영토를 개척하려는 봉건제후와 기사들, 신분의 자유를 얻고자 한 농민들까지 다양한 인간욕망을 통해서 사람과 우리 사회도 역으로 이해할 수 있다. 정치와 종교, 일반 평민, 사회적 약자 등 다양한 욕망들이 치열하게 충돌한 시기가 아닐까 한다. 


역사는 그 팩트와 함께 그것을 통해 현재와 미래를 성찰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나도 예루살렘을 잠깐 방문한 적이 있는데, 지금도 그 작은 땅은 여러 종교들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고, 물리적으로도 땅을 나누어 갖고 있다. 그 작은 땅을 그렇게 이용하고 있는 현실 속에 얽혀 있는 종교, 사회, 정치, 경제적 이유들을 다 파악할 수는 없지만, 그만큼 인간 사회는 복잡한 것이리라. 


종교가 많은 이들의 아젠다를 위해서 이용당하고 변질됨으로 결국 많은 이들이 다치게 된다. 그것은 지금도 마찬가지다. 역사는 단순히 달달 외우기 위한 것이 아니라 늘 비춰보고, 배움을 얻어야 할 중요한 재료임을 기억해야 한다. 



이 책을 아이와 부모가 함께 보아도 좋을 거 같다. 이 책 뒤의 삼분의 일 정도는 중세에 대한 설명들도 담고 있어서, 아이가 모르면, 부모가 답변해 주면서, 함께 중세 시대로 들어가 보는 것을 어떨까 한다. 그러면 우리가 보는 만화, 영화, 게임 등이 훨씬 더 풍성하게 이해될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냄새의 심리학 - 냄새는 어떻게 인간 행동을 지배하는가
베티나 파우제 지음, 이은미 옮김 / 북라이프 / 2021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냄새의 심리학. 베티나 파우제. 북라이프. 343쪽 (2021)



냄새는 어떻게 인간 행동을 지배하는가. 



나를 나답게 만드는 것은 이성도 지성도 아닌 ‘후각’이다. 

 


우리는 언어와 이성을 중시해 왔지만, 소통할 때도 언어적 요소보다 비언어적 요소가 차지하는 비율이 훨씬 높다. 오감은 우리가 수많은 정보를 받아들일 때 사용되는 기관이다. 그러나 그 중에 ‘후각’에 사람들은 얼마나 관심을 가질까. 이 책의 제목 호기심이 갔던 이유도 ‘냄새’에 대한 관심이 그동안 없었기 때문이다. 이 책을 쓴 저자도 오랜 기간 후각을 연구해 왔지만, 한동안 학계에서 많이 무시 당했다고 한다. 


그러나 과학의 발전과 함께 그의 끈질긴 30여 년간의 연구는 후각에 대한 많은 비밀들을 드러내주었다. 이 책은 수천 년 동안 이어져 온 냄새에 관한 고정관념을 깨고 있다. 여기서 후각이란 단순히 우리가 알고 있는 음식냄새, 향수 같은 것보다 더 넓은 의미를 말하는데, 사람에게는 후각 수용체를 통한 여러 화학적 작용을 통해서 두려움의 냄새, 불안의 냄새 같은 것이 있다는 것이다. 


우리가 느끼는 감정은 ‘냄새의 화학적 조합 방식’에 따라 밖으로 풍겨 나온다고 한다. 물론 의식적으로 감정의 냄새를 맡을 수는 없지만 감정의 냄새는 세상에 반응하는 방식이나 행동패턴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 


후각 수용체는 우리 몸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며, 약 1000여개가 존재하지만, 시각과 관련된 수용체는 네 개에 불과하다고 한다. 동물이 인간보다 후각이 더 발달했다라는 생각도 고정관념이라고 말한다. 그만큼 우리가 의식하지 못하지만, 후각은 의사소통이나 우정, 감정, 건강, 지능에 대해서도 중요한 역할을 감당하고 있다. 


후각에 대한 새로운 세계를 또 하나 알게 되었다. 냄새에 민감한 사람도 있겠지만, 보이지 않기에, 쉽게 무시당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 책을 통해서 우리 몸에 퍼져있는 후각 수용체를 통해서 많은 것이 알게 모르게 후각에 의해 좌우하는지 알게 되었다. 내 안에 있었지만, 느끼지 못했던 후각의 존재를 더욱 귀하게 여겨줘야겠다.  




냄새를 어떻게 맡고 냄새에 어떻게 반응하는가에 따라 우리의 건강, 행복한 삶, 조화로운 인간관계, 우정, 심지어 지능까지 달라질 수 있다. (p.9)


사람이 행복해지려면 1000개가량의 후각 수용체가 필요하다. 이 수용체가 제대로 기능하려면 중앙 제어장치가 필요했고, 그래서 뇌가 생겨났다. 결국 뇌는 코의 안내를 받아 기능한다.(p76)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