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
마리 유키코 지음, 김은모 옮김 / 작가정신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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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읽으면안 되는' 유의 책이다.

다시 한번 경고한다. 이 책은 '읽으면 안된다'.

 

 

 

 

'이사'를 주제로 한 6편의 공포 미스터리 연작과 작품 해설로

이루어진 소설이다. 단순한 이사가 아닌 이사에 얽힌 오컬트 적인

이야기라는 것이 맞는 표현일 것이다.

"뭐랄까, 이사도 일종의 무서운 체험 중 하나 아닐까요?"

-P229

 

<이사>에는 여름 밤에 더 어울릴 듯한 도시전설 같은 괴담이 담겨 있다.

이 책의 뒷 표지에는 심약자는 반드시 해설을 먼저 읽으라고 써 놓았고,

해설에는 이 책은 읽으면 안된다고 경고를 하고 있다.

(그만큼 공포에 대한 자신이 있다는 표현이리라......)

<이사>를 처음 부터 읽다 보면 소설을 읽고 있으면서도 한편으로는

폐가를 체험하고 있는 이상한 느낌이 들게 한다. 그리고 마주하는 작품 해설.

갑자기 공포가 배가 되며 한동안 머릿속에 머물러 떠날질 않는다.

내용도 그렇지만, 구성이 너무 좋은 작품이다.

구성으로 인해 더욱 작품속으로 빨려 들어가게 한다.

6편의 단편도 물론 좋은 작품이지만, <이사>의 백미는 작품 해설이다.

작품해설에는 흩어져 있던 공포심을 하나로 합치면서

실제와 소설 사이에서 착각하게 만들고, '다음은 너' 라고 지명하고

있는 듯한 느낌을 들게 한다.

...... 더이상 얘기할 수 는 없지만 꼭꼭꼭! 작품 해설을 읽어야 한다.

물론 마지막에!

 

만약 이 편지를 읽는 당신이 제 후임으로 이 책상에 앉았다면,

저는 이미 이 세상에 없는 거겠죠. A씨에게 살해당한 걸로 아세요.

그리고 이번에는 이 편지를 읽는 당신이 A씨에게 살해당할 차례입니다.

-P108

 

단편을 읽다보면, 같은 뿌리를 보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분명히 각 단편들은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어딘가 공통점이

있는 듯한 그런 느낌. 뭔가 다르지만 하나 인듯한 그런 느낌.

그렇기에 내가 뭘 놓치고 있는것은 아닌가 하는 맘에

읽었던 부분을 뒤적이게 한다.

맞다. 각 단편에는 같은 이름을 가진 인물이 등장한다.

같은 사람으로 묘사되기도 하고, 다른 사람이지만 이름만 같은

경우도 있다. 하지만 이 이름 덕분에 각 단편들이 하나로 연결되어

있는 것 같은 착각 마저 들면서 더욱 소설에 몰입하게 한다.

<이사> 책이 두껍지 않아 가볍게 읽을 수도 있고, 더군다나 재밌다.

긴 장마가 끝나고 찾아오는 이 무더위를 식혀줄 (어쩌면 더욱 뜨겁게 만들)

그런 책임에 틀림 없다고 느껴진다.

<이사> 마지막까지 절대....안심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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