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의 고통에 응답하는 공부
김승섭 지음 / 동아시아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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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픔이 길이되려면>을 집필하신 김승섭 교수님께서 향후 10년 정도는 대중서보다는 전공서 집필에 몰두한다고 하시던데 그래서 이번에 <타인의 고통에 응답하는 공부>를 읽는 시간이 한층 더 소중하게 여겨지네요.

한번 마주하기조차 힘든 쌍용차사태, 세월호, 천안함 사태를 모두 학자로서 감정에 빠지지 않고 마주하려는 김승섭 작가님의 노력이 대단하게 여겨집니다. 가까운 가족들에게조차 날카로워질 정도로 힘든 시간을 보내야 했던 작가님이시지만 누군가는 한걸음이라도 나아가야 미래의 피해자들이 다른 형태의 해결점을 찾을 수 있는 밑거름이 된다는 생각으로 행한 연구들과 집필들이 고맙습니다.

앞으로도 대중적으로 이러한 책을 읽고 사회적 논의가 이루어지는 시간과 공간이 여러 형태로 제공되어야지 공기처럼 존재하는 차별과 이로 인한 피해자들을 줄일수 있을 거 같습니다.

2, 3의 김승섭 교수님들이 등장해서 익숙한 차별을 경계할 수 있게 한번씩 우리 사회를 환기시켜주면 좋겠습니다.

 

선한 의도가 선한 결과를 낳지 않는다 세상은 복잡하다 사회문제 해결은 그 복잡함을 받아들이는 데에서 시작한다 복잡하게 얽힌 매듭을 푸는 대신, 큰 칼을 휘들러 자르는 것은 칼을 휘두른 이를 영웅처럼 보이게 할지 모른다 하지만 그 영웅적 결정은 종종 상황을 악화시킨다

만약에 우리가 목표로 하는 게 100인데 10밖에 못 왔어요. 그럼 90만큼 남았다고 인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10만큼 견디고 만들어 냈다는 사실을 자랑스러워하는 것도 너무나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왜냐하면 세상이 나아가는 건 항상 힘겹기 때문이에요. 우리가 이루어 낸 작은 성과들, 어렵지만 겨우겨우 버텨낸 무언가에 대해서 자부심을 가지지 않으면 우린 항상 져요. 내내 초라해지고 내내 지쳐요. ”

 

역사의 일부 특별한 순간을 빼놓고는 객관적인 조건이나 정세에서 뚜렷한 희망이 있었던 경우는 드물다고 생각해요. 특히나 사회적 약자의 입장에서는 더더욱 그래요.”

 

미래의 피해자들은 세상이 완전히 바뀌어서 이기는 것이 아니에요. 그 막막한 싸움을 견뎌내 준 피해자들, 그리고 그들과 함께했던 사람들로 인해서 미세해 보일지 모르지만 변화는 축적되고 있고, 미래의 피해자들은 그 변화된 무대 위에서 살아가기에 조금은 다른 싸움을 할 수 있으니까요. ”

 

정말 김승섭 작가님의 책은 모두가 읽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소수자 혐오를 자신들의 권력의 도구로 저열하게 쓰는 사람들이 이 책을 읽는다고 쉽게 바뀔지는 좀 의문이지만 차별을 일상화하는 사람들이 사회에 더 많이 재생되지 않도록 우선은 아직 학교에 있는 우리 아이들과 선생님들, 그리고 학부모님들께서 이 책을 함께 읽고 토론하며 앞으로는 이와 같은 비극적인 차별들이 공기처럼 벌어지지 않도록 같이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길 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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