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을 무기로 싸우는 사람은 쓰러져도 여전히 행복하다
미키 기요시 지음, 이윤경 옮김 / B612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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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을 대표하는 철학자 중 한 명인 미키 기요시의 다양한 삶의 사유에 대해 적혀있는 책이다. 그가 바라보는 삶의 모습들은 이전에 알고있던 그것과는 달라 그의 생각을 읽고 있노라면 세상 모든 관념과 생각들이 전혀 다르게 보이는 순간이 찾아오기도 한다. 그것이 바로 철학을 잘 모르는 내가 철학자의 책을 재미있어 하는 또 하나의 방법이고, 자꾸 찾아드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주제들은 꽤 많다. 죽음, 행복, 습관, 고독, 질투, 명상, 소문, 이기주의 등등 전혀 연관없는 관념들에 대한 나열만 보더라도 우리가 철학을 그리 멀리할 하등의 이유는 없어보인다. 숨쉬며 살아가고 생활하면서 죽어가는 일련의 과정속에서 우리가 접하는 다양한 개념들은 결코 우리의 생각들을 벗어나지 않는다. 우리가 이해하는 만큼 삶은 더 분명하고 의미있게 우리에게 다가오는 것이다.


 그는 다소 어려운 진리나 이론들을 쉽게 풀어내는데 탁월한 재주가 있는 것 같다. 무거운 이야기를 가볍게 하는 능력도 있는 것 같다. 이 책이 가진 최고의 매력은 어렵게만 느껴지는 철학적인 생각들을 가볍게 풀어볼 수 있다는 데 있다. 행복에 관해 그가 이야기하는 부분을 보면 우리가 놓치고 있는 것들을 짚어주고 있다. 과거 어느 시대에서나 늘 행복이 윤리의 중심이라고 설명하면서 그리스 고전 윤리학과, 근대 스토아학파의 엄숙주의, 기독교에서의 아우구스티누스와 파스칼의 이야기를 꺼낸다. 그래서 행복을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는 책을 윤리책이라고 할 수 없지 않느냐고 피력하고 있다. 미처 몰랐던 부분이라 흥미롭다. 행복을 생각한다는 것 자체가 어쩌면 최대의 불행이 찾아올 징후인지도 모르겠다고 말하면서 현대인이 가진 정신적 상황을 설명하고, 불행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행복을 이해하기 위해서 불행을 알아야 하고, 인간을 일반적인 존재로 이해하려면 죽음을 이해해야 하듯이 오히려 우리가 추상적으로 생각하는 개념이 실제로는 구체적이고 그것을 구체적으로 이해해야 우리가 원하는 것들에 대해서도 더 분명하게 알 수 있다는 설명이다. 모든 것의 역사를 제대로 알고나면 우리가 궁금해하던 것들이 이유를 갖고 우리 앞에 홀연히 서 있음을 느낄 수 있다.  추상적인 개념들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 우리가 들인 노력과 고민들은 이런 철학적으로 설명된 이야기들을 읽으면 더 선명하게 이해할 수 있게 된다. 다방면에 관심이 많았던 그의 생각을 정리해 놓은 이 책을 통해 궁금한 줄도 몰랐던 것들에 대한 궁금증을 풀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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