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에도 속하지 않은 폴의 하루
임재희 지음 / 작가정신 / 2018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애도소설이라고 소개 되어 있다.
작가가 스스로 "이 소설은 한 시대를 아무런 흔적도 없이 살다 간 사람들에 대한

내애도의 한 방식이다" 라고 집필이유를 밝혔다.

 

 

 

9편의 단편으로 되어 있다.
각 단편의 주인공들은 이미자 귀환자 그리고 한국인이다.
각 이야기들이 생각보다는 무겁지 않다. 어느 세상에도 속하지 못하고 고뇌하는 얘기가 있을줄 알았는데, 속하지 못함에 대한 고뇌와 속함의 열망 보다는 자신이 그런 상태임에 대한 자각이 있고 그런 자각 속에서의 생활을 담대하게 그리고 있다. 어떻게 보면 그런 담대함이 쓸쓸하게 느껴진다.
경계인이라는 표현으로 소개되어 있지만 경계라기 보다는 어느 세상 속에서도 그들의 움직임이 흔적을 남기지 못함에 대한 표현이라고 생각된다.

 

'동국' 과 '압시드' 편이 기억에 남는다.
동국에서는 자신의 과거와의 단절을 자각으로 표현했다.

형님도 이제 나를 동국아, 그렇게 불러줘요. 이제 다 벗어버리고 싶어요.
세욱이 엄마라는 것도, 세미 엄마라는 것도, 나는 그냥 최동국.
예전에는 부끄럽고 남자 이름 같아서 안썼는데, 동국, 최. 동. 국.
있는 그대로 받아 들이려고 해요.

그동안의 자신의 고뇌를 벗어버리고 누구의 엄마도 아닌 자신의 이름으로 거급나는 동국.
그럼으로써 스산했던 삶에서 향기가 은은한 삶으로 변화가 되고 있다.


압시드에서는 알파벳 4글자로 이루어진 자신의 이름에 대한 감사와 함께 자신의 생부를 기억한다.

"내 아버지요 아버지는 나를 미국으로 입양 보낼때 당신이 알고 있는
모든 알파벳으로 영어 이름을 지어주고 싶어 했지요.
그래서 나온것이 압시드(ABCD) 입니다."

당신은 아마 모를거예요.
그 이름 덕분에, 나는 한 번도 내가 버려진 아이라는
느낌을 가져 본적이 없으니까요.
생부가 준 가장 큰 선물인 셈이지요.

 

 

많은 이들이 지금도 자신이 속해 있는 세상에서 무언가를 하기 위해 망설이고 있을 지도 모른다. 소설 처럼 이민 또는 귀환 일 수 도 있을 것이고, 학교 문제, 회사 문제, 가정 문제로 일 수도 있다.  
모든 방황과 망설임은 바로 나로 인함이 나닐까 싶다.

내가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이고 어느것이 나를 위한것인가 하는

'진정한 나를 찾기 위함' 이 아닐까 생각한다.
하지만 꼭 흔적을 남길 필요도, 누군가의 기억속에 남아 있을 필요도 없다.
그러기에는 세상이 너무 복잡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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