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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은교, 육체를 바꾸다
김원경 지음 / 동아 / 2006년 10월
평점 :
품절
흔하진 않지만, 새롭지만도 않은 영혼이 바뀌는 이야기.
22살의 여대생 송은교는 뒤늦게 연예인사랑에 빠져 잘나가는 그룹 <대칸>을 쫒아 행사장 보조를 갔다가 리더인 한세영이 위험에 처하자 그를 밀치고 죽게된다.
하지만, 저승사자를 따라간 그녀는 잘못왔다는 말을 듣게되고 죄책감을 느낀 저승사자에 의해 그녀의 없어진 육체대신 자살흉내만 내려다 진짜 죽게된 신소리라는 여자의 육체에 그녀를 넣어준다. 신소리라는 여자의 정보는 26살이라는 것밖에 모르고 깨어난 은교앞에사고 당일 기획사에서 잠깐 만났던 강우현이 소리의 약혼자이고 그가 그녀를 엄청나게 싫어한다는 사실을 알게된다. 이유는 살아생전의 신소리의 행동거지가 무척 못되고 안하무인이었고 특히 약혼자인 우현에게는 스토커만큼 맹목적이어서 파혼하려는 우현을 붙잡기 위해 거짓임신으로 협박까지 했다는 것.
하지만, 태생이 사교성이 많고 주변에 사람들을 잘 챙기는 성품인 은교는 곧 주변 사람들을 감동하게 만들고, 좋아하게 만들었고 처음엔 기억상실증이라며 이전의 행적들을 잊은척 하는 소리를 냉랭하게 봤던 우현도 달라진 그녀의 모습에 점점 끌리게 된다. 가끔씩 그녀에게서 풍기는 바닐라 향이나 그녀가 무의식중에 하는 행동에서 그날 아침 잠깐 만났던 은교를 떠올리던 우현은 그녀가 낯선동네의 아파트 앞에서 울고있는걸 목격하게되고, 마침내 가족들을 떠올리며 괴로워 술취한 은교의 입에서 신소리는 죽었고 자신은 송은교라는 말을 듣게된다. 하지만, 온전히 믿을수 없던 우현은 원래부터 소리를 좋아해 접근하려했던 그룹 태칸의 한세영이 달라진 소리(은교)에게 접근하자 위험을 느낀다. 그날 아침의 대화에서 은교가 한세영을 좋아하고, 그를 위해 죽음까지 불사했던 것을 떠올린 것이다. 그러면서 서서히 그 역시 소리의 몸에 은교가 왔음을 인정하지만, 이전의 소리처럼 자신을 마냥 좋아해주지 않는 은교에게 서운함과 초조함을 느낀다.
그러던 차에 은교는 소리의 일기장을 발견하고 그녀가 마냥 나쁘다고만 할수 없는 외롭고 불쌍한 사람이었음을 알게된다. 동시에 우현을 동시에 좋아해서 연적이 된 현주라는 두얼굴의 사악한 친구도 알게된다. 나쁜일을 도맡은건 소리였지만 사실 알고보면 모든것이 여우같은 현주의 계략이었음을 알게된것이다. 그런 현주가 외국에서 돌아와 본격적으로 은교와 우현을 갈라놓으려 하지만, 이젠 자존심만 세우고 흥분하기만 잘하는 소리가 아니라 은교인지라 오히려 우현에게 자신의 사악한 본모습만 들키게 되자 분노한 현주는 몇달전의 사고처럼 은교와 우현을 위험에 빠뜨린다. 이번엔 정말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몸을 던져 우현을 구한 은교는 또다시 저승사자 앞에 서게되지만, 책임감있는 저승사자에 의해 다시 이승으로 돌아오게된다.
비슷한 줄거리의 조효은님의 <당신의 아내가 되어드릴게요>를 떠올리지 않을수 없었다. 물론, 이것은 이미 결혼을 한 남편으로서 남주를 만나고 이혼의 위기를 극복하고 해피엔딩이 되는 과정을 그린것이 다르지만, 전체적으로는 바뀌기 이전의 몸의 주인이 주변사람들에게 민폐를 끼쳤고, 상대 남주가 환멸을 느끼고 있었다는 점도 똑같다. 부자에 나이가 더 많은 몸으로 들어가는 것까지도. ^^
어쨌든, 개인적으론 그닥 재밌지는 않았다. 기대가 커서 그랬는지, 평들이 좋아서 그랬는지...뭔가 통일되지 못하고, 자꾸 같은 얘기의 반복에, 필요없는 사건들이 살짝 지루함까지 줬다. 아무래도 김원경 작가님의 아직은 다듬어 지지 않았을 과거작품이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바보옹주 금랑>이나 <월하정인>같은 것은 소장하고 있고 대단히 재밌게 봤기 때문에. 앞으로의 신작을 기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