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의 쌍곡선
니시무라 교타로 지음, 이연승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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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의 얼굴은 그토록 판에 박은 듯이 닮아 있었다.

<살인의 쌍곡선>의 작가 '니시무라 교타로'는 특이하게도 책의 시작에

'독자 여러분께'라는 글을 통해 이 책이 쌍둥이를 이용한 역할 바꾸기 트릭을

활용했다는 것을 밝히면서 독자에게 공정하게 도전하고 있음을 친절히

알리고 작자와 독자의 추리 게임이 같은 출발점에서 시작됨을 명시하고 있다.

 

 

 

 

 

 

그러면서 보란듯이 처음부터 쌍둥이에 관한 이야기를 시작한다.

내가 분명히 밝혔다 라고 이야기 했음을 강조하듯이 쌍둥이 '고시바' 형제의

강도 행각을 보여주고, 이들이 법의 맹점을 이용한 범죄를 행하고 있는것을

친절히 설명하면서 독자의 이목을 이들에게 집중시킨다.

그리고 이 이야기와 전혀 다를것 같은 또 이야기를 풀어 나간다.

입소문을 내달라는 부탁과 함께 무료 숙박 초대권을 발송해 자신의 호텔로

초정하는 미야기현 K 마을의 호텔 관설장의 '하야카와' 이야기는

'애거사 크리스티'의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를 빗대면서 또 하나의

사건이 진행되고 있음을 알려준다.

이렇게 작가는 독자와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아무것도 하지 않은게 죄라는 말인가?"

"죄죠, 그러니 저희는 복수 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P352

 

쌍둥이 형제의 강도행각과 관설장의 연쇄 살인 사건.

두개의 사건을 풀어나가는 <살인의 쌍곡선>

1970년도 작품을 이제서야 읽게되니 사건의 내용들이

어딘가에서 나온것 같다는 느낌이 살짝 들기도 한다.

하지만 이 책이 미스터리 고전이자 교과서로 꼽힌다고 하니 출간의

순서를 역행해서 읽게 됨에 따른 어쩔 수 없는 오해인것 같기도 하고

현대 추리소설들의 재미 요소들의 시작은 이 책이 아닐까 생각되기도 한다.

 

 

 

 

 

결론 적인 내용이지만 이 모든 사건의 발단은 여러가지를 생각하게 만든다.

<살인의 쌍곡선>은 1970년대 성장을 목표로 달리던 시기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잘못을 저지른 적은 없지만 아무 것도 하지 않고 바라만 보고 있는 당신들도 잘못'

이라고 일침을 하고 있으며, 그런 인간성의 문제를 미스터리라는 포장으로 독자들에게

질문을 던지고 있다.

물론 현재는 그때와 다르기에 지금은 변하였다고 얘기할 수 있지만 '정말 자신하는가?'

라는 질문에는 주저할 수 밖에 없는 현실에도 맞는 주제인 듯 하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바뀌었음을, 스스로 위안할 수 있는 일들이 사회에

미담처럼 들리기에 감사함 마저 느끼게 한다.

범인의 입장에서는 자신의 인생을 걸 만큼의 큰일 일 수 있지만,

다른 이들에게는 내일이 아니기에 기억도 못할 만큼 사소한 일이 될 수 있는 일.

그것에 대한 복수는 독자의 입장에서 과연 이렇게 까지.... 라는 의문을 남기게 한다.

그리고 두개의 이이기가 합쳐지면서 다소 억지스러움이 느껴지고

범인들의 근거 없는 자신감은 조금은 어이없을 지경이지만 1970년대

감성을 생각한다면 모든것이 용서 될 듯 하기도 한다.

물론 옛 감성을 얘기했다고 해서 지루하거나, 촌스럽다 라는 것은 아니다.

<살인의 쌍곡선>은 충분히 몰입감이 있고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요소가 풍부한 책이다.

어떻게 보면 '독자 여러분께'라는 글 조자도 독자들을 속이려는 트릭이 아닐까

생각되는 <살인의 쌍곡선>

작자의 도전에 스스로 이겼다고생각되는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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