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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 하늘과 도망치다
츠지무라 미즈키 지음, 이정민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19년 12월
평점 :
짊어진 것이 있는 사람은 강하다.
현재 서른 여덟의 '사나에'는 쓰루기카이 연극단에서 함께 생활했던 배우 '혼조 겐'
과 결혼하여 초등학교 5학년인 '지카라' 라는 아들을 두고 있다.
요사이 남편 '혼조 겐'은 유명 여배우 '후루야미 마사키'가 참여하는 무대에서 함께
공연하기로 되어 있어, 연습으로 매일 귀가가 늦는다.
그러던 초여름 7월의 어느 새벽, 한통의 전화가 걸려온다.
'혼조 겐'의 교통 사고를 알리는.

'혼조 겐'은 여배우 '하루야마 마시키'가 운전하는 차의 동승자로 함께 있었으며,
새벽의 이 사고는 불륜으로 의심되어, 무수한 소문을 만들어 낸다.
유명 여배우는 사고 후유증으로 앞으로 배우 생활이 힘들것 이라는 말에
병원에서 도망쳐 집에서 목매 자살을 하고, 그녀의 아들 '유토'가 발견한다.
그리고, 얼마후 '혼조 겐' 마저도 병원에서 사라진다.
여배우의 LC 프로덕션과 각종 매스컴 관련 사람들이 '사나에'의 집으로
찾아 오고, 두 남녀에 대한 악의적 소문이 계속되자, '사나에'는 아들 '지카라'를 데리고
친구가 살고 있는 시만토로 도망친다.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은 채.
<파란 하늘과 도망치다>는 이런 상황의 두 모자의 도망기이다.
'지카라'의 여름 방학이라는 한정된 시간속에 계획했던, 어긋난 일상에서의 탈출.
하지만 '사나에'가 이런 결정을 할 수 밖에 없었단 말 못할 비밀이 숨겨 있다.
힘 없는 주부 '사나에', 그리고 어린 아이 '지카라'
이 두모자는 도피처에서 만난 사람들과 어울리며 나름대로의 성장을 해 나간다.
자신의 능력을 몰랐던 주부에서 자신을 찾아가는 '사나에'.
어린 아이에서 아직은 이르지만 조금은 남자로 성장하는 '지카라'.
지카라와 함께 여기저기 다니면서 파란 하늘도 달처럼 계속 따라
온다는 것을 느꼈다. 따라온다기보다 따라와 준다고 말해야 할까.
-P167
도망칠 수 밖에 없는 현실이지만, 모자는 서로를 의지하며, 새로운 삶을 꿈꾼다.
그렇기에 시만토에서 이에시마로, 다시 벳부로, 그리고 센다이로
여행 아닌 여행을 계속한다.
두 사람의 행적은 과거의 추억을 되살리기도 하고, 어떤이의 추억속에 아픔을 기억
하게 만들기도 하지만, 둘 만의 새로운 희망을 새겨놓는다. 그곳에 그리고 그들의 가슴에......
작가도 얘기했듯이 두 모자가 만난 사람들은 필요 이상으로 친절하다.
이들의 과거를 캐묻지도 않으며, 둘의 처지를 탓하지도 않고, 어떤 선입견도 없고,
편견도 없이 돕는다. 도와야 하는 어떤 이유도 없이,
계속 추적하는 이들 조차도 험하게 그리려고 했지만 그렇게 다가오지 않는다.
그렇기에 이 소설은 잔잔하다. 잔잔함 속에 분노가 아쉬움이, 사람이 담겨 있지만.
<파란 하늘과 도망치다>
세밀하게 묘사하지는 않았지만, 모든 것이 눈 앞에 보이는 듯한 것은
이 책을 읽는 또 하나의 이유이자 재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