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 히피 로드 - 800일간의 남미 방랑
노동효 지음 / 나무발전소 / 2019년 4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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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칭 ‘고향이 없는 사람’, 남미의 집시들. 하루 벌어 하루를 살면서도 지금처럼 영원히 행복할 것만 같은 자유함. 사람이 이렇게 살아도 되나 싶을 정도의 무모함에, 내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삶과 판이하게 살아가는 그들이 마냥 신기하면서도 진정한 카르페디엠을 실천하며 걱정없는 모습이 부럽기도 했다. 행복을 결정하는 요소가 결코 ‘돈’이 될 수 없다는 것을, 국가 GDP와 이들의 삶을 통해 단번에 알 수 있다.

저자는 2-3년을 주기로 히피와 거리의 악사, 떠돌이 예술인과 생활하고 한국에 돌아오며 유목민과 정착민의 경계를 넘나든다. 이 책은 저자가 800일간 남미 10개국(페루, 볼리비아, 아르헨티나, 파라과이, 우루과이, 칠레, 에콰도르, 콜롬비아, 브라질, 쿠바)을 점이 아닌 선을 따라 이동하며 히피들의 자유, 평화, 사랑을 향유한 이야기이다. 자신의 뼈를 결코 지구에 묻지 않겠다는 저자의 말처럼 다음 발길이 닿을 길, 언젠가 우주로 향할 그 길을 꿈꾼다. ⠀

이 책을 읽고 나면 남미 여행을 제대로 한 기분이다. 아니 단순히 ‘여행’이라고 하기엔 관광지, 숙소와 맛집과 같은 ‘관광’의 요소가 담겨 있으니 바꿔 말해야겠다. 여행 정보서보다 남미 여행에 구미가 당기게 하는 건 아무래도 사람 냄새가 나는 책이라서일까. 남미는 마추픽추나 우유니 소금사막이 보고 싶어서가 아니라 그들의 삶이 궁금해서, 그들과 친구가 되고 싶어 여행하고 싶은 나라가 되어 버렸다. 남미에 대한 편견이 깨지는 계기가 될 정도로 그들의 순수와 따뜻함에 매력을 느낀 것으로 보아 저자의 필력에 홀라당 설득당한듯. ⠀

유명한 관광지가 아니더라도 수많은 감흥을 주는 세계, 남미. 용기를 내어 언젠가 그 땅을 밟아보리라.💆🏻‍♀️
⠀ ⠀

#서평이벤트:-)



✏️책 속의 한줄

p152
아르헨티나인에게 ‘직업’이나 ‘하는 일’이 뭐냐고 물으면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종사하는 일’ 대신 ‘자신이 마냥 좋아서 하는 일’같은 것을 대곤 했다. (중략) 악기 연주, 소설 쓰기, 시 쓰기, 그림 그리기, 공예, 춤 추기 등등. 그들에게 ‘예술’이란 전문직업인이 되기 위해 필요한 어떤 것이 아니라, 모든 사람이 일상에서 향유하는 어떤 것이었다.

p355
결코 내 뼈를 지구에 묻지 않을 것이다.

p378
‘자유’와 직면하는 게 두려운 사람이라면 <남미 히피 로드>를 멀리하는 게 좋을 것이다. 애써 두려움과 마주할 필요는 없으니까. 돌아서 피해가면 되니까. 그러나 독서를 하는 동안 만이라도 자유를 만나고 싶은 사람이라면 <남미 히피 로드>를 일독하는 게 나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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