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쪽 눈을 감은 인간 - 상대의 양면성을 꿰뚫어 보는 힘
리사 맥클라우드 지음, 조연수 옮김 / 토네이도 / 2012년 1월
평점 :
절판


 


당신은 이분법적인 사람입니까? 라고 묻는다면 당신은 뭐라고 대답하시겠습니까? 펄쩍 뛰며 아니라고 손을 내젓거나 저처럼 매우 긍정하며 세계가 그렇게 되어야 한다고 설파하거나, 모르겠다고 하거나. 그러나 당신의 의지와 달리 당신도 모르는 사이 당신이 이분법적 세계관에 길들여져 있다면? 

실질적으로 그렇답니다. 선과 악, 나의 편 아니면 상대편, 세계의 많은 가치들이 이분법적 구조로 나뉘어 있습니다.

저는 이분법적 사고주의에 당위성을 부여할 만큼 이분법적 사고를 매우 좋아합니다. 중도 가치, 물론 좋지만, 세계를 발전시키고 변화시키는 건 그렇게 어중간하게 양다리는 걸치는 사람들에 의해선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제가 생각하던 중도 가치라는 개념이 참 이분법적 해석에서 나온 개념이었구나 깨달았습니다.

네, 이 책은 정말 놀라운 책이에요. 저와 같은 이분법 매니아에게도 새롭게 해석할 수 있는 창조적인 중용의 개념이 있다는 걸 보여주고 있거든요.

모든 의견충돌의 공통점은 내가 옳기 때문에 상대는 틀렸다는 생각에서 시작됩니다. 저자는 이 차이를 활용하라고 말합니다. 이분법적 사고방식에 갇혀 목표가 오로지 자신의 주장을 관철하는 데 있다면 진정한 평화를 누릴 수 없기 때문입니다.

모든 관계는 직선에서 출발합니다. 직선의 한쪽 끝에 내가 서 있고, 다른 한쪽 끝에 상대방이 서 있습니다. 서로 상대방이 자신에게 걸어와주기를 바랍니다. 혹은 서로가 타협에 이르러 직선 위를 걸어 중간에서 만날 수도 있습니다.

어떤 관계가 최선일까요?

저자는 말합니다. 바로 직선의 양 끝에 서서 하늘을 향해 고개를 들어 서로가 하나의 지점을 바라보는 것이라구요. 저자는 이 삼각형을 ‘진실의 삼각형’이라고 부릅니다.

                

        더 높은 수준의 해결책 

나의 진실 상대의 진실

저자는 스톡데일 제독의 일화를 들으며 자신의 인생이 바뀌었다고 말하는데(이 책의 영감이기도 한!)아마 책을 읽으신다면 깊이 공감하실 겁니다. 스톡데일 제독은 부하들과 함께 베트남에 포로로 잡혀 모진 고문을 받고 7년이나 잡혀있었지만, 이분법적 세계관으로 비관주의나 낙관주의에 사로잡히지 않았습니다. 거짓 희망에 사로잡힌 낙관주의나 절망에 빠진 채 허우적대는 비관주의가 아닌, 잡혀있다는 현실과 그래도 분명히 언젠가 풀려나리라는 희망을 버리지 않았기에 무사히 살아서 돌아올 수 있었다고 합니다. 비록 오늘이 아니고 내일이 아니고 크리스마스가 아닐지라도 언젠가는 반드시!라는 희망의 끈이 그를 영웅으로 만든 것이죠. 그런 면에서 스톡데일 제독의 명언은 정말 귀 기울여 들어볼만 합니다.

“상황이 아무리 어려울지라도 결국은 모든 것이 잘 될 거라는 희망을 간직하는 동시에 끔찍한 현실과 직면할 수 있는 능력이 자기 삶을 주도하거나 조직을 이끄는 위업을 이룬 사람들의 대표적인 특성이다”

긍정의 힘 후속판 같은 느낌이지만, 다만 이 책에선 긍정의 힘 대신 사랑의 힘을 믿고 평화로 나아갑니다.

이 책을 읽으며 개인적으론 중요한 걸 깨달을 수 있어 너무 좋았어요

낙관주의와는 다른 종류의 믿음을 깨닫게 되었달까요, 물론 제게 신앙이 있어 더욱 그랬겠지만요.

어느 분야이든 이 세상에서 최고를 꿈꾼다면, 반드시 읽어보길 추천합니다. 당신의 삶의 지평을 넓히는 것은 물론, 가장 중요한 것을 잊지 않게 해줄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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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의 문 2 - 자립편 청춘의 문 2
이츠키 히로유키 지음, 박현미 옮김 / 지식여행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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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1, 2권 합쳐 1000페이지가 넘는 이 작품을 읽으면서 떠오른 건 우리나라에만 유독 기형적으로 발달한 단편 소설이 시대를 넘어 성취해낸 미학의 위대함이었어요. 장편소설을 읽지 않으신다는 김윤식 평론가의 말씀에 전적으로 공감할 수는 없지만, 이 작품에 관한 한 매우 공감하지 않을 수 없더라구요. 아주 사소한 일상의 이야기로 이렇게 긴 분량을 쓴 작가의 노력에는 정말 박수를 치지 않을 수 없지만, 또한 보건대 3편, 4편이 계속 출판될 듯 싶지만, 성장소설을 좋아하는 나로선 작가의 화려한 전력에 못미치는 작품에 아쉬움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간결한 문장들, 그러나 “먹자.” “응.” 식의 낭비되는 대화들. 성적 묘사로 흡입력을 만들어내지만, 그 사이 사이 때때로 이때쯤 고민 한번 해줘야지 하는 식으로 자신의 고민을 언급하는 주인공. 그러나 절실함은 전혀 묻어나지 않습니다. 그저 생각난 듯이 자신이 처한 상황이 떠오르고 자신의 삶에서 무얼 원하는지 모르고 있다는 자각이 들고, 다시 깊이있는 고민이나 방법의 모색 없이 그저 주변 인물과 다시 상황에 매몰리는 에피소드의 반복.

세계 유수의 성장 문학을 접해봤지만, 이 작품의 부제인 <자립>이 무색하게 소설 속 어디에서도 주인공이 홀로 선다거나 성장을 이루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없었거든요.

경제적인 독립을 이뤄냈다고 해서 인간이 홀로 설 수 있는 건 아니죠. 소설 속의 주인공은 그냥 상황 상 내몰렸을 뿐, 부모의 죽음이나 고향을 떠나 새로운 도시에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 새로운 생활에 부닥쳤는데도 무엇 하나 자신의 의지로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으니 말입니다. 주인공의 갈등의 깊이가 묻어나지 않는다고나 할까요.

정말 한번 더 생각해볼 문장 하나 없이, 술술 잘 넘어가는 페이지들이 이 작품의 가장 큰 미덕이 아닐까 생각했답니다. 단편은 단편의 미학이 있고, 장편은 장편의 미학이 있지요. 웅대한 청춘의 문을 상상했던 저로선 기대가 컸던 만큼 정말 아쉬움이 컸던 작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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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의 문 1 - 고향편 청춘의 문 1
이츠키 히로유키 지음, 박현미 옮김 / 지식여행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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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최고의 베스트셀러라든가, 작가의 화려한 경력 외에도 다른 분들의 평이 좋아서 기대를 많이 한 탓일까요. 개인적으론 꽤 실망하며 읽은 책입니다.

다 읽은 소감은 제목을 <청춘의 문>이 아니라 <성(性)의 문>이라고 했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소설이라기보단 만화 같은 느낌인데, 그래도 그 안에 시대에 따른 사회적 흐름이라든가 한 소년이 성적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충실히 잘 담아낸 것 같아요. 아동 성 발달 심리를 보는 양, 성적 대상이 어머니, 어린 시절 마을 동생, 학교 여선생님으로 대상이 바뀝니다. 하지만 육체적 성장과 함께 정신적 성장이 이뤄지고 있는가에 관해선 좀 약해요. 몸의 성장만큼 정신적 성장도 중요하잖아요?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라든가, 한일간의 민족적 대립이나 화합 등, 깊이 있게 다뤄질 소재들이 많음에도 일면성 밖에 보이지 않아 많이 아쉬웠습니다.

어머니의 죽음으로 끝나는 마지막까지, 다분히 도식적이랄까. 교과서적이고, 196-70년대의 올드한 느낌에서 벗어나지 못해 지금 읽기엔 시의성도 많이 떨어지는 것 같아요. 깔끔하게 참 잘 읽히는데, 거의 종신으로 나오키 심사위원을 하고 있다는 작가에 대한 기대 때문인지, 상대적으로 아쉬움도 큰 듯해요. 하지만 성장기 소년들이 읽으면 눈을 반짝이며 읽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어요. 듬성듬성 건너뛰어가면서요. 저는 읽으면서 음, 남자들이란 이렇군, 모르는 바도 아닌데 새삼 정리했다니깐요. ㅋㅋ

여하튼 마지막 장면은 개인적으로 참 맘에 들었습니다. 도쿄로 떠나면서 새어머니가 죽고 그 어머니의 뼈를 씹는 장면은, 첫 장면과 함께 수미상관을 이루며 참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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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eeee 사랑하고 싶다
타오 린 지음, 윤미연 옮김 / 푸른숲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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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음이란 게 무얼까.이 소설을 읽고 난 일감이에요.

의식의 흐름 기법으로 쓴 이 소설은 과거도 미래도 없다고, 오로지 현재뿐이라고, 그래서 미래가 없다고 생각하는 앤드류의 이야기이자, 이 시대 젊은이들의 자화상 같은 이야기에요.

첫 챕터까지만 인내해서 읽을 수 있다면, 그 다음부턴 쉽게 술술 잘 읽혀요. 의식의 흐름 기법이라고 거창하게 말할 것도 없이 그냥 머릿속에 떠오르는대로, 모든 시간과 사건이 현재에서 일어납니다.

꿈과 현실 사이에서 어느 쪽에도 안주하지 못하고, 대학을 졸업한 뒤 적당한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채, 소설을 쓰고 싶지만 자괴감에 빠져 그냥 하루하루를 미래가 없다고 절실히 느끼면서 무력하게 살고 있죠. 지겨워라는 말을 되풀이하고, ‘지겨워가 아닌 다른 말을 할 때면 약간 떨리면서 검열을 당하는 기분’을 느끼면서 말이죠. 연애도 마찬가지. 새러라는 여자친구와의 이별 후유증도 가뜩이나 불안한 젊음을 한층 더욱 가속시키죠.

하지만 그 젊음 안에 슬프게 배어든 절망과 외로움과 아픔은 세상을 증오하고 비웃고 닥치는대로 죽이고 싶어하면서도 또다른 한편으로는 아름답게 포옹합니다.

가령, 학창시절, 원형탈모증이 있던 선생님을 꼭 안아주고 세가지 소원을 들어주고 싶다던가 하는 일들로요.

또한 얼굴들이 싫다고 하면서도 새러만 빼놓고, 라는 단서를 달아 세상 모든 얼굴이 새러의 얼굴이어야 한다고 말하죠. 그러면 무시무시하겠지만, ‘만약 외계인들이 새러처럼 생겼다면 앤드류는 그들을 안으면서 평온함을 느낄 것’이라고‘, 무기력함과 절망의 밑바닥에 세상을 포옹하는 방법을 깨닫는 순수하고 따뜻한 감수성이 빛납니다. 소설이 전체적으로 완성도가 떨어지긴 하지만 이런 장면을 만날 때면 책읽기가 즐거워지죠. 이러한 작가의 세계관 때문에 제목이 인지도 모르겠어요.

작가도 젊고, 소설도 젊고, 아직 덜 익은 풋사과를 배어 문 느낌이지만, 때로는 이런 것도 괜찮지 싶어요.


「슬픔은 분홍빛 숲 같았다. 안으로 들어갈수록 나무들이 듬성듬성해지다가 마침내 들판으로 변해버리는 숲. 돌고래들은 홀로 그곳으로 걸어 들어갔다. 때때로 슬픔은 얼굴에 갖다 댄 칼날 같았다. 그럴 때면 돌고래들은 울었고, 꼼짝도 하고 싶지 않았다.」


분홍빛 숲같은 그 젊음을 상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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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하나님의 가능성이고 싶다 2 나는 하나님의 가능성이고 싶다 2
조현영 지음 / 두란노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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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하나님의 가능성이고 싶다. 하나님과 그의 나라를 소망하는 이들에게 이 얼마나 아름다운 말인지요.

책을 읽어가면서 하나님의 뜻에 철저하게 순종하는 이 책의 저자 조현영이란 사람과 그의 인생을 봅니다. 책 초반을 읽을 때만 해도 무슨 신앙 교리문답을 보는 듯 했습니다. 이 사람은 뭐가 이렇게 딱딱 맞아 떨어지나 의심도 들었습니다.

그래도 계속 읽어내려갔습니다. 다른 사람을 쉽게 판단하고 정죄하는 제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하나님이 저자의 인생을 붙들고 훈련시키는 모습을 보면서, 그동안 제 삶에 회개가 얼마나 부족했는지 새삼 깨닫고, 회개 목록을 적기 시작했습니다.

네, 저자는 무엇보다도 하나님의 가능성이 되고 싶다면 자신 안에서 회개의 역사가 일어나야 한다고 말합니다.

소위 잘나가던 저자가 책을 절판시키고, 회개를 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책을 읽는 내내 저도 회개를 합니다. 그러나 쉽지 않습니다. 그만큼 제 영혼이 팍팍해져 있는것 같아 두렵기도 합니다. 그리고 기도합니다. 회개의 영이 제게 임하기를.

성령님의 조명하심으로 부흥은 언제나 회개로부터 시작됐다는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평양 대부흥 성회의 회개로 이 땅에 부흥이 일어났고, 스스로 타락한 삶을 살았다고 말한 아우구스티누스를 성 아우구스티누로 만든 참회는 또 어떠한가요.

그러고보니 우리가 회개할 때 하나님이 일하시고 역사하신다는 중요한 사실을, 회개야말로 세상 사람들과 우리 기독교인들을 구별시켜주는 가장 큰 축복임을 까맣게 잊고 있었습니다.


「다윗이 마지막까지 하나님의 마음에 합당했던 이유는 죄를 짓지 않는 완벽함에 있던 것이 아니라, 자신의 죄를 겸허히 인정하고 하나님께 회개하는 신앙의 순결함에 있었다. 」


신앙의 순결함을 다시 한번 깨닫고 회개합니다. 회개하고 돌아오는 자식이야말로 주님께서 가장 기뻐하시는 일이란 것을 기억합니다.

그리고 교만하게 저자를 판단했던 책 초반의 제가 이제 책장을 덮으며 저자를 부러워합니다.

책을 읽는 동안 제 부족함을 다시 한번 깊이 깨닫고 회개하는 참 귀한 시간이었습니다. 이 책을 통해 회개하게 하신 하나님께 감사와 영광을 올려 드립니다. 그리고 이제 하나님이 일하실 때 저 또한 일꾼으로 사용해주셨으면 좋겠다고, 저 또한 하나님의 가능성이 되고 싶다고, 도약하고 싶다고 감히 고백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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