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수에 젖다

케이스릴러 시즌 3

이수진 미스터리 스릴



연민과 질투, 욕망에 휩싸인 친구들의 숨 막히는 심리 스릴러





태희는 무억도를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친구들이 다 함께 있던 풍경을 떠올렸다. 부둣가에서 5분 거리면 닿는 굿모닝펜션은 무억도에서 단 하나뿐인 숙박업소였다. 처음엔 낚시꾼들을 위한 여관 겸 잡화점이었다가, 무영다리 공사가 시작되는 시기에 맞추어 펜션이라는 그럴듯한 이름으로 바뀌었다.


아이들은 굿모닝펜션의 첫 손님이었다. 방문객이 많지 않은 탓에 무억도 바다가 한 번에 내려다보이는 가장 꼭대기 층은 늘 아이들이 차지했다. 그들은 방 한쪽 구석에 자신들의 이름을 적어 넣었다. 우리 우정 영원히 변치 말자는 뜻이기도 했고, 어른이 되어 다시 이곳에서 놀자는 뜻이기도 했다. 그 두 가지 약속은 모두 지켜지지 않았다.


앞으로 지켜질 리도 없는 약속이었다.



잘 나가는 사업가와 결혼하여 모든 게 만족스러운 정태희.

그녀에게는 죽어도 숨기고 싶은 비밀 하나가 있습니다.


통영 옆 작은 섬, 무억도에서 태어난 태희의 삶은

평온했지만 지긋지긋한 일상의 연속이었습니다.


그렇게 19살이 된 어느날 밤, 어떤 사건을 계기로

친구와 이름까지 버리면서 섬을 떠나 서울로 향했습니다.




“택배인데요? 태희 씨한테 온 거예요.”


희선이 상자를 이리저리 돌려보다가 주인인 태희에게 건넸다. 그런 말은 못 들었는데. 태희는 상자를 받아들면서 의아하게 보았다.


“아직도 신혼인가 봐. 달달하네?”


남편이 주는 깜짝 선물로 오해하곤 주영이 일부러 눈을 가늘게 떴다. 궁금하니 열어보라는 듯 다들 눈을 반짝이며 태희를 보고 있었다. 겉을 둘러싼 종이를 뜯어내니 회백색의 상자가 나왔다.


향수였다.


“난 정말 태희 씨가 너무 부러워.”


희선의 농담에 태희는 얼굴을 붉혔다.

지현은 그녀가 향수병 위에 놓인 작은 카드를 손에 숨기는 것을 보았다.


“차가 다 식겠어요. 당근케이크 가져올게요.”


태희는 응접실을 빠져나가 거실로 향했다. 두리번거리며 혼자 있다는 것을 확인한 후 움켜쥔 카드를 확인했다. 손이 덜덜 떨리고 식은땀이 나고 있었다.


보고 싶어, 영선아.



초호화 아파트, 단란한 가정.

섬을 떠나 과거를 세탁하고 얻은 새로운 삶은 완벽에 가까웠습니다.


그러나 어느 날, 태희 앞으로 택배 하나가 배달되는데요.

택배 안에는 향수와 함께 카드 한 장이 들어있었습니다.


'영선'이라는 태희가 16년 전 섬을 떠나며 버렸던 이름이 적힌 쪽지.

태희의 과거를 알고 있는 이 사람은 누구일까요?

태희가 버리고 떠난 친구들일까요?




수림이 보낸 메시지들은 대부분 격앙된 감정을 드러내고 있었다.


연락 한 번을 안 하니? 친구끼리 어떻게 모른 척할 수가 있어? 넌 옛날이나 지금이나 똑같아! 이기적이고 못돼먹었어. 영선아, 내가 말이 너무 심했지. 답장 한 번 줘.


대꾸하기도 귀찮은 내용들이었다. 하지만 이번 협박 메시지는 달랐다. 고민하던 태희는 결국 답장을 보냈다.


뭘 원해?


한숨을 다 뱉어내기도 전에 답장이 도착했다.


우리 만날까?


이 흔하고 단순한 말이 목에 걸리는 올가미처럼 느껴졌다. 결국 이렇게 될 거였다. 그들이 자신을 찾아냈으니 피하는 것은 더 이상 의미가 없을 것이었다. 태희는 잠든 아들의 머리카락을 쓰다듬으며 마음을 굳게 먹었다.



그때부터 태희의 섬 시절의 친구들이 나타나기 시작하고,

친구들은 태희의 과거를 빌미로 돈을 요구합니다.


완벽했던 태희의 일상이 하루아침에

살얼음판 위에 세워진 것처럼 위태로워집니다.


절대로 과거가 알려저선 안 되는 태희는,

무슨 짓을 해서라도 자신의 삶을 지켜내겠다고 다짐합니다.



진정한 복수의 칼날은 누구를 향해 있는가?

피해자와 가해자의 경계에서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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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스릴러 시즌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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