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 인

케이스릴러 시즌 3

고도원 미스터리 스릴


사냥이 시작되면 아무도 그녀의 계획을 벗어날 수 없다






수영이 그날 취조실 문을 열고 들어간 건, 석희를 만나 직접 말해주기 위해서였다. 스스로 권리를 지키지 않으면 누구도 대신 지켜주지 않으니 변호사를 통해 이 상황을 외부에 알려달라고. 저도 도울테니 상담이 진행될 수 있을 만한 환경을 같이 구해보자고 했다.

석희는 부탁 아닌 부탁에 묘한 웃음을 지었다. 흥미로워하면서도 내키지 않는 기색이었다. 자신을 위한 일인데 왜 원하지 않는 것 같지?

의문이 스쳤으나 그걸 짚어보기 전에 석희가 먼저 입을 열었다. 조사받는 지난 한 주간 내내 입을 다물었다던 사람의 첫 마디였다. 


“……선생님은 좋은 사람 같네요. 그럼 선생님, 저랑 게임 하나 하실래요?”


문제 하나에 진술 하나. 선생님, 지금이 몇 시죠? 오후 네 시. 우리 매일 이 시간에 만나요. 내일 네 시까지 제가 낸 문제의 정답을 가져오면 저는 그 보상으로 한 건의 진술을 하는 거예요. 검사는 저한테 열일곱 건의 살인혐의를 걸었어요. 그러니까 저는오늘부터 선생님께 제 진술을 들을 수 있는 17일을 드릴 거예요. 하루에 하나씩.



산사태로 묻혔던 시체들이 쏟아지면서

20대 후반의 여성 연쇄살인범이 잡혔다는 소식에 세상이 들썩입니다.


17명을 살해한 연쇄살인범, 석희

그리고 붙잡힌 석희를 상담하는 심리상담사, 수영


석희는 수영에게 한 가지 게임을 제안합니다.

자신이 내는 문제를 하나씩 풀 때마다

피해자를 어떻게 죽였는지 알려주겠다는 제안이었습니다.




수영이 첫 번째 문제를 가지고 나왔을 때, 수사팀에서는 지능범죄수사팀의 지원까지 받아 그것을 해독하려 했다. 석희의 제안도 갑작스러웠지만, 석희가 낸 그 문제라는 것도 괴상하기만 했다. 수학적인 계산이나 추리, 암호의 영역이 아닌 넌센스 문제가 아니냐 할 정도로 규칙성이 없었다.


다음 날 오후 네 시, 결국 수영은 아무것도 풀어내지 못한 채 빈손으로 그녀를 대면해야 했다. 석희는 아쉽다는 얼굴로 말했다.


“별로 절실하지 않은가 봐요. 나라면 수단 방법 안 가리고 풀었을 텐데.”


이틀째, 긴급회의가 열렸다. 수영도 회의에 참석해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석희의 제안을 받고 그것을 실행하고 있는 사람이라는 이유였다.

회의는 지지부진했다. 담당 검사는 왜 저런 요구를 들어주고 있느냐, 연쇄살인범의 장난에 놀아 날 시간이 없다며 퀴즈를 풀어내는 것 자체를 거부했다. 하지만 도대체 어디에서 말이 샌 것인지 이미 퀴즈에 대한 기사가 뜬 후였다.

이미 기사가 떴는데 열일곱 명이 죽어 나갈 때까지 살인마를 잡지도 못한 무능한 검경이 진상마저 밝히지 못한다면 얼마나 욕을 먹겠느냐는 것이었다.

그때, 수영은 다소 충동적으로 말을 던졌다.

기사가 이미 떴고, 사람들이 퀴즈의 존재를 알고 있다면 차라리 이것을 공유해서 정답을 수배해보자.



베일에 쌓인 살인 행각의 전모를 밝혀낼 기회를 움켜쥔 수영

그녀는 상상조차 하기 어려운 방법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합니다.


그리고 살인사건에 피의사실 일체를 자백 받으며

석희와의 게임이 끝난 듯 싶었지만…….




수영은 지친 목소리로 물었다.


“내 딸 어디에 있어”


석희는 대답 대신 웃기만 했다. 그 웃음소리를 듣는 순간 수영의 머릿속에서 버티던 무언가가 뚝 끊어졌다. 수영은 휘어진 가드레일을 발로 콱 내리쳤다. 맨발이 쇠판에 세게 부딪쳤으나 머리끝까지 차오른 분노 때문에 얼얼한 감각조차 느껴지지 않았다.


“어디 있냐고!”


수영의 다리가 다시 크게 들렸다. 이번에 내리치면 정말 떨어질지도 몰랐다. 하지만 차라리 이렇게 해서라도 이 모든 게 끝난다면. 수영은 다시 힘껏 내리쳤다. 아니, 내리치려 했다.

수영은 타격을 받고 바닥을 나뒹굴었다. 누군가 수영을 몸으로 부딪쳐 밀어낸 것이다.

전혀 대비하지 못한 탓에 바닥에 부딪히는 충격을 그대로 받아내야 했다. 몸 곳곳으로 통증이 파고들었다. 간신히 고개를 들자 검은 헬멧을 쓴 사람이 석희를 끌어올리는 게 보였다. 얼굴은 보이지 않았지만 못 알아볼 수 없는 사람이었다.



뉴스에 석희가 구치소 호송 버스에서 탈출했다는 소식이 전해집니다.

그리고 오래 전부터 계획이라도 된 듯 수영에게 전해지는 석희의 메세지.


끝난 줄 알았던 석희와 수영의 게임은 지금부터가 시작이었습니다.

그리고 석희의 사람들이 하나둘씩 나타나는데요.


이들은 왜 연쇄살인범 곁에 있으며 무슨 목적으로 움직이는 걸까요?

그녀가 노리는 진짜 사냥감은 누구일까요?




서서히 좁혀들어가면 두 개의 타깃이 보인다

단 한 번의 기회, 한꺼번에 잡아야 모두가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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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도원 미스터리 스릴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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