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강명 작가의 글은 간결하고 명료하면서 쉽다 하지만 관통하는 내용은 깊다 그래서 이번 책도 기대가 컸다 그런데 '2016년 이세돌과 알파국의 대국' 'AI시대의 르포르타주'음~이 낯선 단어들은 뭐지?? 선뜻 도전하길 머뭇거리게 했다 그래도 출퇴근 길에 짬짬이 읽어 완독 성공~ 역시!! 내용은 깊지만 글의 전개방식이 친절하다~^^<먼저 온 미래>는 지금 이 순간 챗GPT나 알고리즘에 내 삶이 영향을 받고 있다면, 왜? 라는 의문이 든다면 이책은 좋은 친구가 된다프로바둑기사님들의 인터뷰를 읽다보면 내가 몰랐던 바둑세계가 얼마나 치열하고 거대했는지 느낄 수 있었다 그런 프로 기사들 조차 2016년 이세돌과 알파국의 대국이후 그들의 세계는 급변했다 이것이 우리보다 이미 10년 전에 AI로 인해 삶의 모습과 방향이 송두리채 변한 바둑세계의 '먼저 온 미래'였다알파고의 승리 후 바둑계는 자신들의 상황 속에서 의미를 찾으려 했다 AI를 통해 예전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바둑을 배울 수 있게 되었고 승패보다는 예술적 의미 또는 서사적 의미에서 바둑의 존재를 찾으려고도 했다 물론 정확한 답은 없다 아직도 그들도 진행 중이고 그들을 보며 뒤따르는 우리도 우리를 덮칠 기술적 진보의 파도를 어떻게 맞아야 할지 준비할 뿐이다 10년 전 AI와 겨루었던 그들의 모습에서 우리의 모습을 가야할 방향을 볼 수 있는 것이다 <먼저 온 미래>는 이전 장강명 작가님의 책들과 함께 보면 책의 풍미를 더 진하게 느낄 수 있다 생존의 위협까지는 아니지만 매번 좌절을 느끼는 우리는 <미세좌절의 시대>를 읽으며 무엇이 우리를 힘들게 하는지 그리고 <우리가 보고 싶은 세상>을 읽으며 미래 우리가 겪을 험난함 고민들을 가상체험 할 수 있다박노해 시인의 <그러니 그대 사라지지 말아라>를 보면 80년대처럼 적이 분명할 때가 요즘처럼 불안과 좌절 속에서도 그 적을 알 수 없는 시대보다 나았다고 한다우린 아프지만 왜 아픈지 모른다 그 고민을 장작가는 동시대 작가들과 함께 하고자 한다 그래서 난 오늘도 그의 책을 재미나게 읽으며 그 고민을 함께 하고자 하고 응원한다p79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다 '인공지능이 그 분야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같은 고민은 실제로 그 분야에서 쓸 만한 인공지능이 나오기 전까지만 할 수 있다 인공지능은 모든 분야에서 게임체인저가 된다 인공지능이 등장하면 그 분야의 규칙 자체가 바뀌며 그때부터 해야 하는 고민은 '이 인공지능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가 된다 어쨌든 경쟁은 다른 사람과 하는 거니까.p225 우리가 새로운 가치의 원천을 찾아내지 못하면 인공지능에 반한 사회는 거대한 '죽음의 집'이 될지도 모른다 그것은 급여와 상관없다p248 인간 기사들이 만들어 내는 서사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바라면, '인간의 바둑'은 스토리텔링에 도움이 되는 요소들을 중심에 모으고 불필요한 요소는 줄이거나 빼는 방향으로 재구성된다 '인간의 문학'도 마찬가지다 거기서 탁월함이라는 가치는 결코 중심요소가 아니며 아주 낮은 수준으로 요구된다 그러면 바둑이건 문학이건 참여하는 개인의 노력해야 하는 방향이 달라진다 탁월함이 아니라 스토리에 더 공을 들여야 한다 p284 '사악해지지 말라, 옳은 일을 하라'나는 구글의 슬로건이 농담 같다는 생각을 자주한다 그들은 자신들이 사악한 행위가 뭔지, 옳은 일이 뭔지 모른다는 사실조차 모른다 혹은 알면서 무시하거나 시가 총액이 2조에 육박하는 거대 IT제국이 진심으로 옳은 일을 하고 싶다면 옳은 일이 뭔지부터 먼저 연구해야 한다 그러나 물론 현재 그들이 도덕철학 연구에 투자하거나 기부하는 돈은 인공지능 연구에 투자하는 금액의 100분의 1도 되지 않는다.
🌳어제는 청담역에 있는 소전서림에서 최유안 작가님의 <카프카의 프라하> 북토크에 다녀왔습니다. 이미 알라딘 펀딩에서 작가님 책을 신청해서 읽었고 9월말 출간되는 것을 알았기에 혹시라도 나의 10월초 자격증 시험날짜와 북토크가 겹칠까봐 조마조마 했는데, 난 이번주에 그 자격증의 합격소식과 어제 최유안 작가님을 뵐 수 있어서 선물같은 시간이었습니다. <카프카의 프라하>는 민트색 표지와 프라하의 사진들은 최작가님의 글처럼 세련되고 예쁜 책이었습니다. 😍예전 방문한 ‘프라하’는 나에게 프라하성의 스타벅스와 굴뚝빵으로 기억되는 관광도시였습니다. 이 안타까움은 이번 최유안 작가님의 <카프카의 프라하>로 나의 프라하는 다른 모습으로 채워질 수 있었습니다. 🌳<카프카의 프라하>에서 최유안 작가님의 모습에서 투영된 카프카의 모습이라서 난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왜냐하면 나에겐 최유안 작가님도 프란츠 카프카도 너무 좋아하는 작가님이셔서 책을 읽는 동안 두 분과 이야기를 나누는 느낌이었습니다. 🌳북토크에서 최작가님은 그동안 프라하는 알지만 모르는 곳, 가봤지만 가보지 않은 곳이었다면 이번에는 독자들에게 하나라도 더 알려주기 위해 분주했지만 꽉 찬 여행이었다고 했습니다. 이 책을 집필하며 최작가님의 한줄평은 “카프카도 그저 한명의 인간이었다”라고 했습니다. 아마도 최작가님은 이번 책을 집필하느라 여행하는 동안 권위적인 아버지 밑에서 겁많은 아들의 모습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위대한 작품을 남기고 싶다는 욕망을 이어나가기 위해 N잡러로 살아야 하는 카프카를 바라보며 고단한 삶과 작가로서 삶을 이어나가야 하는 그의 모습에서 자신의 모습을 투영했던 게 아니었을까 생각됐습니다. 카프카는 40세에 죽음에 이르렀지만 최작가님은 카프카에 관한 책을 집필하면서 눈치보지 말고 나만의 글을 집필해 나가겠다는 마음을 더 다졌다고 했습니다. 최작가님의 아버지와의 여러 일화에서 그런 작가님의 의지가 엿보였습니다. 이번에도 <새벽의 그림자>로 노근리 평화상을 수상하시는 식에 아버지에게 초대를 요청했는데 바쁘다고 하셨다고.. 하지만 작가님은 굴하지 않고 끝까지 글을 쓸테고 결국 인정 받으시리라 생각되었습니다. 🌳매력적인 프란츠 카프카는 나에게 좀처럼 가까워지지 못하는 존재였는데 카프카의 글은 읽을수록 미궁으로 빠져드는 것처럼 난해하다는 작가님의 글은 나에게 위안이 되었다. 그리고 어제 난 그런 카프카에게 좀 더 가깝게 다가가는 법을 질문 드렸는데 그의 초기작부터 차례로 읽어나간다면 그의 글을 더 쉽게 이해하고 즐길 수 있을거라는 방법도 알려주셨습니다. 나에겐 한낱 관광지인 카프카의 작업실이 있었던 프라하 성 인근 황금골목에 관한 질문에서도 작가님이 새벽에 그곳을 걸었을 때를 묘사해 주어서 그의 위대한 작품들이 창작될 수 있었던 그 곳에 있는 기분이었습니다. 🌳소전서림도, 이번 책 디자인도 최유안 작가님에게 느껴지는 세련되고 젊은 감각과 부드럽고 지적인 느낌이 잘 표현되어 좋았습니다.(가끔 내가 너무 좋아하는 작가님에게 맞지 않는 책 디자인과 공간을 보면 많이 아쉬울 때가 종종 있었기에)이번에 최작가님이 멋지게 카프카의 작품 중 일부를 독일 원어로 읽어주신 것도 너무 좋았습니다.. 이번에 한강 작가의 노벨 문학상 수상에 드디어 우리나라도 노벨문학상 작품을 원어로 읽을 수 있는 영광을 갖게 되었다고 하던데 그게 무슨 말인지 알거 같았습니다.최유안 작가님의 <카프카의 프라하> 덕분에 더 멋진 프라하와 프란츠 카프카의 작품들을 멋지게 즐길 수 있을거 같습니다. #프라하의카프카#최유안작가#소전서가#소전서림#도시산책시리즈#프라하를멋지게즐기는법
조영주 작가님의 <은달이 뜨는 밤, 죽기로 했다> 는 표지부터 가득한 은빛 보름달과 지붕위의 주인공 연정의 모습이 환상적이다조작가님의 책은 읽다보면 세이렌의 마법같은게 느껴진다 다른 곳을 쳐다보지 않고 자기만 바라보게 하는 듯한!! 난 그렇게 몰입력이 좋은 편이 아닌데도 조작가님 책은 읽을 때마다 엉덩이를 붙이고 있게 하는 힘에 감탄이 든다. 책을 읽는 내내 작가님의 바리스타 경험에서 나오는 은달카페의 빵 내음에 코끝이 달콤하고 고소하다. 첫 장면에 죽기로 결심하는 주인공 연정의 발걸음을 우리는 무겁게 따라간다 그러다 환상적 은달카페와 할머니가 등장하며 환상적 시간의 문이 열린다 절망에 빠진 인물들이 에피소드별로 등장하고 죽음의 절망에 빠졌던 연정은 그들과 함께하며 스스로의 발걸음을 되돌아보게 된다 조작가님의 산문집과 인스타를 보던 난 은달카페 할머니도 죽음의 고통에 괴로워하던 연정도 모두 조작가님일거란 생각이 들었다 실제 조작가님을 보면 나랑 달라보이는데 글 속에서 조작가님을 만나면 동질감이 느껴진다 이번에도 도서관 사서가 꿈이었는데 지독히 일이 풀리지 않고 괴로워하는 연정에서도 젊은 시절 내가 보였고 수많은 시간과 다양한 사람들 속에서 너는 구원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따뜻하게 말하는 은달카페 할머니같은 말을 하는 작가님을 보면 지금의 내가 보였다이번 작가님 책은 동화같고 환상적이면서 따뜻했다 평택에서 배꽃이 흐드러질 때 고소하고 달콤한 베이커리 카페에서 이책을 읽는다면 그 날 저녁 카페문을 나설 때 달빛아래에서 왠지 카페은달를 만날 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