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야행 - 불안과 두려움의 끝까지
가쿠하타 유스케 지음, 박승희 옮김 / 마티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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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인간의 생존을 관장하던 태양이었지만,

인간이 기술에 매몰되면서 자연과 단절되고 지각 능력마저 퇴화되면서 태양의 본래 모급을 볼 수 없게 되었다.

인간은 태양 덕에 생명을 유지하는 존재인 주제에

존재의 근원인 태양의 진지하게 대하지 않았다. 우리는 그렇게 태양도 잃고 달도 잃고 별을 잃고 어둠도 잃어 버렸다.

<극야행>은 저자인 가쿠하타 유스케가 직접 '그린란드'의 극야를 탐험한 탐험기이다.

극야는 태양이 지평선 밑으로 가라앉아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길고 긴 칠흙의 밤이며, 그 칠흙 같은 밤이 위도에 따라 3개월 에서 4개월, 어떤 곳에서는 반년이나 이어진다. <극야행>은 탐험기 라기 보다는 그런 어둠에 갇힌 미지의 공간에서의 생존기라고 말하는것이 더 정확한 표현일 듯하다.

저자가 극야의 탐험을 하게된 이유는 그곳에서 진정한 어둠을 경험하고 진짜 태양을 만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었다. 그는 이 탐험을 위하여 4년이라는 준비기간을 가졌으며 이 기간동안 탐험할 지역의 정찰 활동과 함께 식량을 만들고 저장소를 설치하였다.

 

 

 

 

2016년 12월 8일 드디어 사람이 사는 지구상 최북단의 작은 수렵마을 시오라팔루크를 출발하였다. 한마리의 개' 우야미릭크' 와 함께.

가쿠가 선택한 탐험 노선은 시오라팔루크에서 메이한 빙하를 거쳐 툰드라 중앙고지, 아운나르톡을 거친후 이누아프슈아크 저장소에 보관된 식량으로 보충후 극야가 끝나는 시점에 얼어붙은 바다를 건너 북극해로 가는 긴 여정이었다. 그는 그야가 끝나고 떠오르는 첫태양을 맞이하고자 했다.

책을 읽는 내내 과연 이 탐험이 성공할 수 있었을까 하는 의문을 갖었다. 물론 책으로 출간되었기에 생존하여 돌아는 왔지만, 그의 생존이 탐험의 성공이라고는 말할 수 없기에 성공 여부를 의심할 수 밖에 없었다. 그정도로 탐험의 시작부터 순탄치 않았다. 예기치 않았던 폭풍을 만나고, 천측용 육분의를 분실하고, 일정이 지연되는등 최악의 경우라고 할 수 있는 모든 일들이 발생하였다. 더불어 많은 자금과 오랜 기간을 들여 준비한 저장소까지도 백곰의 습격을 받아 식량 부족으로 위태로운 지경에 까지 놓이게 된다. 하지만 저자는 결국 이런 시련을 받아 들이고 식량을 조달하기 위하여 달라스만의 사향소 사냥터로 계획을 변경하면서, 오히려 진정한 극야를 경험하게 된다.

 

빛이 없는 극야 세계에서는 사물의 윤곽선이 흐릿하거나 거의 보이지 않는다. 이로써 사물은 독특한 형태를 잃게 된다. 이는 곧 사물의 의미를 부여하던 근거를 잃는다는 뜻이다.

 

 

그리고 생존을 위한 귀환길. 그를 맞이한건 기적과도 같은 발견과 또 다른 역경이었다. 일기 예보를 무시한 채 몰아 치는 블리자드에 그는 그의 아내가 출산에서 겪었던 '혼란'을 떠올린다. 그리고 맞이하는 첫태양에서 그는 진정한 진짜 태양의 의미를, 그가 왜 극야를 그렇게 원했는가에 대한 깊은 의식속에서의 수수께끼를 깨닫게 된다.

2017년 2월 23일 그는 80일간의 탐험을 마치고 출발했던 시오라팔루크로 돌아왔다. 그리고 사람이 사는 최북단의 마을은 그가 돌아온지 두달후 태양이 지지않는 백야의 계절을 맞이 하게 된다.

<극야행>은 저자를 통해 인간에게 빛과 어둠이 어떤 존재인지를 다시금 느끼게 해주며 저자의 여행 목적인 진짜 태양이 무엇인지를 독자도 느끼게 해준다.

빛이 주어지는 사물의 존재

현대는 완전한 어둠이 없다. 달이 없는 곳에서도 조그마한 빛이 존재한다. 그러기에 어둠과 빛은 그 의미를 잃어 버린지도 오래이다.

<극야행>은 어떤 의미에서는 어둠으로의 탐험이라기 보다는 빛을 찾기 위한 여정이라고 볼수 있다. 비록 극야속으로의 여행을 떠날 수 는 없겠지만 태양과 달 그리고 어둠의 의미를 생각해 보는것은 어떨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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