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정
케이스릴러 시즌 1
현은미 미스터리 스릴러
“향이야, 우리는 여기서 살아나갈 수 있을까?”
왕과 나, 세자와 향이 그리고 궁중의 살인마들!
정글같은 궁궐에서 벌어지는 매혹과 탐닉의 게임

“향이야, 난 중전이 될 거야.
어떻게든 중전이 돼서 널 데리고 이 지긋지긋한 집을 떠날 거야.
향이야, 왕의 눈에 들 방법이 없을까?”
향이는 벌떡 일어나더니 내 손을 잡아끌었다.
나는 그대로 향이에게 이끌려 마당으로 나섰다. 우리는 둘 다 맨발이었다.
향이가 내 손을 잡고 간 곳에는 봉숭아꽃이 붉은 꽃잎을 펼치고 있었다.
“이게 뭐야?”
향이는 봉숭아 꽃잎을 몇 개 뜯더니 내 손 위에 올려 놓았다.
“손톱에 물을 들이라고?”
향이의 고개가 위아래로 흔들렸다. 나는 봉숭아 꽃잎을 모두 따기 시작했다.
향이도 거들었다. 나는 작은 돌을 구해서 봉숭아 꽃잎을 조심스레 빻았다.
향이는 내 손톱 위에 봉숭아 꽃잎을 올려놓고는 봉숭아 잎으로 손톱을 돌돌 말았다.
“아침이면 손톱이 붉어져 있겠지?”
향이가 미소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달빛 아래서 향이의 하얀 얼굴이 더욱 빛이 났다.
향이는 지금 자신의 운명을 알고 있을까.
나는 봉숭아 잎으로 돌돌 만 손톱을 내려다봤다.
우선은 내가 중전이 되어야만 한다. 그래야 우리에게도 다음 운명이 기다린다.
전쟁 중에 부모를 잃고 길에 버려진 향이와 몰락 양반의 자식인 순옥.
둘은 친자매처럼 자라지만 향이가 조금 자라자
순옥의 아비는 향이를 늙은 갑부들에게 팔러 다닙니다.
그러던 중 늙은 왕의 후처를 간택령이 내리고
순옥의 아버지는 사력을 다해 순옥을 중전으로 만듭니다.
향이와 함께 살아남기 위해 중전이 되기로 결심한 순옥,
하지만 그들 앞에 놓인 궁궐은 잔혹한 공간이었습니다.
“원하시는게 뭡니까?”
나는 하고 싶은 말들을 고르고 골라서 단 하나의 문장을 내놓았다.
“아버지가 저에게 묻더군요. 누가 왕이 되는 게 좋을 거 같으냐고요.”
도대체 그들은 다음 왕으로 누구를 생각하고 있는 것인지 알 수가 없었다.
그 순간 세자빈이 당의 앞으로 손을 올렸다.
“세자인지, 아니면 배 속의 아이인지요.”
나는 이제야 세자빈 무리가 세운 계획을 파악할 수 있었다. 세자빈은 세자의 아이를 가졌다.
세자빈의 눈이 나를 똑바로 바라봤다. 그 눈 안에는 차갑게 얼어 붙은 여인이 한 명 있었다. 지아비에게 사랑받지 못하는 여자. 그 모습은 나이기도, 세자빈의 모습이기도 했다.
“저는 망설임 없이 대답했습니다. 아들이라고요. 승천하는 용꿈을 꿨어요.
이 아이는 분명 아들입니다.”
세자빈이 갑자기 고개를 숙였다.
“중전마마, 세자를 죽여주세요.”
권력에 대한 멈출 수 없는 욕망으로 대립하는 왕과 왕자,
오직 궁에서 살아남는 것이 목표던 순옥과 향이는 그들의 욕망에 휩쓸립니다.
오해와 사건들이 거듭되며 결국 서로를 배신하는 순옥과 향이.
그 와중에도 궁에는 피비린내 나는 사건이 계속됩니다.
“개가 나올까요? 사람이 나올까요?”
이야기 내내 미간을 모으고 역겨운 표정을 하고 있던
세자빈의 턱을 세자가 잡아 돌리며 물었다.
“말해보세요. 둘째딸이 밴 새끼는 개 새끼일까요? 사람 새끼일까요?”
“말이 안 됩니다. 어찌 세상에 그런 일이......”
세자는 갑자기 세자빈의 다리 사이로 손을 쑥 집어넣었다.
세자빈의 그곳이 촉촉하게 젖어 있었다.
“개의 자식이 개 새끼지 뭐겠습니까?”
세자는 일어나서 덩실덩실 춤을 췄다.
“세자빈, 난 개 새끼의 아들입니다.”
세자는 곧 춤을 멈추더니 발정 난 개처럼 송곳니를 드러내 으르렁거리며
이야기 속의 개처럼 세자빈을 덮쳤다.
세자빈의 저고리를 거칠게 풀어헤치고 가슴을 손톱으로 마구 할퀴었다.
세자빈은 비명을 지르고 싶었지만 담 너머로 여인의 소리가 새 나가면 안 된다고 배웠다.
세자빈은 자신의 입술을 잘근잘근 씹으며 고통스러운 밤을 견뎌야 했다.
서로를 살리기 위해 입궐했지만, 결국 서로의 목을 옥죄는 순옥과 향이
어린 두 여인은 자신을, 그리고 서로를 지켜낼 수 있을까요?
왕과 나, 세자와 향이 그리고 궁중의 살인마들!
정글 같은 궁궐에서 벌어지는 매혹과 탐닉의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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