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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이고 싶은 ㅣ 한국추리문학선 7
한수옥 지음 / 책과나무 / 2019년 7월
평점 :
일곱번째 한국추리문학선이 출간되었다.
한국추리문학선은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꼭 읽어보라고
추천하고 싶은 시리즈 이다.
<죽이고 싶은>은 네이버 웹소설인 <박쥐>를 종이책으로 출간하면서,
제목을 바꾸어 출간하였다고 한다.

<죽이고 싶은>은 제목과 표지부터가 강렬하고 섬뜩하다.
그렇지만 책을 읽는 내내 '죽이고 싶은'이 아닌 '죽여야 하는'이라는 더욱 과격한
단어가 떠오르며, 분노를 느끼게 된다.
비오는 저녁, 끔찍한 살인 사건이 벌어지고, 이 살인은 두번, 세번의 연쇄 살인으로
연결되지만, 어느새 살인이라는 행위보다는 그 일이 벌어지게된 사회의 현실에
관심을 기울이게 되고 '은옥'과 아이들의 안위에 대한 걱정으로 책을 읽게 된다.
어쩌면 소설의 내용을 극대화 하기 위해 좀 더 과장되게 그렸을지도 모르지만,
왠지 현실과 다르지 않다고 생각되기에 안타까움과 먹먹함이 가슴속에서 부터 올라온다.
피해자면서도 오히려 사람들에게 손가락질 받게 된 현실이 끔찍했다.
-P238
사회와 어른들의 도움이 절실하지만 가혹하리만큼 처참한 상황들.
부모에게 버림받고, 친구들에게 마저도 따돌림을 당하는 현실.
오직 자신의 욕망과 사리사욕에 눈 먼 어른들이 만들어 놓은 지옥과도 같은 삶의 시간들을
소설속의 아이들은 견디고 있었다.
그나마 다행인것은 죽음 이외에는 빠져나올 수 없을 것 같아 보였던 고통속에서도
손길을 내미는 누군가가 존재하였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잊을 수 없고, 씻을 수 없는 아픔속에서도 안식을 찾을 수 있었다.
"무슨 일? 요즘 여자들 다른 남자들하고 자는거 흔해.
마음이 움직여서 자는 건 안 더럽고 억지로 당한 건 더럽다는 거야?
그건 말이 안되지. 그냥 다친거야. 폭행을 당한 거라고.
그게 왜 더러워?
-P410
한가지 트집을 잡는 다면
성폭행을 당한것을 더렵혀졌다는 표현이 너무 강하게 남아 있다는 것이다.
그런식으로 표현되는 현실을 꾸짓고, 그렇지 않음을 얘기하며 강조하고 있지만
뭔가 부족함이 느껴진다.
'더럽다' 라는 단어의 사용이 너무 잦고 크다.
그것이 아쉽다.
우리의 민낯이 그대로 들어나는 소설 <죽이고 싶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어른으로써 부끄러움을 감출 수 가 없다.
사회파 추리소설이자 심리스릴러라고 할 수 있는 <죽이고 싶은>
마지막에는 범인을 응원하게 되는 소설.
살인 사건속에 심어진 주제의식이 충만하다.
언제쯤이면 판결이 나는 날, 우리가 분노하지 않는 날이 올까요?
절망하지 않는 날이 올까요?
그런 날이 어서 오기를 희망합니다.
-P4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