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여섯 밤의 주방 욜로욜로 시리즈
마오우 지음, 문현선 옮김 / 사계절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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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자인 '나' 와 '염라대왕'은 오래 전 '엉망진창인 상황을 방임하거나, 포기한 채 해탈하는 쪽은 어느 정도 벌칙을 감수해야 한다'는 계약이 되어 있었고, 이런 이유로 인해 나는 죽어서 나의 잘못이 무엇인지 깨달을 때까지 지옥의 '맹파' 직을 수행하여야 한다.

맹파

고대 신화에 나오는 인물. 사람이 죽어 황천길에 오르면 망천하의 내하교라는 다리 근처에서 생전의 기억을 잊게 해주는 맹파탕을 망자에게 건넨다고 한다.

 

하지만 <열여섯 밤의 주방>에서는 단순히 맹파탕을 건네지 않고, 망천하의 물로 음식을 만들어 죽인 이에게 대접한다. 단 생전에 먹어본 음식이여야 하며, 먹는데는 제한 시간이 있다. 음식을 기다리는 사이에, 귀등이 켜지고 벽면의 주마등이 저절로 돌아가면서 죽은이의 일생이 상영되기 시작했다.

<열 여섯밤의 주방>은 이런 사후 세계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죽인 이들에게는 나름의 사연이 있고, 죽음을 맞이한 이유도 제각각이다. 어떤 사연은 감동을 주기도 하고, 어떤 것은 안타까움을 느끼게 해주며, 또 죽음을 이해할 수도 있게 해주는 사연도 있다.

 

 

 

한 페이지 한 사연이 넘어가며, "나는?" 이라는 질문을 해본다. 내가 '맹파' 에게 주문하고 싶은 음식은 무엇일까?, 무엇을 마지막으로 먹어야 정말 미련이 남지 않을까?. 가벼움 질문인것 같지만 선듯 고르기가 쉽지 않다.

이건 어떨까? 다른게 좋을까?

하는 생각에는 왜 그 음식을 골랐는가 하는 이유를 생각하게 만들었고, 대게 그 음식의 맛보다는 추억을 떠오르게 한다. 마지막까지 함께 하고 싶은 추억을 선택하는 것은 그리 쉽지 않다. 솔직히 아직은 그 선택을 하고 싶지 않다. 앞로의 시간 중에 분명 더 좋은 추억과 맛있는 맛을 느낄 음식이 있으리라는 기대감에.....

<열 여섯 밤의 주방>은 각 사연이 주는 감동의 재미도 있지만, 죽은 이들과 흑무상 과의 관계, 염라대왕과 백무상의 캐미도 재미 있다. 순간 순간 보여주는 그들의 이야기는 어떤 사연을 숨기고 있는지 궁금하게 한다. 그리고 '나' 인 맹파의 정체와 염라대왕과의 관계 또한 궁금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아! 뺴 놓을 수 없는 또 하나는 '맹파'가 만드는 음식에 대한 설명과 만드는 법이 책에 기술되어 있다는 것이다. 음식 잘하시는 분들은 이 설명 만으로도 어느 정도 맛을 내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가져본다. (어떤 재료가 필요한지는 나오지만, 정확한 계량은 없기에..)

 

"어서 오세요. 지옥 주방에 오신걸 환영합니다."

 

오늘도 수 많은 음식을 하고 있을 '맹파', 죽은이들의 남겨진 모든 미련과 아픈 기억을 대신하여 떠오를 공명등.

<열여섯밤의 주방>은 분명 재밌고, 감동적이다. 꼭 다음편이 나오길 기대해 본다.

<열여섯밤의 주방>은 <지옥주방>이라는 이름으로 온라인 연재되었으면 당시 1억뷰의 엄청난 호응을 얻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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