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이
닐 셔스터먼.재러드 셔스터먼 지음, 이민희 옮김 / 창비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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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갑자기 물이 사라졌다.

뉴스에서 지구온난화, 기후변화등 수자원 위기에 대해 계속 얘기했지만

사람들은 남의 얘기로만 생각하고, 받아 들이지 못했다.

하지만 그 일은 현실로, 갑작스럽게 다가 왔다.

 

애리조나와 네바다주가 저수지 방류 협정에서 탈퇴하고 댐 수문을 닫아버리면서

캘리포이나주는 물 공급이 바로 중단 되었다.

주민들은 아무런 준비도 못한채 이런 사태를 받아들여야 했다. 어쩔 수 없이......

그리고 현실을 직시하는 순간, 마실 수 있는 물은 빠르게 사라져 갔다.

 

군중에게 일어난 일은 이른바 '탈개인화' 였다. 경찰이 제복을 걸쳤을 때,

혹은 사람들이 선글라스를 써서 상대방에게 자기 눈빛을 감출 수 있을 때

일어나는 현상. 평소의 자신을 벗어나 딴 사람이 된 듯한 착각을 일으키며

딴사람처럼 행동하게 만드는 증상. 워터좀비에 둘러싸인 목마른 이들에게

벌어질 수 있는 일? 그중 하나가 되는 것이다.

-P155

'얼리사'의 가족들은 '코스트코'에서 간신히 얼음을 몇 봉지 구할 수 있었다.

그마저도 빼앗으려고 하는 사람들을 간신히 따돌린채.

'얼리사'의 옆집에 사는 '켈턴'의 가족은 미리부터 종말을 준비해온

난세의 목자들 같은 부류의 사람들이었다. '켈턴'의 집에는 비상용 음식과

물이 준비되어 있었고, 가족만이 아는 곳에 종말을 대비한 벙커를 구비하고 있었다.

<드라이>는 이런 물 부족 사태를 대응하는 인간들의 이야기 이다.

인간의 본성을 밑바닥까지 보여주고 때로는 존엄함이 존재하는 그런 이야기.

조금은 과장되고, 어색한 점이 있기는 하지만

이 이야기의 중심인 남부 캘리포니아 지역만 한정해서 본다면,

충분히 있음직한 그런 이야기 이다.

물을 마실 수 없다면 인간은 며칠을 견딜 수 있을까.

개 마저도 생존을 위해 본능적인 선택을 하는 단계에 이를때

한계치에 다다른 인간들이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를

조금은 느낄 수 있게 해준다.

 

인체의 60퍼센트가 물이라고 말한 사람이 재키였던가?

이제 나머지 요소는 똑똑히 안다. 재와 먼지, 슬픔과 비통...... 그러나 무엇보다도, 아니, 그런데도 우리를 하나로 묶어주는 요소는...... 희망이다. 그리고 환희다. 우리 안에서 마르지 않고 샘솟는 모든 것이다.

-P453

살아가기 위해 인간임을 잠시 포기한 사람들,

자신이 가진 것을 이용하여 남의 것을 사정없이 취하는 사람들,

그런 상황속에서도 우리를 생각하고, 함께를 생각하는 사람들.

다양한 인간들을 삶을 보여주는 <드라이>

하지만 시작에 비해 끝이 너무 아쉽다.

조금 더, 잔인해도 좋았을껄.

아니 '워터 좀비'라고 이름 지었으니 좀더 좀비스러웠어도 괜찮았을 것이다.

정말 아쉬운것은 이 모든 것의 해결점이라는 것이다.

그렇게 해결될 것이였다면, 이런 사태의 시작조차도 말이 안된다는

생각마저도 든다.

이런 사태를 운좋게 피해간 사람들,

혹은 가까스로 살아 남은 생존자들,

그리고 자신이 저지른 추악한 짓으로 그림자처럼 살아갈 사람들,

어쨌든 이들은 또 다시 살아가야 한다.

이전과는 다른 세상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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