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죄
야쿠마루 가쿠 지음, 김은모 옮김 / 달다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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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우죄>는 <돌이킬 수 없는 약속> 과 <신의 아이>의 작가인 야쿠마루 가쿠의 작품이다.

그의 작품은 역시나 몰입감이 높다.

<우죄>는 14년전 당시 중학교 2학년이면서, 초등학교 저학년 남학생 두명을 살해한

일명 '고쿠쟈신 사건'의 범인이 현재 자신의 옆에서 살아간다면 어떻게 대할 것인가

하는 주제를 담고 있다.

 

 

 

저널리스트를 꿈꾸지만 생계를 걱정해야 하는 '마스다'는 작은 스테인리스 가공 공장에

취직을 하게 되고, 같은 날 입사한 동갑의 '스즈키'와 기숙사를 함께 쓰게 된다.

사람과의 관계에 어색하고, 밤마다 악몽을 꾸는 '스즈키'.

'마스다'는 그런 '스즈키'에게서 자신의 과거를 발견하고 다가가게 되며,

'스즈키' 또한 '마스다' 를 친구로 여기게 되면서 자신의 과거를 털어놓으려 한다.

우리는 <우죄>를 통하여 우리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남의 인생을 가십거리로 여기는 사람

자신의 과거를 묻어둔채 잊기 위해 떠도는 사람

용서받을 수 없는 죄를 숨긴채 살아가는 사람

가족의 죄 값을 갚기 위해 가족을 포기한 사람

언론의 자유와 알 권리를 내세우며 '정의' 라는 이름으로 개인의 삶을 파괴하는 사람

등등

이런 관계속에서 '인간군상'이라고 말할 수 있는 인물들의 적나라함이 들어난다.

 

"늘 과거에 시달려. 어디로 달아나도 과거가 쫓아오지. 아무리 평범하게 살고 싶어도 다들 우르르 몰려들어 과거를 파헤치려고 해. 괴로워해. 더 괴로워해. 하고 몰아붙이지.

마치 너는 살 가치가 없으니까 죽으라는 것처럼......" (P276)

 

'고쿠쟈신 사건'을 저지른 범인이 우리 곁에, 과거를 숨긴채 살아간다면 어떨까?

그리고 우연히 정체를 알게 되었다면 어떻게 대할 것인가?

과거의 죄값을 치뤘기에 현재는 평범한 일반인 처럼 대해야 할지,

아니면 살인의 요구를 내재하고 있을지 모르기에 죄를 계속 각인시켜 영원히 멀리해야 할지.

사실 우리는 후자에 더 가깝다. 죄를 지은 사람은 그 죄의 경중에 상관없이 악인으로 규정하고 멀리한다.

하물며 살인자라면......더 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그러기에 '마스다'는 우리와 같은 존재이기도 하고, 우리의 바램 같은 존재이기도 하다.

 

확실히 스즈키는 몹쓸 짓을 저질었어. 동정의 여지는 없겠지. 하지만 걔도

어딘가에서 살아가야 해. 걔가 어디서 살고 싶다면 난 방해하고 싶지 않아. (P394)

 

아주 극단적인 사건으로 얘기하고 있어 흑백관계에서는 조금은 편안할 수 있지만

가슴속에 생각을 울림은 크게 느껴진다.

인간의 내면을 아니, 인간 자체를 말하고 있는 <우죄>

'스즈키'는 진정 자신의 잘못을 뉘우친 것인지, 그리고 '마스다'는 진심으로

그를 친구로 받아들일 수 있을지 소설의 뒤가 더 궁금한 <우죄>

순간순간 지나가는 얘기속에 무서움이 담겨있고, 어느것이 진실인지 고민하게 된다.

 

난 누구보다도 그를 많이 알고 있었어.

세상 사람들이 잔학하다고 여기는 그의 다른 면모를. 다정함. 약함. 강함 ......

그리고 나도 갖지 못한 올곧음을.

하지만 난 그런 면모를 기사화하기가 두려웠어.

대부분의 국민이 증오하는 인간을 조금이라도 옹호하기가 말이야

설령 그게 내가 느낌 지금 그의 모습이었을지라도...... (P4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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