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다란 순무 비룡소 세계의 옛이야기 48
아그라프카 아트 스튜디오 그림, 이반 프랑코 글 / 비룡소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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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가족이 다 그림책의 매력에 빠져있다보니

아이들 핑계로 그림책이 점점 더

늘어나고 있는 요즘


그렇게 아이와 그림책을 접하다보면

어떤 책은 한번씩 신선한 충격 혹은

신선한 영감을 주는 것을 발견하곤 합니다.

 

이번에 만난 비룡소의 신간

<커다란 순무>는 바로 그런 만남을 준

아주 특별한 책이었는데요~!


 

보통은 러시아 동화로 많이 알려져있는

<커다란 순무>는 실은

우크라이나의 작가 이반 프랑코가

1891년 우크라이나의 어린이 잡지 Dzinok에 기고한

순무 이야기가 원조이며

이후 1940년에 러시아 작가 톨스토이가 이 이야기를 개작하면서

사람들에게는 러시아판의 순무이야기가 많이 알려졌던 것이지요~


그렇게해서 잊혀졌던 우크라이나의

원조 <커다란 순무> 이야기를

최근에 우크라이나의 젊은 디자이너 그룹인

<아그라프카 아트 스튜디오>가 다시 발굴하여

우크라이나의 문화와 전통이 담긴 그림과 함께

새로 발간한 책이 바로 이 <커다란 순무>랍니다.


아그라프카 아트 스튜디오가 궁금한 분들은

아래 링크에 들어가보시면

이 작가분들이 작업한 또 다른

멋진 우크라이나풍의 작업들을 볼 수 있답니다!



이렇듯 책의 출간 자체가

우크라이나의 정체성을 찾고

우크라이나의 문화를 담아 만들어졌다는 점에서도

굉장히 독특하게 다가왔고


낯선 존재인 우크라이나를 가깝게 만날 수 있는 기회라

더욱 두근거리며 마주하게 된 그림책이랍니다.






이 책은 바로 이 표지에서부터

우크라이나스러운 면모를 보여줍니다.


우크라이나는 국토의 41%가 검은 흙으로 이루어져있고

이는 전 세계에 있는 검은 흑의 1/4 수준이라고 할만큼

검은 흙은 우크라이나를 나타내는 중요한 상징인데다가

검은 흙 자체에 영양분이 풍부해서

우크라이나에서는 "삽만 있으면 무엇이든 재배할 수 있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농업이 아주 잘 발달한 나라인데요!


표지의 검은 흙과 풍성한 녹색 식물들은

이미 그런 우크라이나의 면모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듯합니다.


우크라이나 땅에서 자라난

거대한 순무도 바로 그런 위대한 우크라이나

농어의 상징이되겠지요 ^^



이야기를 펼쳐보면

그림들은 기존에 접하던

다른 그림책들과 굉장히 다른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내기에

아이들과 보면서도

낯선 문화를 접하게되면서

새롭고 신선한 느낌을 받기에 좋았고

그 덕분에

더불어 더욱 집중해서 재미있게 본 책이었답니다!





보다시피 굉장히 독특한 느낌의 그림이지요?




 


 



책의 일러스트만큼이나

이야기도 특별한데요!


시작부터 매우 흥미진진합니다.

무엇보다도 제게는

등장인물들의 이름과 구성이 

매우 독특하게 와닿았는데요~

 

 



아마도 우크라이나의 언어를 모르기에

확실히는 알 수 없지만

한국어 번역에서 느껴지기에도

웬지 언어유희가 적용되거나

혹은 말의 어구를 비슷하게 만들어

재미있는 느낌을 주는 것 같더라고요!


예를 들어 안드루쉬카 할아버지와 마루쉬카 할머니

민카라는 딸과 핀카라는 강아지

바르바르카라는 고양이와 시로만카라는 생쥐


모두 소리가 비슷한 종결형으로 끝나는

재미난 단어들의 조합이라

읽으면서도 더욱 재미있더라고요!



전반적으로 책의 그림들은

하나하나 우크라이나의 농작물들이며

농업과 관련된 그림들이

마치 조각보를 이루듯이 한데 어우러져

매우 특별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는데요~


이런 그림들을 보면서

우크라이나의 분위기를

물씬 느껴보기도하고


순무 씨앗을 심고 키워가는

할아버지의 마음과 분위기도

함께 덩달아 색다르게 느껴볼 수도 있답니다.


이야기에서 주인공 할아버지는

어느날 밭을 갈고 순무 씨를 뿌려서

순무를 키우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물을 주고 기다리고 며칠 뒤

드디어 순무가 자라기 시작하더니

처음엔 생쥐 만했던 것이 점점 커지더니

결국엔 할아버지의 얼굴에 닿을만큼

아주아주 커지지요.



크기를 표현하기 위해서

책을 갑자기 이렇게 세로로 들고 보도록

그림의 방향을 바꾼 것도

꽤 인상적인 부분이었답니다!


특히! 이 책의 백미인 부분은

바로 이 순무를 수확하는 부분인데요!


순무를 수확하기 위해서

할아버지는 처음엔 혼자서

"어기영차 어여차 순무야 나와라!"라면서

순무를 뽑지만 도무지 뽑히지 않지요.

 



그러자 할아버지는 할머니를,

할머니는 딸을,

딸은 강아지를,

강아지는 고양이를,

고양이는 쥐를 부르면서

함께 순무 뽑기를 거드는데요!


한 명씩 늘어갈 때마다

이렇게 작은 페이지들을 넘기면서

커다란 순무에 맞써

힘을 모으는 주인공들을 표현해주니

더욱 인상깊에 와닿은 부분이었지요!


구경만 하다가

하나하나 참여자로 돌변하도록 만든

이러한 구도가 굉장히 흥미로웠답니다!



작은 책장을 넘길 때마다

점점 한 명씩 더 늘어나서

순무 뽑기에 참여하고




뽑을 때는 계속해서 반복해서
아래와 같이
"어기영차 어여차 순무야 나와라!"하면서
반복된 구호를 외치지요~



 

 



꿈쩍도 하지 않던 순무는

드디어 집에서 가장 작은 주체인

생쥐까지 모두 참여해서야

겨우 뽑히게 되는데요 ^^



거대한 순무가 뽑히면서

모두 날라가버릴 정도로

대단한 위력으로

익살스럽게 모두 꽈당 떨어지는 모습으로

이야기는 마무리되는데요~

 


특별한 교훈으로 이야기가 마무리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책을 읽으면서


씨를 뿌리고 식물을 키우고 거둔다는 것

그리고 거기에 따르는 책임과 더불어


할아버지의 노력보다도

자연의 선물로 주어진

거대한 순무를 보면서

자연의 선물이라는 농작물의 의미도 다시 생각해보고,


그리고 모두 힘을 합할 때

함께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이러한 이야기를 보면서

아이와 함께 많은 생각을 하게된 책이었답니다 ^^

 


 




아이와 더불어

색다른 분위기 속에서

우크라이나의 새로운 감성도 느껴보고

더불어 농작물에 대해서도

또 함께 하는 삶에 대해서도

조금이나마 더 느껴보기 좋았던

<커다란 순무>




봄철 아이와 함께 읽어볼

새로운 좋은 책으로

추천드려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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