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릴러] 사형에 이르는 병

사형에 이르는 병
구시키 리우 지음, 현정수 옮김 / 에이치 / 2019년 11월

네가 좋아하는 대로 해도 돼.

선택해도 돼. 너어겐 권리가 있으니까.

네가 어떠한 답을 하더라도 나는 거기에 따르겠어.

어려서는 우등생이였으나, 고등학교로 진학 후 적응하지 못하던 '가케이 미사야'는

학교를 중퇴하고 검정고시로 변변치 못한 대학에 진학한다.

늘 우등생 시절을 생각하며, 현실에 적응하지 못하던 어느날,

자취방으로 배달된 한통의 편지를 받게 된다.

편지를 보낸 사람은 전후 일본에서 최대 규모의 연쇄 살인을 일으킨

'하이무라 야마토'로 그는 5년전 24건의 살인 용의자로 체포되었으며,

그중 협의가 인정된 9건으로 1심에서 사형이 선고된 후 항소중인 미결 수 이다.

피해자는 대부분 10대 소년 소녀로 적게는 열여섯 살부터 많게는 스물세살이였다.

'하이무라'는 이들을 감금하고 고문한 뒤 죽여서 마당에 묻고 자신의

컬렉션으로 삼아온 남자지만 수물 세살의 여성 '네즈 가오루'는 자신이 저지른

버행이 아니라며 항변한다. 그리고 '미사야'에게 판단을 내려달라고 부탁한다.

'가케이 미사야'는 '하이무라'의 부탁을 받아들여, 그의 주변 인물과

'네즈 가오류'의 주변인들을 만나며 조사를 진행한다.

이 조사 여행의 끝은 대체 나에게 무엇을 가져올 것인가

-P134

<사형에 이르는 병>은 왜 하필 '미사야'에게 조사를 부탁하였는가?

스물 세살의 여성 '네즈 가오루'를 죽인 범인은 누구인가?

그리고 '가오루'의 범행 당시 '하이무라'를 보았다고 증언한 '가나야마 이츠키'

의 진실은 무엇인가? 로 춧점이 맞추어 진다.

살인범 '하이무라'는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지능이 모자랐지만 미인이었던

어머니는 많은 남자를 만나게 되었고, 그들은 '하이무라'를 폭행하고 성적으로

학대 했다. 그런 사연들을 알게된 '미사야'는 점점 '하이무라'에게 동화되고,

타인에게 살의를 느끼는 자신을 발견한다.

분명 살인범이 되는 데는 어떤 이유가 있다 라는 것을 보여주면서도

꼭 그런 이유가 모두를 살인범으로 만들지는 않는 다는 <사형에 이르는 병>

그 사람 정도의 가혹한 성장 환경에 처하지 않았던 자들,

굶주림도 없고, 얻어 맞지도 않고, 쑥쑥 편하게 자라온 우리가

그 사람을 단죄할 자격이 있을까

-P171

조사가 진행되고, '미사야'는 자신과 관련된 엄청난 비밀에 마주한다.

하지만 그 역시도 '하이무라'의 의도 였을 뿐.

<사형에 이르는 병>은 무척 몰입도가 높다.

책에 푹 빠진 채로 독자들은 '하이무라'가 조종하는 대로, 작가의 생각대로

정해진 길을 따라가며, 숨겨 놓은 함정에 빠지게 된다.

피해자들에게 가해지는 고문은 잔인하여 거부감이 느껴지는 부분도 있지만

이중적인 살인범의 모습에 진정한 '사이코패스'가 이런 것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리고 마지막 반전.

단순히 희대의 살인마로서가 아닌 모든것의 시작이자 끝임을 보여주는 '하이무라'.

그의 마지막 미소가 눈 앞에 보이는 듯 오싹함이 느껴진다.

정말 오랜만에 푹 빠진 스릴러 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