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광하는 스포츠 은폐된 이데올로기 책세상문고 우리시대 77
정준영 지음 / 책세상 / 200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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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책세상문고’를 즐겨보는 편입니다. 4900원의 가격에, 문고판 크기라 가지고 다니면서 읽는데 부담이 없고, 무엇보다도 역사, 사회, 정치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이야기 거리가, 단순한 상식 이상의 수준으로, 또 부담스럽지는 않게 다루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번 읽을꺼리는(책이라고 하기엔 양이 적어요^^) [열광하는 스포츠 은폐된 이데올로기]입니다.

‘스포츠’라는 것이 ‘스포츠정신’만을 가지고 이야기 하기에는 뭔가 석연치 않은 구석이 있는데,   “.. 어려운 환경 속에서 훈련에만 힘을 쏟은 많은 선수들이 금메달을 딴 직후 감격의 눈물을 흘리는 것이 단지 경쟁에서의 승리가 가져다 주는 순수한 기쁨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라는,  적나라한 문장이 무척 맘에 들었습니다.
더불어서 한국인 스모선수로 유명한 김성택이, 스모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인간 한계 혹은 새로운 분야의 도전’이나 ‘미지의 세계에 대한 호기심’이 아니라), IMF때 닥친 경제적 어려움이라고 한 인터뷰가 왜 머리속을 맴돌았는지도 알겠네요.

단순한 ‘운동(혹은 놀이)’이, 영국에서 학생들을 통제하기 위한 목적으로 ‘체육’이라는 교과로 도입되면서 체계화 되고, 정치와 산업이 결합되는 과정들이 잘 정리되어 있습니다. 특히나 관객의 흥미를 끌어들이는 방향으로 경기 규칙이 변화하는 과정을 읽다보면, 더 이상 스포츠를 보고 즐기는 것으로 가볍게 여기지는 않을 것입니다.
또한 스포츠에 대한 문제의식의 수준이 ‘민족주의 정서의 자극’ 이나, ‘상품화’정도에 머물고 있던 저로서는, 말미에 미국에서 마라톤의 유행을, ‘합리적 보수 세력의 개인주의화’경향으로 설명하고 있는 부분이 흥미 있었습니다.

우리는 지금, 아무 생각이 없으면 재미있을 텐데, 한 번 더 생각하면 마음을 불편하게 하는 것들이 널려있는 세상에서 살고 있습니다. 비판적인 시선의 상막함과 마냥 즐거움의 석연치 않음에서 모두 자유로울 수 있는 방법이 뭘까를 고민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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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충동 김씨를 위한 책 이야기
전사섭 지음 / 시공사 / 200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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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는 도서관에서 '강유원의 책'이라는 제목의 책을 빌릴 작정이었으나, 찾던 책은 보이지 않고 '장충동김씨'가 눈에 띄었다. 지은이가, 한동안 즐겨보면 '페이퍼'에서 많이 보던 사람이었기 때문에 그리 낯설지 않았던 것도 한 요인이 되었다.

우선 이 책의 시선을 끄는 부분은  앞부분에 나와있는 책에 대한 본인의 생각과 애정을 고백하는 글이다. 아, 이 사람이 이렇게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었구나 싶어서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인데 작가에게 애착이 갔고, 또 그가 재수하는 시절 다녔다는 남산 도서관의 서고를 머리속에 그리면서 계속 흥분되는 마음으로 책장을 넘길 수 있었다.

또, 말미에 나와있는 작가, 번역가, 출판관계자와의 인터뷰또한 책을 쓰는 사람들의 이야기라는 그 자체만으로도 흥미로왔다.

이 책의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는 다양한 책들에 대한 소개는 , 지은이의 다양한 독서 이력에 눈이 휘둥그래졌고, 무척 고맙게 느껴졌다. 소개된 책들을 하나하나 찾아서 읽어볼 작정이기 때문이다. 다양한 책들에 대한 소개는 정보를 제공한다기 보다는 지은이의 개인적인 느낌이 묻어나 있기 때문에 다이제스트 식의 정보를 얻으려 하는 사람에게는 이 책을 그다지 권하고 싶지 않다.

다만 책을 너무 좋아하는 사람이 이 책을 읽으면 후회하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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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부
박완서 지음 / 창비 / 200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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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가서 하도 할 일이 없어서 30분가량 차를 타고 나와, 편의점에서 구입하여 읽은 책이다. (헉! 소설과 수필은 사서 읽지 않는다는 원칙을 깨고서!!) 안방에서 들리는 텔레비젼 소리를 들으면서 마루에 배깔고 읽어도 될 정도의 가벼운 이야기들이지만, 역시나 촘촘한 기억력(일상에 대한 애정이라고 생각한다)에 감탄을 하면서 새겨 읽게 되는 책이다. 나는, 박완서씨의 글 보다도 사람 자체에 관심이 더 많이 간다. 1931년 출생이다. 일흔이 넘은 할머니인 셈인데, 그분의 토막글 모음집을 보면서, 텔레비젼을 보며 졸고 계시는 우리 할머니를 자꾸 쳐다보았다. 내장기관과 안면근육의 일부 신경만 살아있는 할아버지 수발을 하시면서 팍팍한 삶을 살고 계시는 우리 할머니도, 박완서씨처럼 마당에 채송화를 심고, 아침마다 아차산을 오르는 일상속의 소소함들 속에서 잔잔한 감동거리를 끄집어낼수도 있는 분이라는 걸 문득 되새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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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의 노래 1
김훈 지음 / 생각의나무 / 200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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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가 적극 추천한 책이었지만, 이순신 같은 군인을 별로 안 좋아 하는 탓에 선뜻 내키지는 않았었다. 하지만 한 번 읽기 시작한 끝까지 읽어보자 하는 맘으로 읽었는데, 역시 내가 이순신을 좋아하지 않아서 이야기 자체는 영끌리지 않았다.하지만 그런 점을 배제시켜놓고 볼 때, 세세한 묘사와 간결한 문장을 통해 복원시켜 논 임진왜란은 재미있었다. 더구나 역사적인 사건으로서의 임진왜란이 아니라, 인물 중심의 이야기들이, 역사속의 영웅 이순신을 인간으로 만나게 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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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에게 변두리를 보낸다 - 'PAPER' 정유희 기자의 중구난방 무대뽀 여행기
정유희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199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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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 특성상 나는 어디론가 뜬다~ 하면 무조건 탑, 절이다. 왠지 그걸 봐야 갔다온 값을 하는 것 같다.그러다가 지리 공부를 하면서 눈을 땅이나 하늘, 공기, 그리고 그 동네의 분위기 등으로 옮길 수 있었다.그리고 이번에는 같이 가는 사람들과 즐겁게 즐기는 것 또한 여행이 되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남이 가서 좋았던 곳을 찾아 가는 것이 아니더라도, 내가 감으로 인해서 즐거운 여행. 물론 그런 여행을 만들려면 여행자가 주변인에 대한 따뜻한 애정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어야 할 것 같다.내가 그녀와 똑같은 일을 겪었다면 나는 그리 재밌지 않았을텐데, 특유의 애정어린 시선과 그러하기에 가능한 촘촘한 복원력이 놀라울 따름이다. 여행이라는 것이 별 거창한 것이 아니어도 괜찮을거라는 자신감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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