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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루투스의 심장 - 완전범죄 살인릴레이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민경욱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7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책장을 보다보면 가끔 예전에 사놓고 읽지 않은 책이 눈에 띌 때가 있다.
이 책이 그런 경우다. 산지 무려 6~7년은 된 듯하다.. 종이가 누렁이가 되려고 하네..ㅠㅠ
왜 안 읽었을까? 기억이 없다.. 암튼, 그래서 이번 연휴에 읽어버렸다.
읽을 게 없던 차에 잘됐다 하면서. 근데 이거 꽤 재미있다.
엘리트 사원으로 승승장구하던 한 남자가 지나친 욕망을 제어하지 못하고 파멸해가는 과정을
도서추리 형식으로 그린 이 책에는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로봇 개발자 스에나가 외에도
그의 상사인 나오키, 동료인 하시모토, 그들 사이에서 팜므파탈 역할을 하는 야스코 등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하여 복잡한 관계를 형성한다. 그들을 움직이는 동인은 그들의 욕망.
각자에게는 모두 그렇게 욕망을 따라 서로 결합하고 배반하는 사연이 있다.
히가시노 게이고는 그런 들끓는 욕망의 변주를 매우 담담하고 냉철하게 묘사한다.
그런 점이 바로 이 소설의 매력. 어떻게 보면 지저분해질 수 있는 인물관계와 스토리를
상세하면서도 냉정하게 묘사함으로써 오히려 흡입력을 높이고 있다.
원래 도서추리에는 별로 흥미가 없지만, 이건 중간중간 새로운 사건이 계속 생기고
각 인물의 관계가 복잡하게 얽히고 하기 때문에 끝까지 긴장감을 잃지 않고 볼 수 있었다.
다만 끈질기게 사건을 좇던 형사 사야마가 막판에 거의 추리를 완성할 단계에
조금은 허망하게 결말이 온다는 점이 아쉽다. 조금 더 결말부를 길게 가져가고
사야마의 분투가 뭔가 한나 건질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줬으면 좋지 않았을까..
뭐 또 그러면 쿨하지 못해 미안한 소설이 됐을라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