렌 1 - 개정판
지영 지음 / 아름다운날 / 2011년 12월
평점 :
품절


개정판이 나오기 전 재판본때 리뷰를 남겼던 내 글이다. 아무리 개정판이 나오면 구판본은 사람들이 안 찾고, 그 밑에 달린 리뷰도 묻힌다지만 어떻게 남의 글을 아무런 설명없이 그대로 copy해서 쓰는지...출판사가 이래도 되는지? yes24에만 그런줄 알았더니...알라딘에도...참...

처음엔 신기하다가, 나중엔 기분이 좋지 않았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의 개정판-이든 재판이든-은 좋다. 좋은 책이고 가슴을 울리는 책이고 잘 써진 책이므로. 그런 의미에선 알라딘의 <책소개>부분의 글은 참 마음에 안든다. 책을 안 읽어본 사람이 썼던가, 현대글만 소개를 썼던가, 마음이 참 건조한 사람이 쓴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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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으로부터 400여년전 왜국의 장수와 조선에서 전쟁포로로 끌려온 여인이 만난다. 그들의 사랑은 너무 힘들고 어렵고 고달프다. 하지만, 절대 잊혀지지 않는 가슴의 아릿함으로 남아 오래전 읽은 책장의 표지만 보아도 손끝으로 한번 쓰다듬어 주게 된다.

  임진왜란의 끝무렵. 본국으로 도망가던 왜병들은 닥치는 대로 조선양민들을 관선(船:배)에 싣고 노비로 끌고 갔다. 그 속에 요양차 강릉에 머물다 붙잡혀온 모녀가 있었으니, 윤이규 도지사영감의 처와 그의 무남독녀 딸 윤설연(렌)이었다. 당시 11살이었던 그녀는 병든 노모를 구환하며 일본에서 말그대로 천비의 신세로 연명하게 된다.  

  그러다 강릉 산사에 있을때 인연이 닿아 목숨을 구해주었던 일본의 무사 신겐을 만나 그의 양딸이 된다. 어머니는 결국 지병으로 돌아가셨지만, 렌 어머니의 단아하고 고운 모습에 반했던 신겐은 렌에게라도 아비노릇을 하고 싶었던것이다. 하지만 덕분에 렌의 나이 18세때 그가 주군으로 모시고 있던 가토 당주(지방수령정도)의 눈에 띄게 되어 정략적 목적으로 히타치의 다이묘(수령) 키타가와 류타카 측실로 바쳐지게 된다.  가토 당주가 원하는 것은 자신의 간자 역할이었고 그녀의 거부할 수 없는 족쇄는 일본에 같이 끌려왔던 사촌오빠의 목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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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 그 아이, 세이쥰은 4살이 되었다. 하지만, 어미도 없이 잔정없는 아비 속에서 자란 아이는 타고난 영민함을 밖에 보이기도 전에 말을 더듬게 되었고, 점점 포악해지기만 했다. 렌과 류타카가 첫만남도 렌이 가토 당주의 문사로서 히타치를 방문했을때 세이쥰이 죽은 생모가 연못에 있다는 요시노의 거짓말을 믿고 뛰어든것을 마침 곁에 있던 렌이 구해주면서 이루어졌다. 그때 렌은 맑고 담담하게 "히타치의 다이묘는 군자가 아닌 소인배"란 말을 함으로써 류타카에게 날카로운 첫인상을 남긴다.

  첫만남부터 예사롭지 않게 다가온 그녀는 일본의 전열도를 호령하는 도쿠가와의 앞에서도 당당하고 명민했다. 처음 가토 당주가 뇌물처럼 내민 계집을 받을 마음이 추호도 없던 류타카였지만 그녀에게로 향하는 호기심과 외숙부의 명을 어길수 없어 그녀를 히타치의 사람으로 받아들인다. 히타치에 혼자 남겨진 렌은 두번의 자살(?)시도를 막았다는 이유로 세이쥰에게 미움을 받지만 차츰  아이의 숨겨진 외로움과 영민함을 알아본 렌의 노력으로 친해지게 되자 그의 메노토(아이를 교육시키고 돌봐주는 사람)가 된다. 말도 안하고 포악하기만 하던 아이가 렌을 만나면서 보통의 아이처럼 웃고 떠들기 시작하자 다들 신기해했고 그 가운데 류타카도 있었다.

   류타카가 처음 본 렌은 사람을 잡아끄는 맑음과 탄복할 만한 영민함, 아무나 무시할 수 없는 당당함을 지닌 어린 계집애였다. 하지만 동시에 그녀는 너무나 따스하고 보드라워서 어려서 그를 떠난 어미의 품속을 떠올리게 했다. 언젠가 부터 그녀를 쫒는 자신이 낯설어 처음엔 일부러 밀어내려 하지만, 시나브로 렌을 가슴에 품게된다. 그리고 그녀를 일곱번째 측실로 삼는다.  

................................중                                                  략...................................

거칠고 투박하지만 짙고 깊은 그의 눈빛에서 진심을 읽을 수 있었던 렌. 하지만, 조선인 포로로 끌려온 렌의 입장으로선 어머니를 병들어 죽게하고 조국을 침략한 왜장을 받아들일수 없었다. 그녀의 혼란은 그녀 자신뿐만이 아니라, 류타카도 힘들게 하였지만, 류타카의 끊임없는 구애에 그녀 역시 류타카를 어느새 가슴 깊이 받아들이고 만다. 하지만 내색하지 않기에 류타카는 항상 그녀의 사랑에 목마르고 애타했다. 그녀가 떠나버릴 것 같아서.

................................중                                                  략...................................


 얼마 후, 키타가와家에 전쟁의 희생물로 시집와 복수의 칼날을 갈던 류타카의 서모는 자신의 친정과 내통하여 히타치의 성을 기습 공격하고 불에 휩싸인 곳에서 렌은 임신한 하루를 위해 호위무사를 양보하고 자객과 불에 맞서야했다. 불기둥과 연기가 그녀를 덮치는 순간 그녀의 가장 큰 후회는 류타카에게 자신의 사랑을 한번도 말하지 않았다는 사실이었다. ....... 

류타카 역시 쏟아져 들어온 기름과 불방망이, 숨어들어온 자객과 싸우다가 부상을 입고 간신히 렌을 찾지만, 어디에서도 그녀가 보이지 않자 불타는 집으로 뛰어들려한다. 말리는 수하들의 손에서 피눈물을 흘리며 오열하는 그의 맘속엔 그녀에게 사랑한단  말을 하지 못했다는 후회만이 가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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