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읽어본 시이다.시를 집중해서 읽어본적이 언제였던가 아련하다.내게 있어 시는 너무 어려웠다.시를 국어책에서 배웠던터라 시를 읽으면 작가의 의도라던가단어속에 함축된 의미라던가 그런것을 찾아야만 할것 같고왠지 한두편 정도는 꼭 외워야 할것 같은 강박이 있었다.
이런 저런 이류 아닌 핑게로 멀리하다 오랜만에 한권의 시집을 읽게 되었다.한꺼번에 다 읽으면 왠지 다신 안펼쳐볼것 같아 며칠에 걸쳐 읽었는데 조금씩 빠져들게 된다.아내가 예뻐졌다는 일단 시작하는데 어렵지 않다.시 라기 보다는 짧은 문장으로 표현한 에세이라고 해도 될 정도로 편하게 읽게된다. 물론 전체의 내용이 와닿는 시도 있고, 그중 한 두 구절만 와닿는 시도 있다. 가만히 아내를 생각하게 되는 시들이 있어 좋았다.왜 그동안 이해를 못하고 잘못했는가 반성하게 되고 좀더 알지 못함을 후회하게 만든다.그녀가 내 아내임을 내내 감사했다.연애시절에는 참 편지도 많이 썼었는데..오랜만에 아내에게 손 편지를 써야겠다. 잘 못쓰는 글씨지만 아내는 나의 손편지를 좋아한다.아내의 웃는 얼굴이 보고 싶다. 아내가 예뻐졌다는 국화꽃 향기의 작가 김하인님의 작품이며'제1부 사랑을 외치다' `제2부 그리움과 함께 슬픔도 당신곁에' `제3부 살다보면 슬며시 깨닫게 되는 것들' `제4부 아내가 예뻐졌다' `제5부 나는 개아빠다' 등 총 5부로 81편의 시와 부록으로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에게 라는 글이 있다. 그중 한편의 시를 소개하고자 한다.
아내가 살쪘다
남들은 제 아내가 살찌면스타일 꾸겨진다고 싫어한다는데나는 아내 몸에 적당히 살이 올라모습이 둥글어지는 게 참 보기 좋다.
잘 때 보면 소복소복 눈 쌓였고흰 꽃 소담하게아내가 꽃핀 것 같아입가에서 미소가 절로 번진다.
살면서 오는 것 막지 말고가는 거 붙잡지 말라는 얘기처럼나이 들어 푸근해지려고 몸에오는 살들을 굳이 왜 내치겠는가.
아내 몸이 내 몸 아니라서가 아니다.살 많이 쪄 아프다면 문제겠지만살 온 뒤 힘 붙고 체력도 좋아졌다는 데야채근하고 닦달해댈 이유가 없다.
나는 지구처럼 둥글어지는 아내를 보면내 삶도, 함께 사는 이 세상도둥글둥글해지는 것 같아 기분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