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레이터 - 자연의 역사를 읽는 사람들
랜스 그란데 지음, 김새남 옮김, 이정모 감수 / 소소의책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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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스 그란데'의 <큐레이터>는 말 그대로 '큐레이터'에 관한 책이다.

우선 '큐레이터'가 어떤 직업 인지를 생각해보고 시작하는 것이 좋을 듯 하다. 솔직히 그동안 '큐레이터'라고 하면 미술관이나 박물관에서 작품을 설명하는 가이드 또는 해설가 정도로 생각했다. 그래서 이 책을 시작하면서 자연사 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는 작품 들에 대한 '큐레이터' 입장에서의 해설 정도로 가볍게 생각한것도 사실이다. 재미 있는 것은 작가 조차도 서문에 '큐레이터'가 무슨일을 하는지 알고 있는 사람이 거의 없다고 얘기하고 있다는 것이다.

<큐레이터>는 이 책의 사례들을 통하여 '큐레이터' 라는 직업을 다시 보게 되며, 그들의 노고에 감사와 존경심이 들게 될 정도 이다. 그리고 그들의 경험담은 고고학자이자 모험가의 그것 처럼 다가와 책의 재미를 더하며, 삽입된 많은 사진들은 이야기의 이해를 돕고 있다.

 

 

<큐레이터>에서 작가는 '큐레이터'는 과학 지식의 생산과 보급의 책임을 맡고 있다고 했다. 그리고 현재는 연구에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할애하여야 하며, 새롭고 중요한 과학적 발견을 해낼 수 있는 역량의 강화가 요구 된다고 한다. 실제 작가는 '큐레이터'로서 와이오밍 화석 채석장과 멕시코의 화석 채굴장에서 화석을 채취 하기도 하고 러시아, 이스라엘, 일본등을 방문하여 그 나라의 화석들을 연구하기도 한다. 그의 동료들도 마찬가지 이다. 그들은 박물관에서 단지 전시물을 소개하는 일을 하는 사람들이 아니였다.

화석 관련 얘기중에 제일 재미 있는 부분은 티렉스 '수'에 관한 이야기 이다. (표지에 실려있는 공룡 화석의 이름이 '수' 이다) 이 티라노사우루스 렉스의 화석은 전세계의 티렉스 뼈대 화석중 가장 거대하고 완전한 표본이라고 한다. 사진에 보여지는 티렉스의 화석은, 흡사 '박물관이 살아 있다' 영화의 한 장면을 보는 듯하다. 실제 '수'의 화석이 복제되어 많은 자연사 박물관에 설치되었다고 하니, 혹시 그것일 수 도 있지 않을까 ? 하는 생각을 갖게 했다. '수 라는 이름의 공룡'에서는 화석의 발견부터 '필드 박물관'에 전시되기까지의 과정과 이 화석을 둘러싼 인간들의 욕심을 한편의 영화를 보는듯하게 자세히 들려준다.

 

필디 박물관 중앙홀의 모서리 네곳에 각각 세워져 있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뮤즈들의 석상들은 박물관의 핵심 사명인 과학, 기록, 연구, 지식 보급을 건축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사자 사냥 과 사자 구하기'의 케냐의 식인 사자 이야기는 비슷한 내용의 소설을 읽은 기억이 난다. 물론 실제 사냥한 '존 헨리 패터슨'이 등장 하지는 않지만, 케냐의 철도 공사와 인부들 그리고 식인 사자 사냥에 관한 이야기 였다, 그 소설은 철도 공사에 의한 케냐의 자연 파괴와 서식지를 잃어가는 동물들, 그리고 그런 인간들에 대한 사자의 복수와 사냥 이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 책에서 얘기하는 것과는 방향이 조금 다르지만 자연 파괴와 인간의 밀렵에 대한 경고는 같다. 이 외에도 동료들의 이야기나 인류학 관련 이야기는 '큐레이터' 라는 직업의 이해를 좀 더 넓혀 주며, 이 책의 가치를 높혀준다.

하지만 이 책에 빠져들 수록 다른 생각이 든다. <큐레이터>에서 특정 종과 생태계의 멸종이 어떤 지점에 다다를 때 연쇄반응을 일으켜 다른 종들, 나아가 지구의 거의 모든 종의 멸종을 야기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이고 있다라고 기술했다. 더군다나 이것은 먹이사슬에서 더 위쪽에 위치한 종에 특히 치명적이다 라고 하였다. 이것은 결국 인간에 의해 멸종되는 종들이 인간이 알지 못하는 사이에 인간에게 가장 치명적으로 다가올 수 있다는 말이기도 할 것이다. 결국 이런 자연에 대한 연구가 지구의 생태계의 보존을 위한 것이 아닌 인간의 종속을 위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지구 생태계를 구하기 위한 사람들의 노력이 역으로 인간 스스로가 자연을 파괴하는 결과를 가져오는것은 아닐지 두렵기도 하다.

 

결국 우리가 사랑하는 만큼 보전할 것이며, 이해하는 만큼 사랑할 것이다.

"자연.문화사 박물관은 사회에서 독톡한 역활, 즉 결코 대체할수 없는 광대한 문화와 생활 유산을 보호하고 있다" 라고 한다. 우리의 실정은 어떤가 생각이 들었다.

'랜스 그란데'의 <큐레이터>

이 책의 서두에 밝혔듯이 '큐레이터'에 대한 이해와 자연에 대한 인식의 변화 를 강조하며 더불어 박물관의 중요성도 이야기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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