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고 싶다

케이스릴러 시즌 3

노효두 미스터리 스릴러


실종자를 찾는 미지의 탐정과 그를 쫓는 여형사의 추적 스릴러



“아버님은 따님이 살아있다고 생각하십니까?”


“그게 무슨?”


“예전 인터뷰에서 어머님은 아직 살아있다고 생각하시는 거 같던데, 아버님도 같은 생각이세요?”


“그야…….”


아내는 항상 진경이가 살아있다고 했다. 형사들이 범죄 연루 가능성을 언급할 때도 단호하게 부인했다. ‘난 알 수 있어요’, ‘부모의 직감이에요’, ‘반드시 엄마를 만나러 올 거라고요’라며 형사들의 말을 듣는 시늉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상훈의 생각은 달랐다. 딸이 죽었기 때문에 여태 찾지 못한 것이다.

딸이 죽었을 거라는 말은 차마 입 밖으로 나오지 않아 목소리를 짜내며 힘겹게 내뱉은 말이 ‘나는 생각이 달라요’였다.


“그럼 찾을 수 있겠네요. 용의자가 있잖아요.

그 사람을 찾아서 입을 열게 하면 돼요.”


고탐정은 이번에도 대수로운 일이 아니라는 투로 말했다. 상훈은 빤히 고탐정의 얼굴을 쳐다봤다. 머릿속에선 실체가 없는 유령 같은 얼굴 하나가 떠오른 상태였다.



16년간 실종된 딸을 찾아다닌 정상훈

어느날, 고탐정이라는 정체불명의 탐정으로부터 연락을 받습니다.


고탐정은 딸을 찾아주겠다고 하지만,

그간 경찰서와 흥신소를 돌아다니며 많은 시간과 돈을 허비한 상훈은

선뜻 그의 말을 믿을 수 없습니다.


그런데도 ‘마지막 기회’라는 그의 제안이 계속 신경 쓰여

뿌리치지 못하고, 며칠 뒤 상훈은 그와 만나게 됩니다.



“아니, 저 남자. 저 남자 누구요?”


“알아보시겠어요?”


고탐정이 한쪽 입꼬리를 올리며 비딱하게 미소를 지었다. 그러곤 책상 위에 놓인 공책을 펼쳐 상훈에게 내밀었다. 상훈은 얼른 공책을 낚아챘다.

공책에는 여러 페이지에 걸쳐 많은 얼굴 그림이 그려져 있었다. 그림들이 모두 화면 속 남자라는 건 금방 눈치챘다. 그림 속 남자 얼굴에는 덥수룩한 수염이나 머리카락이 없었고, 늘어진 주름이나 볼살도 줄어든 상태였다. 이렇게 보니 자신이 처음 떠올린 인상과 제법 비슷해 보였다. 상훈의 얼굴이 다시 뜨거워졌다.


“설마, 용의자를 찾은 거요?”


“아직 확실하진 않아요.”


고탐정은 이 주 전쯤 이 남자와 마주쳤다고 했다. 낯이 익다는 생각에 머릿속을 뒤져보니 천안 여고생 실종사건의 용의자였고, 그 뒤로 호기심이 생겨 며칠간 그를 지켜봤다고 설명했다.


“수상한 구석이 있어요. 생활방식도 특이하고요.”


“바로 경찰에 신고했어야지!”


상훈이 버럭 소리쳤다. 금세 핏발 선 눈이 고탐정을 노려보았다.


“경찰에 신고하면 정진경 씨는 영영 못 찾아요.”


고탐정과 만난 정상훈은 그와 대화를 나누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합니다.

딸과 함께 사라진 용의자를 고탐정이 찾았다는 것입니다.


상훈은 왜 용의자를 경찰에 알리지 않았냐고 화를 내지만,

고탐정은 싸늘한 미소를 보이며 자신의 계획을 설명합니다.


고탐정의 계획은 합법적인 경찰의 조사방식과는 출발점부터 다른 계획이었으며,

불법행위를 일삼는 흥신소의 방식과도 거리가 있는 상상조차 하기 어려운 계획이었습니다.




마우스 커서를 움직여 다시 몇 개의 폴더 속으로 들어갔고 여러 개의 음성 파일 중 ‘12월 24일’ 파일을 클릭했다. 모니터 양쪽에 있는 두 개의 스피커에서 사람들이 웅성거리는 소리가 흘러나왔다. 배경음에 파묻혀 남준의 목소리가 거의 들리지 않았다. 은비는 책상 위에 둔 헤드폰을 가져와 머리에 썼다. 두 손으로 헤드폰을 꽉 누르며 가늘게 들려오는 남준의 목소리에 집중했다. 키보드 방향키를 여러 번 눌러 음성 파일 뒤쪽으로 이동하자 얼마 뒤 싸늘하게 변한 그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건 나도 모르지. 나는 아무 짓도 안 했어.”


“정말 그냥 찾아주기만 한 거야?”


“응.”


그는 말을 잇지 않았다. 그러다 잠시 후 아주 나직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그저 기회를 준 거야.”


“응? 뭐라고?”


“있어 그런 게. 다들 자기에게 주어진 일을 끝내고 싶어 했거든.”



딸을 찾을 수 있다는 마지막 희망.

딸을 찾지 못하면 딸을 해친 살인자라도 찾아야 한다는 절박함.


이제는 죽었을지도 모르는 딸을 찾기 위해

아버지 정상훈은 자신의 삶을 어디까지 포기할까요?


그리고 우리 사회는 정상훈과 고탐정의 방식을

어디까지 용인하고 이해할 수 있을까요?


실종된 가족을 찾는 것이

인생의 유일한 과업이 되어버린 사람들의

잔인한 이야기 『찾고 싶다』입니다.



모두가 포기한 내 딸을 찾기 위해서는

모두가 의심하는 사람을 믿을 수밖에 없다.

잃어버린 사람을 찾기 위해서 자기 자신을 잃어버린 사람들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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