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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 살던 집 근처에 은행나무가 있었다. 낙엽이 많이 떨어지는 가을이면 이웃 아주머니가 매일 아침 빗자루로 나뭇잎을 쓸었다. 당시는 그 의미를 알지 못하고 이렇게 생각할 뿐이었다.
`대단하시네. 그런 귀찮은 일을 매일 하시다니. 낙엽은 어차피 매일 떨어질 텐데 이틀 동안 모았다가 한꺼번에 쓸면 더 좋지 않을까? 일주일에 한 번 하면 안 되나?`
이제야 그 아주머니의 마음을 알 것 같다. 아주머니가 매일 쓸었던 것은 낙엽이 아니라 낙엽 쓰는 걸 귀찮다고 생각한 자기 자신이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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