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예뻐졌다 - 아내와 함께 나누는 詩
김하인 지음 / 지에이소프트 / 2018년 7월
평점 :
절판


 

오랜만에 읽어본 시이다.
시를 집중해서 읽어본적이 언제였던가 아련하다.

내게 있어 시는 너무 어려웠다.
시를 국어책에서 배웠던터라 시를 읽으면 작가의 의도라던가
단어속에 함축된 의미라던가 그런것을 찾아야만 할것 같고
왠지 한두편 정도는 꼭 외워야 할것 같은 강박이 있었다.

 

 이런 저런 이류 아닌 핑게로 멀리하다 오랜만에 한권의 시집을 읽게 되었다.
한꺼번에 다 읽으면 왠지 다신 안펼쳐볼것 같아 며칠에 걸쳐 읽었는데 조금씩 빠져들게 된다.

아내가 예뻐졌다는 일단 시작하는데 어렵지 않다.
시 라기 보다는 짧은 문장으로 표현한 에세이라고 해도 될 정도로 편하게 읽게된다.
물론 전체의 내용이 와닿는 시도 있고, 그중 한 두 구절만 와닿는 시도 있다. 

가만히 아내를 생각하게 되는 시들이 있어 좋았다.
왜 그동안 이해를 못하고 잘못했는가 반성하게 되고 좀더 알지 못함을 후회하게 만든다.
그녀가 내 아내임을 내내 감사했다.

연애시절에는 참 편지도 많이 썼었는데..
오랜만에 아내에게 손 편지를 써야겠다.
잘 못쓰는 글씨지만 아내는 나의 손편지를 좋아한다.
아내의 웃는 얼굴이 보고 싶다.

아내가 예뻐졌다는 국화꽃 향기의 작가 김하인님의 작품이며
'제1부 사랑을 외치다' `제2부 그리움과 함께 슬픔도 당신곁에'
`제3부 살다보면 슬며시 깨닫게 되는 것들' `제4부 아내가 예뻐졌다'
`제5부 나는 개아빠다' 등 총 5부로 81편의 시와 부록으로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에게 라는 글이 있다.

그중 한편의 시를 소개하고자 한다.

 

 아내가 살쪘다

 

남들은 제 아내가 살찌면
스타일 꾸겨진다고 싫어한다는데
나는 아내 몸에 적당히 살이 올라
모습이 둥글어지는 게 참 보기 좋다.

 

잘 때 보면 소복소복 눈 쌓였고
흰 꽃 소담하게
아내가 꽃핀 것 같아
입가에서 미소가 절로 번진다.

 

살면서 오는 것 막지 말고
가는 거 붙잡지 말라는 얘기처럼
나이 들어 푸근해지려고 몸에
오는 살들을 굳이 왜 내치겠는가.

 

아내 몸이 내 몸 아니라서가 아니다.
살 많이 쪄 아프다면 문제겠지만
살 온 뒤 힘 붙고 체력도 좋아졌다는 데야
채근하고 닦달해댈 이유가 없다.

 

나는 지구처럼 둥글어지는 아내를 보면
내 삶도, 함께 사는 이 세상도
둥글둥글해지는 것 같아 기분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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