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의 아이
신카이 마코토 지음, 민경욱 옮김 / 대원씨아이(단행본)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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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측 사상 최다였던 작년을 크게 웃돌아, 연일 강수일수를 갱신 중인 도쿄.

섬에서 가출한 소년 '호다카'는 도쿄로 가는 페리에 오른다.

갑판에서 무수히 떨어지는 빗방울을 구경하던 중 갑자기 쏟아진

엄청난 양의 물에 미끄러지고, 한 남자에 의해 간신히 목숨을 구하게 된다.

그리고 그 남자가 CEO로 있는 (유)K&A 플래닝에서 생활하게 된다.

그곳은 실종, 예언, 어둠의 조직이 저지르는 인신 매매 등등 잡지에 실릴

가십거리를 찾아 목격담이나 체험담을 기사화 하는 곳이다.

 

 

 

 

<날씨의 아이>는 그런 가십거리 기사 중의 하나인 '100% 맑음소녀'의 이야기 이다.

무슨 신전에 비는 것처럼 언제든 맑게 해달라고 빌면 이루어 지는 능력을 가진 소녀.

하지만 전설같은 이야기의 존재는 사실이였고, '호다카'는 맑음소녀 '히나'와 함께

맑음소녀 비지니스 웹 사이트를 개설하여 맑음을 희망하는 사람들에게 행복을 찾아 준다.

소녀의 운명을 알지 못한채......

 

"저쪽 세상?"

"피안이라고 하지. 하늘 위는 예날 부터 다른 세상이란다,"

-P159

<날씨의 아이>는 만화영화로도 개봉되었다.

그래서 인지는 몰라도 일본 만화 영화에게 느낄 수 있는 감정이 그대로 담겨 있는 듯 하다.

약간의 허무주의, 왠지 모를 희망, 애틋함, 전체주의의 잔재, 그리고 환타지 와 현실의 혼재......

그 환타지 속에 담겨있는 현실에 대한 불안함과 해피엔딩인지 세드엔딩이지도

분명하지 않는 결말 속에 담겨진 미래에 대한 모호함 마저도.

(난 개인적으로 이것이 일본 만화의 특유의 감성이라고 생각된다.)

 

왜, 날씨 같은건 어찌 되든 상관없다고 말하지 않았을까.

맑은 날이든 비가오든, 당신만 있으면 된다고 왜 말하지 않았을까

-P283

지상과는 다른, 하늘 저곳의 세상.

그리고 빗방울 속에 느껴지는 작은 몰고기의 형체.

이 소재 만으로도 이야기 속에 빨려들어가게 하며,

왠지 비가 오면 그속을 들여다 보고 싶은 느낌마저도 들게 하는 <날씨의 아이>

왠지 이 책을 읽으면서 끊임없이 달리고 있다는 착각이 들었다.

무언가로 부터 벗어나, 무언가를 향해, 무언가를 찾으러 계속 달린다.

그리고 숨이 가뻐 멈추면, 비가 내리는 하늘을 쳐다 본다.

어둡던 하늘은 어느새 점점 좁아져 하나의 점으로 변하고, 다시 그 점에서 부터

시작된 하늘의 맑음은 전체를 뒤덮는다.

하지만 원래의 점에서 부터 내려 앉는 먹먹함.

<날씨의 아이>는 나에게 그런 느낌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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