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녀의 정원 1
이리리 지음 / 파란(파란미디어) / 2008년 6월
평점 :
품절


<연의 바다>이리리님의 작품. 단지 작가님의 이름만으로 선택했던 글이었다. 

지구의 인간들과 섞여 그 존재를 드러내지 않은채 세습되고 있는 마녀의 세계. 마녀의 후손인 여주와 평범한 -하지만 능력있고 잘생기고 집안까지 되는- 인간인 남주가 사랑에 빠지고, 그 사랑을 완성하기 위해 겪게되는 사건 얘기들.

 여주 세라는 격세유전으로 유전된 세습마녀다.  그녀의 집안에선 외조모와 두오빠 모두 혈통을 이어받았지만 오빠들은 거부했기에 평범한 인간 천재 내지는 수재의 영역에서 활동하고 있다.  

그녀의 마녀로서의 능력은 주변을 따스하고 환하게 에너지를 충족시켜주는 힘이 가장 큰 특징이다. 물론, 손끝으로 물건을 조정한다든지, 불을 붙이거나 끄는것 정도는 기본이다.  

또 한사람 그녀의 주변엔 어려서부터의 소꿉친구이자 외조모의 단짝 친구이신 할머니의 손자 마법사 이진도 있다. 그는 잘생긴 외모와 능란한 말솜씨 좋은 머리등으로 희대의 카사노바이자 돈주앙임을 자처하고 있다. 물론, 두 할머니는 열렬히 세라와 이진이 부부로 맺어지길 원하지만 둘은 친구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특히 이진은 한 여자에게 매이는걸 극도로 싫어하기 때문에 세라를 끔찍히 아끼고 위하면서도 결혼은 거부하고 있었다. 세라 역시 어려서는 몰래 좋아하기도 했었지만, 철들고 나서 머저리같은 교회신자와 -사탄아 물러가라 소리를 들었다- 그녀의 능력을 미리 알고 자신의 사기에 이용하려고 했던 사기꾼을 만나고 나서는 이성과의 진지한 관계는 미리 피하는 편이었다.  

그런 그녀 앞에 자신의 여동생을 꼬여내 사이비 종교에 끌고 왔다며 얼굴을 굳히고 달려든 남자가 있었으니 수현이었다. 국내에서 판사로 있다가 다시  하버드 법대에 진학, 국제변호사 과정까지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해 현재 IMB이나 WHO에서 스카우트 제의를 받고 있는 인물이었다.  

아버지는 몇번의 국회의원을 역임한 의원이었고, 어머니 역시 부와 명예를 몇대째 이어오는 집안의 영양으로 여러 개의 회사와 병원,학교등을 소유하고 관리하는 재단의 이사장을 역임하고 있었다. 그런 어머니 밑에서 둘째 아들인 수현은 착하고 말 잘듣는 영특한 아이로 컸고, 여전히 어머니의 제일 큰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었다. 어느날, 어려서부터 제멋대로 였던 여동생이 마법이나 마녀에 빠져 또다시 사이비 종교집단에 빠져있는 줄 알고 잡으러 왔던 수현은 마녀의 정원이라는 홍차 전문 찻집을 운영하고 있는 세리를 만난것이다. 그리고 밝고 환한 거침없는 아름다움을 갖고 있는 마녀 세리에게 첫눈에 반한것이다.  

그때부터 영특한 영재에 수재소리를 들으며 모두에게 떠받들어져서 오만함과 딱딱함만이 전부였던 수현은 달라지기 시작했다. 세리에게 데이트를 신청하고, 세리의 주변을 맴도는 이진에게 질투를 느끼고, 엄청나게 권위적이던 여동생에게까지 세리에대한 정보를 위해 약한 모습을 보여가며 세리의 곁으로 다가선다.  

마침내 무뚝뚝하고 이기적이고 유머감각 제로인 수현은 절대 아니라고 장담하던 세리의 마음이 열리게 된데는 그가 익숙하지 않음에도 진심으로 노력하는것이 느껴졌고, 그녀를 자신의 세상에서 중심으로 두는것이 보였기에 그 마음을 받아들이게 된것이다. 그럼에도 둘이 사귄다는 사실이 알려졌을때 주변의 모든사람이 다 경악하고 놀라워했다.  

그중에 세리의 주변 사람들은 평소 그녀를 잘 알기에 의외였지만 대부분 축하해 주었고, 수현의 가족들중 특히 어머니는 목숨을 걸고 반대를 했다. 몇년전 큰아들이 데리고 왔던 여자를 억지로 떼어놨듯이 이번에도 할수 있으리라 그녀는 장담했지만, 그것은 그녀의 착각이었다. 큰아들 도현은 매번 반항했지만, 결국은 꺽이곤 했었다. 하지만, 작은아들 수현은 매번 순응하는듯 보였지만, 실상 들여다보면 자신이 하고 싶은대로 결국은 다 이루어냈던 것이다.  

그렇게 서로의 집안 사람들에게 소개를 하던 어느날 마녀의 정원이 아주 처참하게 유린당하는 일이 발생하고, 그것은 세리에게 불안감을 안겨준다. 그 즈음 세리가 마녀라는 것을 수현이 우연히 알게되고 처음 당황스러워하던 수현은 이내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리를 사랑하고 있었기에 마녀인 그녀를 감싸안게 된다. 하지만 원래부터 세리가 마녀임을 알고 있던 수현의 여동생 경림의 다급한 전화 한통으로 세리의 불안감은 현실이 된다. 경림과 함께 납치 감금을 당하게 된것이다.  

경림이 아무 의심없이 같이 마녀의 정원에서 종업원으로 일하던 진혁의 전화를 받고 나갔다가 협박에 의해 세리를 불러내는 전화를 하게 된것. 그리고 그녀들은 갑자기 태도가 돌변한 진혁 일행에 의해 납치를 당했고 밀폐된 방에 갇혀버린것이다. 사실 진혁 역시 변종으로 태어난 마법사였고, 그동안 일부러 세리의 곁을 맴돌면서 세리에게 마음을 사기위해 행동했던 것이었다. 그의 능력은 자신의 마음을 숨기고 남의 생각과 마음을 조정하는 것. 하지만, 세습유전으로 이어진 힘이 아니라 특정한 장소에서만 그 힘이 증폭이 되었었는데, 우연히 알게된 세리라는 존재가 자신의 힘을 증폭시켜준다는 것을 알게된 것이다. 그래서 진혁은 그녀를 소유하려고 맴돌았지만, 세리가 수현과 사랑에 빠져버리자 화가난 그는 그녀를 납치한것이다.  

이제야 진혁의 본모습을 알게된 세리는 화가 났지만, 밀폐된 공간이었고, 더군다나 민간인인 경림과 함께 였기 때문에 탈출하기가 쉽지 않았다. 한편 수현과 이진은 평소의 라이벌 관계에서 휴전을 맺고 같이 세리를 찾아나섰다.  결국 수현의 뛰어난 두뇌와 판사시절의 추적실력으로 진혁이 세계
적으로 방대한 지역에 걸쳐있는 종교집단 교주의 아들이고 현재로서는 젤 영향력있는 후계자라는 걸 알게된다. 그런 그에게 붙잡혀 있는 세리를 구출하기 위해 수현과 이진은 진혁의 어머니를 찾았고 그가 세리를 반려자로 삼고자 함음을 알게된다. 하지만, 수현은 맹렬한 질투와 분노를 누르고 세리가 얼마만한 힘을 갖고 있는지,그래서 충분히 진혁과 그 주변을 망가뜨릴수 있음을 상기시켜주고 협박을 한다. 결국 교주의 부인인 진혁의 생모는 아들의 생명과 자신들 집단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 아들의 행방을 알려주고 추격전이 벌어진다. 마지막 순간 결국 자신이 잡히고 세리를 빼앗길것을 안 순간 진혁은 세리의 목을 조르기 시작했고 절대절명의 순간 뒤쫒아온 수현에 의해 녹신하게 두들게 맞는다. 물론, 주변의 수하들은 이진의 마법으로 묶여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지만.  

그렇게 구출된 세리와 경림은 병원 치료를 받았고, 정신감정까지 받게된 경림의 소문이 날까 두려워한 수현의 어머니는 결국 떨떠름한 표정으로 수현과 세리의 결혼을 받아들이게 되었다.  

그렇게 3년이 지난후. 이제 여우같은 색시 세리에 의해 길들여진 수현은 자기 손으로 양말로 못 꺼낸던 샌님이 아니라 쓰레기봉투까지 내다버릴정도로 다정다감한 인간 수현이 됬다.그리고 태어난 첫째 아들 덕에 시어머니의 태도도 많이 누그러져 세리는 걱정없는 생활을 하고 있다. 다만 한가지, 격세 유전인줄 알았던 마법사의 기운이 세리의 아들에게서 그것도 백일이 조금 지난 아기에게서 나타난것만이 유일한 걱정이었지만.  

세리는 아들에게 아빠가 놀라실테니 숨기라고 얘기했지만, 수현은 벌써 알아버렸고, 다시 아들에게 자신이 안다는걸 엄마에게 알리지 말라고 얘기한다. 그들은 여전히 서로를 사랑하고 행복해한다. 비록 이 말썽쟁이 큰아들이 나중에 말도 못할정도로 사고를 치고 속을 썩힐거라는 걸 알면서도.
 

 음…줄거리는 간단하다. 그런데, 내용은 지루했다. 솔직히, 이제껏 이리리님의 작품들 중에서 제일 실망이다. 마녀라는 타이틀을 갖고 있어서 조금은 빠르고 숨가쁘고 스펙타클한 면을 기대한 탓이었는지 너무나 느리고, 갑갑한 사건 전개, 여주인공은 그나마 나았지만, 남주인 수현의 덜카리스마적(?)인 모습이 좀 아쉬웠다. 게다가 중간중간 나와있는 홍차에 대한 마녀들의 일기 형식의 글들은 글의 흐름을 끊어놓기 일쑤라 나중에 가서는 거의 읽지 않았다. 나중에 시간나면 다시 그것만 읽을 지라도…음…혜잔의 향낭에서도 이런식으로 인형들의 테마전설을 올린글들이 있었는데 그것들은 처음엔 짜증이 났었지만, 나중엔 나름 재밌게 다가왔었는데…. 
 

어쨌든, 이리리 님의 필력은 어디 가지 않아서 감정의 변화라든가, 당위성 같은점은 느리지만 확실하게 수긍이 갔다. 하지만, 타이틀에 비해 너무 평이한 줄거리와 약한 캐릭터 익숙치 않은 구성등이 다소 실망감이 들었다. 차라리 같은 마법사인 이진과의 사랑얘기였다면 더 재밌지 않았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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