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는 조사관
송시우 지음 / 시공사 / 2015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국민은 인권을 보호 받을 권리가 있고, 국가는 인권을 보호해 줄 의무가 있다.

<달리는 조사관>은

국가인권위원회의 조사국을 모델로 한, 국민의 인권침해와 차별행위에 대한

진정을 접수하고 조사하여 구제조치를 권고하는 독립적인 국가기관

"인권증진위원회" 의 4인의 조사관이 풀어내는 다섯건의 사건 기록이다.

 

 

 

<달리는 조사관>은 그동안의 미스터리나 추리소설에서 다루었던 사건 해결이 목적이 아닌,

피해자의 인권 침해 여부만을 조사하는, 촛점이 전혀 다른 소설이라고 볼 수 있다.

그래서 일까. 소설 전반에서 인권위 조사관들의 심적 딜레마를 느낄 수 있는데

이는 독자들의 심정을 대변하고 있는 듯 하다.

 

"대한민국이 다 아는 명 조사관이시니 공정하시리라 믿습니다.

없었던 일을 있었던 일로 만들진 마세요."

중략

"물론...... 있었던 일을 없었던 일로 만들지도 않겠죠?"

-P16

각 사건 기록들은 인권 침해에 대한 조사의 범위와 한계를 함께 생각하게 하고,

심지어 어느 쪽의 손을 들어 줄 것인가 까지도 매번 고민하게 만든다.

작가는 독자들에게만 이런 고민을 던져주지 않았다. 스스로도 그러하다는 것을

등장인물인 조사관들의 성격을 통해서 읽는 내내 느낄 수 있게 하였다.

중도와 치우침, 후회와 갈등등 이들의 보여주는 캐미가 이 책의 재미를 더해주고 있다.

사건기록1. 보이지 않는 사랑

성추행 사건 속에 감춰진 국가 기관에 대한 인권 침해를 들려준다.

문제가 되면 가장 말단 공무원만 잡혀가. 아무도 그러라고 시킨 적이 없거든. 권력을 조금이라도 가지고 있는 집단에서 웟선의 의중을 미루어 짐작하는 동안, 권력은 눈덩이처럼 커져 어이 없는 짓도 서슴치 않게 되지.

-P42

사건기록2. 시궁창과 꽃

체포과정에서의 인권 침해와 살인 사건의 진실을 밝히면서

인권위의 딜레마를 보여주기 시작한다.

"그건 정의인건 맞습니까? 나쁜 사람이 빠져나갈 구실을 만들어 주는게?"

-P107

 

사건기록3. 거울 얼룩

업무상 과실 치사에 대해서 생각 그리고 친구의 죽임에 대한 책임과 비난이

현장에 함께한 사람들에게 어떤 작용을 하는가를 보여 준다.

"증거주의 말이에요. 증거 중에서도 진술보다는 물적 증거를 우선하는 거.

범인을 놓치기도 하지만 억울한 사람을 살리기도 하죠. 진술이니 정황이니

이런 것들이 감쪽같이 사람을 현혹시키거든요. 때로는."

-P175

 

사건기록4. 푸른 십자가를 따라간 남자

G.K. 체스터턴의 브라운 신부 단편중 가장 유명한 <푸른 십자가>를 오마주 하였다고 하는데

상관없이 재미있으며, 가장 미스터리하며 반전이 있다.

나는 어떤 선택을 했을까 생각해 보게 된다.

잘 생각해봐. 그게 과연 피해자를 위한 선택인것인지 알아서 잘 생각해봐.

그게 과연 피해자를 위한 선택이었는지, 아니면 너를 위한 선택이었는지.

-P236

사건기록5. 승냥이의 딜레마

살인사건에 대한 조사와 수사 과정의 인권 침해 여부에 대한 촛점 과의 갈등을

가장 심도 있게 그리고 있으면 조사관들의 딜레마를 몸으로 느낄 수 있다.

"승냥이가 무슨 일까지 할 수 있는지는 호랑이나 사자 주변을 기웃기웃 다니면서귀찮게 왈왈 짖어대야 알 수 있지 않겠어? 승냥이는 여기까지만 들어와라, 하고 합의된 선 안에서만 내내 설치면 그것도 재미가 없지."

-P321

'조사'와 '수사'라는 방식의 차이를 정확히 지키고 있으며,

'조사'의 이야기라는 것을 분명히 하고 있는 <달리는 조사관>.

하지만 느낄 수 있다. 그들은 억울한 누군가를 위해서 존재하고, 지금도

그 누군가를 위해서 달리고 있음을.....

OCN에서 수요일과 목요일 11시에 방송하고 있는 <달리는 수사관>

책과 함꼐 드라마도 즐길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인권위는 수사시괸이나 법원처럼 엄격한 증거가 필요한 곳은 아니잖아요?

약자의 편에서 상당한 정도의 증거만 있으면 인권침해라는 판단을 팍팍 내려줘야지.

입증해라. 입증해라. 이것도 권력이라고.

약자의 편을 들어주고 싶지 않을 때 객관적인 잣대를 들이대는 척하면서 내미는 핑게 아닌가?"

-P168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