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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 가게 소년
로베르트 제탈러 지음, 이기숙 옮김 / 그러나 / 2017년 10월
평점 :
• 17세 소년 프란츠. 갑작스러운 가정의 변화로 고향 마을을 떠나 빈에 도착한다. 어머니의 도움으로 빈의 담배 가게 견습생으로 일을 시작하고, 처음에는 당연히 담배와 신문의 종류와 위치를 기억하기도 바쁜 적응기를 보낸다. 가게에서 유명한 정신분석가인 프로이트 교수를 만나기도 하고, 무용수로 생활하는 아네츠카라는 아이에게 첫눈에 반해 서투른 사랑을 시작한다. 빈에 마땅한 친구도 없던 프란츠는 프로이트 교수를 찾아가, 사랑을 쟁취하는 법을 물어보기 시작하는데, 세월과 지식을 겸한 교수라고 해도 사랑 앞에는 거대한 수수께끼를 마주하는 것과 다름이 없으랴. 이렇게 마냥 평화로운 하루를 보낼 것만 같던 프란츠와 빈에는 나치 공산당의 영향이 스며들며, 유대인은 물론 유대인과 연관있는 사람들을 막무가내로 체포하고 폭행하는 상황에 놓이게 되는데... 프란츠는 공산당으로부터 프로이트 교수와의 우정을 지키고, 또 아네츠카와 사랑을 맺을 수 있을까.
“젊은이 어디가 안 좋아요?”
“아니에요. 프란츠가 얼른 대답했다. 그냥 이 도시가 너무 시끄러워서 그래요. 악취도 조금 나고요. 아마 배수로에서 나는 거겠죠.”
“악취가 나는 곳은 배수로가 아니에요.” 여자가 말했다, “세월이에요. 말하자면 부패한 세월이죠. 부패하고 타락하고 황폐해진 세월!” (20쪽)
“하나는 지금, 하나는 여행 중에, 하나는 영국에서 피우시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프란츠가 말했다. 프로이트는 고개를 가볍게 좌우로 흔들며 시가 세 개를 바라보다가 그중 하나를 손끝으로 잡아 재킷 주머니에 넣었다. “이건 영국에서 피워야지!” 프로이트가 말했다. “자유를 누리며 처음 맛보는 시가!” (235쪽)
• 순수하고 깨끗한 프란츠와 그런 프란츠를 귀여워하는 듯 제대로 고민 상담도 해주는 프로이트 교수 사이에 우정이 무척 돋보였던 소설이다. 나이 지긋한 어른과 활발하고 에너지 넘치는 아이의 조합은 이미 정석이다. (디즈니 영화 ‘업’이 떠올랐다.) 그리고 프로이트는 처음에는 그냥 가상의 인물인가 싶었는데, 이름이 아무래도 익숙하여 찾아보니, 실존 인물을 그대로 사용한 것으로 보였고 실존 인물을 소설의 등장시켰다는 것이 생소하게 다가왔다. 그리고 그런 그에게 프란츠는 사랑이라는 질문을 던지고, 그에 마땅한 해결을 해주지 못하ᄂᆖᆫ 점이 왜인지 따뜻하고 약간의 유머로 다가왔다. 짧은 소설이고, 내용이 메시지를 담고 있기보다는 따뜻한 시트콤 드라마를 보는 것 같아서, 가볍게 읽을 사람들에게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