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연찾기 - 단편
현고운 지음 / 눈과마음(스쿨타운) / 2004년 1월
평점 :
품절


대한민국의 능력있고 준수하고 게다가 부유하기까지 한 신체건강한 남자와 캐나다에서 자라고 변호사까지 된 유능하고 사랑스러운 여자가 부모님들의 계략으로 만나 사랑을 하고 인연을 맺게되는 이야기.

 여준은 갑작스런 아버지-대한그룹 회장-의 이야기에 황당함을 넘어서 분노를 느꼈다.
아닌 밤중에 홍두깨라고 웬 갑자기 나타난 약혼녀라니… 한번도 본적없는 여자와 결혼을 하라며 그렇게 하지 않으면 자신이 어렵게 지켜내고 본 궤도에 올려놓은 회사를 자신이 극도로 싫어하는 매형에게 넘긴다는 협박까지 하는 아버지. 마지못해 마중나간 공항엔 그다지 예쁘지도 않고 매력적이지 않은 '날라리'에 '볼것 없는'여자가 와있었다. 얼마나 매력이 없으면, 캐나다에 살면서 여기까지 남자를 찾아서 올까 싶었다.  

  그 날라리라고 소개 받았던 여자는 변호사 과정을 1년 남겨둔 수재였으며 고집과 당돌함과 다정함과 사랑스러움을 동시에 갖춘 여자, 한상은이었다. 그녀 역시 미국으로 유학가서 공부 잘 하다가 -완벽한 왕자님 알렉스라는 변호사 남자친구에게 청혼까지 받았다 - 아버지로부터 뚱딴지같이 약혼자가 있다며 자신이 죽기전에-물론, 연극이었다- 1년만 한국에 가서 머물러 있다 오라는 부탁같은 협박을 받고 귀국한 상태였다. 그 약혼자라는 남자가 바람둥이에 여자 보는 눈은 없다는 평과 함께.   

  그렇게 처음 만난 둘은 개와 고양이 처럼 으르렁 거리지만, 둘다 결혼에 부정적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확인하고는 작전을 짠다. 두 아버지의 말대로 '생날라리'에 '바람둥이'가 되어서 양가부모님들을 실망시켜서 파혼을 하게 하자는 것이었다. 말그대로 둘은 "오월동주"였기에.그날부터 상은은 야한 옷차림과 양아치같은 머리스타일로 변신을 했고, 여준은 완벽한 바람둥이처럼 여자들을 몰고다녔다.

  하지만 첫날 작전을 위해 변신한 상은을 보고 여준은 그 여자가 공항에서 만난 심심한 여자와 동일인인지 뜨끔한다. 그리고 그녀가 보이는 눈웃음과 당당함과 명석함에 매료되기 시작한다. 그러면서 조금씩 그녀와의 결혼을 생각하게되고 상은 역시 처음에 툴툴대고 고압적으로만 보이던 여준의 다정함과 속깊은 마음씀을 알게되자 그를 향해 조금씩 마음을 열게 된다. 물론, 이렇게 되기까지에는 여준 가족들의 열화와 같은 하지만 결코 들켜서는 안되는 피나는 노력들이 있었다. 질투작전부터, 데이트 작전 , 반협박까지...^^

  이때 즈음, 늘 그렇듯이 방해하는 경쟁자들이 나타난다. 상은이 오기전 여준이 만나던 혜림이라는 여자가 둘 사이에서 방해를 하지만, 현명하고 당당한 상은은 지혜롭게 그 여자를 물리치고 동시에 자신을 찾아 한국에 온 알렉스와도 정리를 한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알렉스와 마지막 작별인사로 포옹하는 장면을 보게된 여준은 상은을 오해하고 불같은 성질에 떠나버리라고 말한다.  

  상은 역시 해명의 기회도 주지 않는 여준에게 화를 내고 다시 자기를 찾아올땐 싹싹 빌어야 할거라고 예언같은 말을 하고 진짜로 떠나버린다. 사랑하지만, 너무 불같은 그의 성질을 한번은 눌러주리라 결심하며. 그리고 진짜로 여준은 일주일만에 그녀를 찾아 지구를 반 바퀴 돌아 미국을 거쳐 캐나다로 간다. 그리고 마침내 그녀와 만나 사랑을 이룬다. 결혼 후에도 상은의 남은 공부때문에 떨어져 있어야 했지만, 여준은 그녀를 넓은 마음으로 사랑한다는 맹세를 지키며 미국과 한국을 오간다. 2세를 꿈꾸며… 
 

ㅋㅋㅋ… 이것도  재밌었다.  현고운님은 정말 사람을 한번도 실망을 시키지 않는다. 

내용이 간결하고 뻔하면서도 같이 흥분되어지고 웃음짓게된다.  얼핏 느낌은 내가 현고운님의 작품중 제일 좋아하는 <1%의 어떤것>과 비슷하다. 여주와 남주의 대화도 스토리 전개도.  

다만, 이 작품은 제목이 너무 밋밋하다고 생각했다.  내용에 미치지 못 할 정도로.  그래서 히트를 못친것이 아닐까라고.  그런데, 요새 이 작품이 시리즈물인 <운명사랑하기>와 세트로 같이 묶여 드라마화 되면서 다시 주목받고 있다.....<인연만들기1,2> 제목은 별반 크게 달라지지 않았고, 드라마는 안봐서 모르겠지만 아마도 재밌으리라.  

어쨌든, 이 책속에 나오는 여러 조연들 중에 시리즈물인 <운명 사랑하기=인연만들기 2>의 등장인물들도 나오는데, 여주의 여동생 효은은 주인공으로, 남주의 친구 신후는 여전히 조연으로 나온다. 음...개인적으로 난 이 둘이 엮였다면 더 재밌는 글이 되지 않았을까 싶다.   

하나 더 동생 효은의 운명적 사랑 얘기 보다 상은의 인연을 찾는 얘기가 더 깔끔하고 재밌었다. <운명사랑하기>의 주인공이 갖은 부와 아름다움과 화려함등이 이글 속 주인공인 여준의 다정다감함과 상은의 똘똘한 사랑스러움을 넘어서질 못했기 때문이다. 

 

 

두 사람의 눈이 가만히 마주치고 상은이 여준을 바라보며 미소를 짓자, 그는 그동안 자신이 이 여자의 얼굴을 보고 싶어 했다는 걸 깨달았다.  둘의 눈빛을 가만히 바라보던 김 회장과 박여사도 슬쩍 미소를 지었다. 이래서 어른이 필요한 법이다.  

"흠." 

김회장의 낮은 기침 소리에 여준과 상은은 얼른 제자리로 돌아왔다. 아버지의 얼굴이 못마땅하게 그들을 향하고 있다. 

"죄송합니다. 뭐라고 그러셨어요?" 

여준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아직 뭐라고 안 그랬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제 가야지요?" 

벌써11시가 넘고있다.  현관으로 향하던 여준이 갑자기 뒤돌아 그녀에게 다가왔다. 

"뭐 하는 거예요?" 

그가 멀뚱히 서 있는 그녀의 허리를 감싸 안아왔다. 

"인사." 

여준은 빙긋 웃으며 그녀의 얼굴을 감싸고 거실 벽에 몸을 밀어붙였다. 

"이봐, 눈 감아야지." 

..............시간이 멈추어진 듯하다. 

"상은아, 난 캐나다식 인사가 마음에 들어." 

"이게 인사라고?" 

사람 정신을 홀딱 빼놓고 정작 본인은 저렇게 만족한 눈빛으로 환하게 웃으며 집을 나서고 있다. 어쩌면 아버지 말씀이 옳을지도 몰랐다. 대책 없는 바람둥이가 아니라면 이렇게 키스를 할 리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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