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고기
조창인 지음 / 산지 / 2019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가시고기> 근 20년만에 개정 증보판이 출간되었다.

처음 출간 당시에도 엄청난 반향을 불러 일으켰고, 우리나라와 일본에서 드라마로 제작된 <가시고기>

 

 

 

보통 부모님의 사랑이라고 하면 어머니의 사랑이 먼저 떠오른다.

자식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쪽은 아버지 보다는 늘 어머니 였다.

하지만 <가시고기>는 자신의 몸을 희생하며, 아들을 살리기 위한 아버지의 처절한 사랑을 그리고 있다.

얼마나 크고 깊은 사랑인지 가듬할 수 조차 없는 그런 사랑.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불러 일으키며, 많은 사랑을 받은 작품이지만

그렇다고 아버지의 모든 선택을 이해할 수 있는 것은 아니였다.

하지만 그것이 최선이였는가를 생각하기 이전에 그럴 수 밖에 없는 심정이 느껴진다.

골수이식 외에는 희망이 없는 아들에게 맞는 샘플이 없어 공여자를 찾을 수 없다는

소식을 들은 아버지의 선택은 아들의 소원인 퇴원이였다.

기존 치료를 계속하며 희망 없는 고통을 견뎌야할 아들을 바라보는 것을 대신해 그는 퇴원을 선택했다.

항암제에 의한 매일 매일의 고통을 늘 지켜본 그가 아들에게

선물한 퇴원은 사실 죽음의 기다림이였다.

현실을 도망치듯이, 마지막을 준비하듯이 아들과 떠난 여행.

잠시동안 다가온 희망적인 변화 그리고 재 입원......

기적같이 주위의 도움으로 골수기증자를 찾는다.

그러나 이 또한 하늘의 시험이였을까.

골수이식에 필요한 예치금과 치료비를 마련하기 위해

자신의 신장 매매를 결심하고 검사를 하지만 그에게 돌아 온것은 간암이라는 병이였다.

자신의 간암과 아들의 백혈병. 그 둘 사이에서 아버지는 당연스럽게 아들을 선택한다.

자신의 간암 치료도 병행할 수 있었지만, 힘든 골수 이식을 견뎌야할 아들의 곁을 지키기 위한,

그리고 아들만큼은 자신의 손으로 지켰다는 마지막 남은 자존심을 위한 선택이였으리라.

어쩌면 자신을 역전 파출소 앞에 버려두고 떠난 자신의 외발 아버지 처럼

아들의 다른 삶을 위해 자신의 떠남을 선택하였는지도 모르겠다.

 

아들아, 미안하다 아빠는 미처 몰랐다. 아프면 그냥 대신 하고픈 마음이었는데, 그 마음조차 네가 겪었을 고통 앞에서는 한 없이 초라한 것이었구나.

 

자식을 둔 아버지라면 누구나 자식을 위해 이런 삶의 선택을 할것이라고 말은 쉽게 할 수 있지만,

정말 그럴 수 있을까 자신할 수 조차 없다.

이 책을 끝까지 읽으려면 어느 정도의 참음이 필요하다.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들킬까 참아야 했고, 그 참음속에 전해지는 고통을 숨겨야 했고,

한참을 멍하니 하늘을 바라볼 자신을 위해 시간을 허락해야 했다.

아버지가 생각나고, 아들의 성장이 고마운 그런 날이다.

<가시고기> 20년이 지났음에도 퇴색되지 않는 감동.

요즘 처럼 부모, 자식간의 사랑도 문제가 되는 시기에 한번 읽어보자.

한없는 따뜻함을 느낄 수 있다.

 

가시고기는 참 이상한 물고기예요.

엄마가시고기는 알들을 낳은 후엔 어디론가 달아나버려요.

알들이야 어찌되든 상관없다는 듯이요. 아빠가시고기가 혼자 남아 돌보죠.

알 들을 먹으려고 달려드는 다른 물고기들과 목숨을 걸고 싸운답니다.

먹지도 자지도 않은 채 열심히 지켜내죠.

아빠가시고기 덕분에 새끼들이 무사히 알에서 깨어납니다.

아빠가시고기는 그만 죽고 말아요.

새끼들은 아빠가시고기의 살을 뜯어먹고 무럭무럭 자라납니다.

결국 아빠가시고기는 뼈만 남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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