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세열전

만세열전 - 3.1운동의 기획자들.전달자들.실행자들
조한성 지음 / 생각정원 / 2019년 1월

매년 오는 삼일절이지만, 100주년이 되는 2019년 올해는 더욱 뜻깊게 가슴으로 새겨진다. 우리가 배웠던 삼일 운동은 독립선언서를 낭독하고, 최초로 우리의 독립의지를 세계 만방에 알렸다는 것, 그리고 선언을 이끌었던 33인의 민족대표들과 일제의 총칼 앞에 자신을 내던지며 만세를 외치고, 대중을 독려했던 유관순 열사같은 독립 투사들. 이쩌보면 이것이 전부 일지도 모르겠다.

우리의 역사이지만 수업시간에 배운것이 전부였던 지식들.

100주년이 되는 해에 맞춰 삼일 운동과 관련된 책들이 많이 출간되고 있는 것은, 어찌보면 역사의 일갈에 대한 우리의 변명 같은 것이기도 할 것이다.

<만세열전>은 삼일 운동이 발생한 원인 중에 월슨의 민족 자결주의와 조선인이 받았던 일상의 차별과 억압을 주요 원인으로 꼽고 책의 전반에 걸쳐 이를 설명한다. 그리고 삼일운동의 관계된 사람들을 기획자들, 전달자들, 실행자들로 나누어 그들이 한 일을 (경찰과 판사의 신문 과정을 근거 자료로 삼아) 가급적 사실에 맞춰 상세히 알려준다. 그리고 삼일 운동으로 야기된 많은 일들, 변화까지도.

삼일운동은 기획단계에서 구 한국 관료들에게 외면 당했고, 기획자들도 운동 참여를 실제 망설였다는 사실. 천도교와 기독교의 연합 그리고 학생들의 협조로 인하여 성사된 삼일 운동이지만, 이는 민족자결주의와 파리강화조약이라는 세계적인 물결을 이용하여, 세계의 도움으로 독립을 하고자 했기에, 민족대표들은 우리가 독립을 청원하면 일본이 독립을 승인 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했고, 그들 스스로가 그들의 역할을 독립선언에만 한정하여, 민중앞에 서는 것을 거부하는 결과를 가져 왔다는 사실은 그동안 알고 있었던 우리의 지식의 오류를 깨우쳐 주는 부분이기도 했다.

"그대는 어찌하여 독립운동을 하려고 했나?"

"조선 사람이니 독립을 하려고 한것이오."

"그래서 어떤 수단으로 독립을 하려 했나?"

"조선 사람이 일본에 복종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 독립을 성취하려고 했소."

<만세열전>에서는 1919년 2월 부터 5월까지의 짧은 기간동안 우리 민족에게 일어난 역사적 사실을 기술하면서 주요 인물들의 행적을 가급적 자세하고 사실적으로 기술하였다. 하지만 없는것도 있는것으로 만들려는 일제와 실제 자신이 한 일 조차 숨길 수 밖에 없었던 이들 사이에서 진실을 밝혀야 하는 어려움도 토로하여 연구의 중요성도 일꺠워 준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삼일 운동은 우리의 독립 의지를 속에서 부터 들춰내 밖으로 표출 시켰다는 것이다. 우리의 억압된 진실을 호소 했고, 독립을 향한 여러가지 일들에 대한 도화선이 되었다.

언젠가, 해방후 친일인사로 지목된 시인이 했던 말을 본적이 있다. 그는 자신의 시로 일제의 피박과 우리의 해방을 얘기했지만, 친일자로 변절하여 신문에 일제를 찬양하고, 학생들의 전쟁 참여를 독려하는 글을 기고한 것으로 밝혀졌다. 그는 자신의 친일을 한 이유는 일본이 전쟁에서 질줄 몰랐고, 36년 이라는 시간은 너무나도 길었다고 얘기한것으로 기억한다.

36년...... 한 세대 하고도 6년이라는 세월.

긴 세월 임에는 분명하지만, 자신과 가족들의 고통도 감수하면서 독립운동 하신 분들에게도 똑같은 시간의 흐름이 존재 했었다는 것을 망각한 것일까. 결국 그는 자신의 영달과 안위를 위해서 변절했음을 그렇게 변명한 것이다.

짐작조차 할 수 없는 인생의 길이 펼쳐졌던, 그해 3월.

자기 앞에 놓인 길을 피하지 않고 용감히 걸어간 사람들이 있었다.

그들의 삶은 우리의 역사가 되었다.

"조선 독립 만세"

그날의 외침은 그렇게 시작되었고, 그들의 선택은 자신들 뿐만 아니라 역사를 바꾸어 놓았다.

그리고 이땅에 우리가 존재하게끔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