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왕업 - 상 - 아름답고 사나운 칼
메이위저 지음, 정주은 옮김 / 쌤앤파커스 / 2019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오늘 이후로 당신은 나의 비이자 나와 이번 생을 함께할 여인이오.

나약함은 용납할 수 없소.

냥야 왕씨는 사족의 우두머리로 황실과 대대로 혼인을 맺어 권력을

유지하고 있으며, 덕분에 세가중에서 그 명망이 가장 높았다.

냥야 왕씨 가문의 상양군주 '왕현'.

그녀의 어머니는 황제의 손위 친누이자 이자 태후께서 가장 총애하는

'진민장' 공주이며, 고모는 왕씨가문에서 배출한 다섯번째 왕후 이다.

그렇기에 '왕현'은 자신의 집인 재상부와 황궁을 자유롭게 드나들며

어린시절을 보냈고, 어려서부터 황자들과 함께 공부하며 놀곤 했다.

 

 

 

왕씨 아래로는 4대 가문이 세력을 유지하여 왔으나.

전쟁 등으로 가문의 자제들이 불귀의 객이 되고, 국토의 황폐로 돈이 궁해지면서

세가의 방대한 가문을 지탱할 수 없게되자 하루 아침에 몰락하고 말았다.

이런 난세에 한미한 가문 출신의 무장들은 오히려 전장에서 공을 세우며

병권을 장악했다. 그리고 지난날 온갖 멸시를 받던 비천한 무인들은 점차

권력의 정점으로 다가서 권문세가와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되었다.

이런 무인의 중심에는 예장왕 '소기'가 있었다.

'소기'는 평민 출신이지만 무수한 전공으로 인하여 황족이 아닌 유일하게

성이 다른 번왕의 자리에 올랐다.

그리고 그가 전장에서 황궁으로 돌아온 날 황제에게 장공주의 딸' 왕현'을

아내로 달라고 청하였다.

다른이를 마음속에 두고 있던 '왕현'이었지만,

황제의 명에 의하여 그리고 자신의 가문의 영예와 책임을 위하여

예장왕과 혼례를 치르게 된다.

그리고 그날........

팔자를 잘못 타고나도, 운명에 순응하고 자신의 처지에 만족하며

일생을 편안하게 보낼 수 있다. 가장 가엾은 것은 두가지 경우다.

하나는 품은 뜻은 높지만 타고난 팔자가 더없이 기구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자신도 어찌할 수 없는 상황에서 걸음마다 가시밭길이

펼쳐져, 뚫고 나가지 못하면 그자리에 갇혀 죽는 수 밖에 없는 것이다.

-P238

권문세가의 으뜸인 왕씨 가문의 '왕현' 그리고 무인들의 정점인 예장왕 '소기'.

난세의 안정이라는 명목이였지만 이 마저도 권력을 잡고 있는 자들의

싸움이였고 술수 였다.

<제왕업>은 난세속에서의 치열한 권력 다툼과 궁중 암투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힘을 가진 세력들간의 다툼도 재미 있지만, 그림자 같은

삶을 살고 있는 이들의 열망도 얘기하고 있어, 빛과 어둠의 균형을 맞추고 있다.

힘이 없어 목숨을 구걸해야만 하는 이들.

자신의 힘을 과시하며 모든것을 차지 하려고 하는 이들.

그런 그들을 이용하여 자신의 권세를 높히려는 이들의 싸움.

하루 아침에 군신이 반목하고, 전쟁터에서 형제처럼 서로를 돌봐주던 이들이

칼을 겨루는 상황속에서, 자신의 삶과 영광을 위하여

모든것을 걸고 한판 승부를 펼친다.

그리고 가녀렸던 어린 소녀는 피비린내 나는 다툼속에서 왕비로써의

위엄을 갖추게 된다.

 

일단 이길에 들어선 이상 승자가 아니면 패자가 될 때까지

계속 나아갈 수 밖에,

되돌아갈 방법은 없소

-P263

승자는 왕이 되고 패자는 역적이 되는 상황.

<제왕업>에서 이들의 이야기가 살아 있는 듯 심금을 울린다.

그렇다고 <제왕업>은 권력을 향한 싸움의 이야기가 전부는 아니다.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버려야 했던 것과 그로 인해 얻어지는 것들의

명과 암을 속속들이 보여주고 있고, 그속에 담겨진 사랑과 충절의 이야기는

이 책을 한번 잡으면 손에서 놓기 힘들어 지게 가슴을 조여온다.

그는 나의 빛나는 세상이요

나는 그의 드넓은 강산이다.

-P483

권력을 잡아야 하는 이유. 또 한편으로 권력의 무정함과 허망함을

보여주고, 남녀간의 이런 사랑도 존재함을 보여주는 <제왕업>

승리한 이들과 사라져간 이들이 남겨놓은 이야기는 진심 가슴속을

울려주리라 생각된다.

모든것 이 끝난 후에 남겨진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후기.

흡사 영화의 쿠키영상을 보는듯한 착각마저 들고,

또 한번 애틋한 왕현'과 '소기'의 사랑속으로 빨려들어가게 한다.

<제왕업> 정말 재미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