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가닥의 머리카락 일본 추리소설 시리즈 1
구로이와 루이코 외 지음, 김계자 옮김 / 이상미디어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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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가닥의 머리카락>은 일본 추리소설의 시초라고 할 수 있는 작품 집이다.

세가닥의 머리카락 - 구로이와 루이코

법정의 미인 - 루이코 소지 (원작 : 프레드릭 존 풀거스의 떳떳하지 못한 나날)

유령 - 구로이와 루이코

검은고양이 - 아에바 고손 (원작 : 에드거 앨런 포의 검은 고양이)

모르그가의 살인 - 아에바 고손 (원작 : 에드가 앨런 포의 모르그가의 살인)

탐정 유벨 - 모리타 시켄 (원작 : 빅토르 위고의 내가본것 들)

2편의 창작과 4편의 번역(번안)편이 실려 있다.

 

 

 

 

'구로이와 루이코'의 <세가닥의 머리카락>은 일본 추리소설의 틀을 만들어 놓았다고 칭송을 받는 작품이라고 한다. 그 형식은 현대의 작품과 거의 비슷하지만 현대와 같은 세련된 표현이나 반전은 볼 수 없다. 투박하기까지 하고 변사와 같은 나레이터가 등장하기도 한다. 하지만 '다니마다', '오토모' 탐정간의 대화를 통해 탁월한 심리 묘사를 보여주며, 서양의 과학 문물을 쫓으려는 젊은 세대와 일본의 기존 문화를 지키려는 세대간의 갈등도 기하였다. 하지만 작가는 어느 세대의 편도 들어주지 않았다. 두 세대의 주장을 얘기하고 결국은 하나의 결론에 도달하게 함으로써 화합을 강조하고 있다.

번역(번안) 편들도 상당히 흥미롭다. 서구의 추리물을 들여와 변역을 하였기에 배경은 유럽이지만 동네 이름과 등장인물들은 일본 이름이다. 처음에는 발음상 어쩔 수 없이 그렇게 기술했는줄 알았는데, 아니였다. 일본 지명에 일본 이름이다. 이렇게 일본스럽게 기술함으로써 많은 독자층을 형성하였다고 하니 솔직히 어떻게 받아 들여야 할지 모르겠다.

하긴 19세기 였다는것을 염두에 두면 당연할지도.....

작가 '루이코 소지'는 <법정의 미인> 서문에 원본을 한번 읽고 자신이 기억하는대로 글을 썼다고 밝히고 있다. 이렇게 자신의 생각이 들어 갔음을 알려주어 번역이 아니라 번안임을 알게 하였다.

작품 해설에 보면 이렇게 작가의 창작영역을 최대한 확보한것을 '호걸역' 이라고 하고, 원작에 충실한 번역을 '주밀역' 이라고 한다고 설명하였다. 초기에 '주밀역'을 통해 서구의 문체를 배우고 이후 '호결역'을 통해 작가의 생각을 가미하여 일본 추리소설의 기틀을 마련했다는 설명도 곁들여 초기 일본 추리 소설의 발전 방향을 알 수 있게 하였다.

또 하나 재미 있는것은 '모리타 시켄'의 <탐정 유벨>이라는 작품이다.

이 글에서 '모리타 시켄'은 '주밀역'으로 작품을 번역하였지만 원본의 뜻을 정확히 표현하지 못함을 한탄하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다. 이런 노력들이 더해져 오늘날의 일본 추리소설의 전성기를 이룰 수 있지 않았나 생각된다.

일본 추리 소설 시리즈 1편에서 초기의 추리소설에 대해 문을 정말 활짝 열었다.

다음편도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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