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 번째 방 - 개정증보판
오쓰이치 지음, 김수현 옮김 / 고요한숨 / 2020년 2월
평점 :
품절


11편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는 <일곱 번째 방>

오래 전 TV에서 방영되었던 <토요 미스터리 극장>을 보는 듯 했다.

<토요 미스터리 극장>은 괴담이나 오컬트 적인 이야기를

담담하면서도 생생하게 전해주었던 기억이 남아 있는데

<일곱 번째 방>도 비슷하다.

 

 

 

 

괴담일수도 있고 단순한 이야기 일 수도 있는 내용을

굳이 원인이나 결론을 보여주려고 하지 않고 현상 만을

이야기 하듯이 서술하고 있다.

이런 이야기가 있다는 듯, 툭하고 던져 놓는다.

그래서 더욱 기괴하고 오묘하게 다가 온다.

"누가 어떤 목적으로 우리를 이 방에 가둔 걸까."

P13 - 일곱 번째 방

 

어떤 이야기는 조금 허황되게 다가오기도 하지만

가만히 읽다보면 인간의 내면을, 가장 밑바닥에 숨겨 놓고

남들에게 절대 들키고 싶지 않은 잔인성을,

사람들 앞에서는 절대 그렇지 않음을 포장하며 감추고 있던 그런 깊숙한 것을,

"너도 그렇지 않니?" 라고 질문을 던지는 듯 는 수면으로 끌어 올리고 있다.

 

어딘가에 내가 아닌 살인범이 존재해서 그 녀석이 그녀를 죽인것이라고 생각하면 내 마음이 편해진다. 나 자신이 그녀를 죽인 거라는 죄책감에서 해방 되는 것이다.

-P102 - ZOO

 

물론 모든 이야기가 전부 그렇지는 않다.

그냥 단순한 미스터리 단편 같은 내용도 있다.

적절하게, 너무 빠지지도 않게, 그렇다고 완전히

벗어나지도 않게 절묘하게 이야기가 전개 된다.

<일곱 번쨰 방>의 마지막 단편 <옛날 저녁놀 지던 공원에서>

은 모든것을 다시 돌려 놓는 듯하게 느껴진다.

책을 읽으며 내면 속에 깊숙히 접근하고 있다가,

당신은 그렇지 않음을,

이 이야기가 그렇게 깊지 않음을,

어쩌면 그냥 잡담 같은 단순한 이야기라고 하려는 듯하게

끝을 맺는 듯 하다.

너무 책에 빠지지 않게 하는 듯 한 배려로 느껴지기도 한다.

정확히 꼭 집어서 얘기할 수는 없지만

오랜만에 미스터리 극장을 본 듯 해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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