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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파일러 1
김도경 지음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09년 9월
평점 :
품절
과거 세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천재, 거대 기업의 유일한 상속녀, 스스로 세상을 향해 벽을 세워놓고 오로지 홀로있기만을 고집하는 '외롭고 사나운 병'에 걸린 여자, FBI 프로파일러 도정우.
처음 세상에 나올때부터 혼자였고, 살아오는 내내 투쟁하지 않으면 어느것하나 자신의 것이 없었음에도 항상 나보다 주변을 살펴줘야만 직성이 풀리는
'완벽주의 따스함 병'에 걸린 남자, 종합병원 원장 이시현.
이 두 병자(病병들병者)가 만나 서로가 서로의 상처를 보듬어주고 치료해주면서 마침내 사랑의 완성을 이룬다는 게 로맨스 차원에서의 줄거리이고, 남주 시현의 과거가 하나 둘씩 밝혀지면서 프로파일러인 여주가 맡고 있는 연쇄살인범과의 실체에 점점 가까워진다는 게 스릴러 적인 요소이다.
물론, 남주가 연쇄살인범은 아니다. 하지만, 초반부에서는 책 뒷면의 소개글을 다시 한번 읽어보기까지 했다. 남주 이름이랑 직업이 뭐였지?....맞지?....맞구나...하면서. ^^;
어쨌든, 초반부는 좀 식상한듯 -야자가 끝난 여고생의 납치 장면등..-한 이야기와 여주 정우의 괴팍한 말씨와 행동등이 많이 거슬렸었다. 뭐야...천재면 다 이래? 이러면서.
뚜렸한 스토리 전개도 없이 남주와의 이쁘지않은 감정소모 장면도 책을 몇번이나 쉬었다가게했지만 1권 후반부쯤 제대로 된 사건의 진전과 인물들이 보이고, 그동안 길게 늘여서 포석을 깔아 놓았던 감정선들과 상황들에 당위성이 깃들면서 2권을 잡는 속도가 빨라졌다. 결론적으론 아주 나쁘지만은 않았다.
특히 행동심리학 실험중 실제 행해졌다는 '아기 알버트 실험' 내용은 정말 충격과 분노를 자아냈다.
우리 인간은 인류를 위한다는 명목으로 (혹은 개인적인 호기심과 욕심으로) 어디까지 잔인해 질 수 있는걸까? 이 책의 리뷰 글 중에 '다시 손이 가기가 두렵다'라고 썼던 글이 기억난다.
읽는내내, '뭘, 이 정도 가지고....' 하는 의문점이 들었었다. 그런데, 그분이 왜 그렇게 썼는지 책장을 다 덮고 나니 이해가 갔다. 책 전체가 어둡다. 사건이 해결되고, 범인이 잡혔음에도.
무언가 끝으로 갈수록 밝아지다가 행복하게 끝나야하는게 로맨스 소설의 특징인데, -물론, 이 책 역시 해피엔딩 맞다! ^^; - 이 책은 끝까지도 '무조건 행복하게 잘 먹고 잘 살았습니다~' 가 아니라, 진짜 현실의 '삶'이다. 언제 어느때고 사고가 날 수 있는 우리 현실, 나로 인해서 벌어지는게 아니라 타인에 의해서도 얼마든지 구렁텅이로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으며, 반대로 내 의지가 아님에도 나로인해 상처입고 고통받는 타인도 생길 수 있는 현실을 보여주기때문에 무섭다.
그래서 나 역시 이 책의 리뷰에 이렇게 남기련다.
" 한번은 괜찮으나, 다시 펼쳐보고 싶지는 않은 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