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들의 범죄
요코제키 다이 지음, 임희선 옮김 / 샘터사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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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저희 남편하고 관계를 계속 유지해 주세요.

꼭 그렇게 해주세요.


‘히무라 마유미’는 도하츠 자동차의 홍보팀 소속으로

<홍보 도하츠>의 편집 및 제작을 맡고 있다.

그녀는 잡지에 소개할 사원을 만나기 위해서 도하츠 실업 야구팀을

방문하였다가 인터뷰 도중 공에 맞아 병원에 실려 갔고,

의사이자 대학 선배인 ‘진노 도모야키’를 만나게 된다.


‘진노 유카리’는 시골 출신으로 신주쿠의 간호 학교를 졸업한 후

세타가야 사쿠라기 기념병원에서 일하다가 의사인 ‘진노 도모야키’와

결혼을 하였고, 현재 사쿠라기의 고급 주택가에서

시부모와 함께 살고 있다. 순종적인 성격의 그녀이지만 요사이

남편의 바람을 의심하고 있다.





그리고 얼마후 ‘진노 유카리’의 시체가 해안에서 발견된다.


<그녀들의 범죄>는 보수적인 일본 사회에서의 여성의 지위와

남성보다 위축된 삶을 살아가야 하는 상황을 비꼬듯이

소설에 담고 있으면서, 앞으로 새로운 시대를 살아가야 하는 여성들에 대한

기대를 담고 있다. 그런데 그 비꼼과 기대는 그리 크지는 않아 보인다.

분명, 여성들을 바라보는 잘못된 시각에 대한 비판은 하고 있는데,

여성들의 지위를 남성들 처럼 높혀 달라거나,

여성들을 위해서 인식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거나

하는 노력은 전혀 담고 있지 않았다.

그냥… 그냥 그렇다. 하지만 앞으로는 변화가 가능할지도…… 하는 정도로만.


잘생기고, 부자이고, 직업도 의사인 한 남자를 둘러싼 여자들의 이야기를

추리와 미스터리 요소를 가미하여 재밌게 풀어 놓았는데,

등장인물의 심적 변화가 너무 커서 비 현실적으로 다가온다.

물론 사람마다 다르기에 넘어갈 수도 있는 부분이지만,

갑작스럽게 모든 것이 변한듯 하여 등장인물들의 초반 이미지가 완전히 상실되고

약간의 이질감이 느껴질 정도 이다.


결말은 더욱 그러하다.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결말이다.

책의 마지막 글귀


저 사람에게, 아니 우리 여자들에게 오늘 새롭게 시작된

헤이세이라는 세상은 어떤 시대가 될까?


라는 문장은, 작가가 꼭 이 문장으로 소설을 끝내겠다는 생각으로 집필했으며

그래서 소설의 스토리를 중간에 바꿨다라고 느껴질 정도로 시작과 결말의

차로 인해 괴리감이 느껴진다.



“당신 정말 좋은 며느리야.”

남편이 그렇게 말하면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평소 같으면 신경 쓰이지

않았을 그 말이 이상하게 마음에 걸렸다.

내가 칭찬 받을 일을 하고 있는 건가?

지난번에 미도리가 말한 ‘하녀’라는 단어가 마음 한구석을 차지 하고 있었다.

-P123



그럼에도 희안하게 <그녀들의 범죄>는 재밌다.

스토리의 전개를 대충 예상을 하고 있다가도, 깜짝 놀란다.

결말의 반전도 그러하지만 중간중간에 독자들을

놀라게 해줄 포인트들이 많이 있기 때문이다.


‘진노 도모야키’에 대한 제각각의 생각을 가진 세명의 여자들의 이야기.

<그녀들의 범죄>.


초반에 얘기한 일본 사회에 대한 여성들의 지위 어쩌고 하는 시각으로

이책을 보지 말자. 그냥 단순한 추리/미스터리 물로만 바라 보자.

그러면 분명 재미있게 빠져 들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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