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사랑 ㅣ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80
이반 투르게네프 지음, 이항재 옮김 / 민음사 / 200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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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책은 첫사랑, 귀족의 보금자리, 무무의 순서로 단편을 담고 있다. 그렇지만, 이번 글에서는 첫사랑의 얘기만 담으려고 한다. 이유는 한번에 세 단편을 모두 담기에는 분량의 문제도 있고, 솔직하게 첫사랑 얘기 말고는 기억이 잘 나지도 않고, 그만큼 감명을 못 받았다는 얘기가 될 테다.

 

• 이번 단편은 액자식 구성을 채택했다. 그래서 처음부터 주인공 블라디미르와 다른 사람들이 옛이야기를 하다가, 그가 자신의 첫사랑 얘기를 해주겠다며 운을 띄우며 시작된다. 그가 16살이었을 무렵, 지나이다라는 여자를 보고 첫눈에 반했는데, 지나이다는 몰락한 공작의 딸로 20대 초반에 나이였다. 몰락한 가문의 딸이지만, 그녀는 아름다웠고 주변 남성들로부터 관심과 사랑을 받았다. 그녀는 이것을 이용했고, 많은 남자들을 곤혹에 빠뜨렸다. 블라디미르 역시 그녀에게 사랑받기 위해 갖은 노력을 했지만 결국 실패했고, 그녀에게 어느 애인이 있다는 소문을 듣게 된다. 순수한 사랑은 때론 사람을 순진하게 만든다. 그 순진함은 사람을 다시 멍청하게 만들고. 결국 블라디미르는 그녀의 애인을 죽이기로 마음먹고 야밤에 정원에서 그녀와 그녀의 남자친구를 미행한다. 그런데, 그 남자친구가 자신의 아버지였다. 그가 바라본 둘은 정말로 사랑하는 사이였다. 그리고 그는 그녀가 유부남과 그리고 나이 차이 지긋이 나는 사람과 사랑에 빠졌다는 것에, 또한 자신의 아버지가 이미 아내와 자신까지 있는 한 가정의 아버지였음에도 사랑의 매혹에 견디지 못해 그릇된 선택을 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는다. 얼마 지나지 않아, 아내에게 불륜 사실을 틀키고 그곳을 떠나게 되며 그의 불륜도 그의 첫사랑도 끝나는 듯싶었다. 하지만 아버지는 몰래 그녀를 만나고 있었고, 블라디미르는 그녀에게서 손을 놓았다. 그리고 대학에 입학하고 그곳으로 이사를 가고, 그곳에서 아버지는 뇌졸중으로 사망하게 된다. 여자를 조심하라는, 사랑과 그 독을 조심하라는 유언을 남기면서 말이다. 그녀는 어떻게 됐을까? 새로운 사람과 사랑에 빠졌다는 소식을 들었지만, 끝내 들려온 것은 그녀의 갑작스러운 사망 소식. 그렇게 그의 첫사랑도 끝났다.

 

• 오마갓. 아버지와 아들이 한날한시에 같은 여자를 사랑하다니. 별일이다. 적어도 이 단편은 작가의 자전적인 얘기를 드러낸다는 소개글을 읽었다. 이 모든 과정이 전부 사실을 아니겠지만, 그는 정말로 자신의 사랑 얘기를 남기고 싶었을 거다. 우리가 친구들을 만나 가끔 사랑 얘기를 나누면, 자연스레 첫사랑을 떠올리는 것처럼 말이다. 내가 그의 친구였다면 얼마나 재밌었을까. 순수하고 순진하기만 한 첫사랑이 아닌, 살짝 얼룩이 진 사랑이라니. 사후세계가 있다면 부디 찾아가서 듣고 싶을 정도다. 러시아어를 조금 공부해두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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