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작된 시간
사쿠 다쓰키 지음, 이수미 옮김 / 몽실북스 / 2017년 8월
평점 :
절판


2001년 5월 15일 저녁 7시

매일 정해진 시간에 집으로 귀가하던 주식회사 와타나베 토건의 사장

'아타나베 쓰네조'의 딸 '미카'가 아직 돌아오지 않았다.

그리고 늦은 밤 한통의 전화가 걸려 온다.

유괴범이 요구한 미카의 몸값은 1억엔.

다음날 경찰의 판단 실수로 인하여 1억엔은 유괴범에게 전달되지 못하고,

'미카'의 시신이 발견된다.

몸값이 전달되었으면 '미카'는 살아 돌아왔을 것이라고 믿는 '와타나베 쓰네조'는

'미카'의 사망 추정 시각에 집착하게 된다.

 

 

 

'미카'의 시신을 발견한 경찰은 현장에 남겨진 지문으로 '고바야시 쇼지' 를

용의자로 체포하고 자백을 받기 위해 취조를 한다.

<조작된 시간>은 대충 짐작하겠지만 사망 추정 시각에 대한 소설이다.

시체에 나타나는 시반이나 직장 체온 시간에서 나타나는 시간을

경찰의 판단 실수 이전으로 되돌리려는 경찰 조직의 음모,

그리고 지문이 발견되었다는 이유만으로 희생되는 '고바야시 쇼지'.

시체를 발견한 그 순간 부터 '고바야시 쇼지'와 경찰에 의해

수많은 증거들이 훼손되면서, 진짜 범인에 대한 체포보다는

이미 체포된 용의자를 범인으로 만들기 위한 작업들이 진행되고 모든 것들이 조작된다.

확실히 원죄('억울하게 뒤집어 쓴 죄')라고 할 수 있는 사건이다.

 

원죄 사건을 다룰 때마다, 항상 생각나는 말이 있어.

'인생의 화(禍)와 복(福)은은 마치 꼬아 놓은 새끼줄 같다 는 말.'

-P469

후반부로 갈수록 다행히도 희망이 살아난다.

조작된 것에 대한 진실이 들어나고, '고바야시 쇼지'가 범인이

아닐 것이라는 증거들이 하나둘 모아진다.

그리고 벌어지는 2심재판.

자신의 딸이 희생된 '와타나베 쓰네조'와 '미키코'

그리고 경찰의 실수에 대한 책임을 가지고 있는 '모리타' 현경본부장, 부검의, 쇼지의 담당 형사 등등등

증거가 나타날수록 진실을 밝히려는 사람들과 감추려는 사람들의 싸움이 치열해지고,

오직 변호사에게 의지 할 수 밖에 없는 '고바야시 쇼지' 도 벗어날 수 없는 현실에 방황한다.

 

살인 피해자가 개인에게 죽임을 당했다면, 사형수는 계획된 집단에 의해 죽임을 당한다.하지만 유가족은 어떤가?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상처를 평생 동안 끌어안고 살아가야만 한다.

그것이 피해자의 유가족이든, 사형수의 유가족이든 뭐가 다르겠는가?

-P477

한 개인이 조직과 싸우는 것이 얼마나 어렵고 힘든것인가를 알 수 있게 해주는 <조작된 시간>

그리고 진범이 아님을 알고 있으면서도 '고바야시 쇼지'를 희생 시킬 수 밖에 없는 그들.....

마지막 옮긴이의 말이 가슴에 남는다.

아닌 가슴에 사무친다라는 표현이 맞을 것 같다.

옮긴이의 말

법치주의란 국민들이 법을 지키라는 것이 아니라, 권력자가 헌법과 법률에 따라 나라를 운영하고 국민을 통치하라는 뜻이라는 어느 정치인의 말을 인용하면서, 법이 만인 앞에 공평하게 적용되는 그날까지 깨어 있는 국민이 될 것을 스스로 다짐해 본다.

-P4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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